인터뷰- 김정훈 홍익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땅을 깊게 파려면 위를 넓게 파야 한다”
인터뷰- 김정훈 홍익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땅을 깊게 파려면 위를 넓게 파야 한다”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0.07.12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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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공학부 교육은 직업학교와 다른 것이 당연
기업이 영어를 중시해 전공외면 현상 안타까워
인문적 교양 갖춘 이공계 출신 CEO 많이 필요

 

홍익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김정훈 교수는 198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홍익대학교의 전기공학을 이끌고 있는 산증인이다.

기초전력연구원 전력중앙교육센터장이기도 한 김정훈 교수는 전력공학, 계통계획 및 안정도 해석을 전공하고, 서울대 전기공학과와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홍익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장, 기획부실장, 평가단 간사 등을 역임하면서 홍익대의 발전을 이끈 김 교수는 대한전기학회 사업이사, 용어위원장직 등을 통해 전기공학계의 중견으로 그 영향력이 지대하다.

스파르타 교육으로 학점 받기 어려운 교수로 소문난 김정훈 교수를 만났다.

○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의 학협력이나 인력양성사업 등의 학생 지원 프로그램은.

- 우리는 기초전력연구원에서 하는 전력IT 인력양성사업에 전력IT 트랙 신청대학으로 들어가 있다. 그리고 삼성트랙이라는 제도를 통해 이 트랙을 이수한 학생은 삼성에 입사가 가능한 제도도 시행된 바 있다.

○ 전자전기공학부 졸업생 특히 전기공학 전공 졸업생들은 대다수가 전력그룹이나 중전기기 기업에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데, 학생들의 진로에 대해 평소에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는 전기공학 전공으로 따로 분리돼 있지 않고 4년 동안 전자전기공학부로 공부하게 되지만 전력 관련 수강생들이 많은 것이 특징으로 들 수 있다.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고 있는 직장은 한전을 비롯한 관련 회사인 한수원, 발전회사 등과 공단등 공기업이고, 대기업 및 유망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그래서 전력관련 취업자가 상당수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 역시 취직하지 않은 학생을 직접 유망 중소기업에 소개해 준 적이 있는데, 다른 직장을 원하는 등, 본인이 원해서 취업을 하지 않고 있을 뿐 원하는 사람은 모두 취업에 성공하고 있다. 오히려 기업에서 원하는 인원만큼을 추천해 줄 수 없는 역전현상이 생길 만큼 우리 학생들은 취업 걱정을 별로 하지 않고 있다.

○ 산업계에서는 현재 대학의 전기공학 교육이 현장과 유리돼 있다는 지적을 하곤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커리큘럼 상 현장 실습교육이 있지만, 해당업체에서 좋아하지 않아 학생들이 개개인의 접촉을 통해 진행하고 있어서 실습효과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담당하고 있는 과목의 경우에는 주요 전시회 또는 공장 탐방을 실시해 현장에 대한 교육을 나름대로 하고 있다.

일부 산업계는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데 제대로 맞춤형 인력을 원하면 취직보장 교육을 하는 직업학교에서 찾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세계의 전기기술은 스마트그리드 시대를 맞이해 엄청난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데 이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종합대학의 역할이며, 이를 위해 직업학교와는 다른 교육방식을 택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땅을 깊이 파려면 위를 넓게 파야 되듯이 대학에서는 폭넓게 관련분야를 공부시켜야 한다.

그것보다 더 문제는 취직 시험 시 영어만 중시하는 바람에 전공을 적게 수강하는 현상이 발행한다는 것이다. 일부 기업들이 입사 시험에서 영어성적만 중요시 여겨 4학년 학생들이 평균적으로 전공 1과목만 듣고 나머지 5~6과목을 모두 교양을 듣는 어이없는 일들이 벌어진 적이 있다.

대학은 나름대로 전 세계 선진국의 교과과정을 조사하고 새로운 분야를 전공한 우수한 인력의 교수를 채용해 학생들을 산업체의 일꾼으로 키우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기 바란다.

○현재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전기계 이슈는.

- 역시 ‘스마트그리드’다. 우리나라는 G8 확대 정상회의에서 선정 세계를 바꿀 기술 7가지 중 스마트그리드의 선도국으로 지정받았으며 관련기술에서 가장 선진화돼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단순히 전기계의 이슈를 넘어 全 산업의 융화를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개념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 이공계의 위기라고 할 수 있는 요즘, 전기공학 우수학생 유치방안은.

- 우선 취업상태가 좋아야하고,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는 이공계 계열 출신이 많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기업에서는 가능성 있는 기술자를 대상으로 인문적 소양을 포함한 정통 경영자 교육을 시켜 CEO로 키웠으면 하고, 기술자들도 이것을 고맙게 생각해 교육에 임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좋은 학생들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대한 간단한 평가와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 구조개편 당시 배전, 더 정확히는 판매를 분할했어야 했다. 발전분할 체제는 수직 독점체제보다도 더 불완전한 체제인데 이 상태로 10년이 지났으니 빠른 재개편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바람은 우리나라의 전력기술이 여러 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뤄 개인적 생각으로는 몇 가지 부문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 됐다고 본다.

현재의 불완전한 체제에서도 계속되는 최고의 학생들이 모여서 이런 성과가 만들어 졌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기술을 세계에 독특한 기술로 발전시켜 수출을 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공기업 체제로는 곤란하다. 전력분야 기술 수출을 전문적으로 하는 민간 기업을 발족시켜 기존 공기업의 인력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는 발상을 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공기업 체제로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수출은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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