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점의 결함도 없는 명품 원자력발전소 건설”
“단 한 점의 결함도 없는 명품 원자력발전소 건설”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0.03.11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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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승헌 삼성물산 현장소장

새벽 폭설 전직원 단합해 사고 예방
원전 후발 주자 극복할 기술력 확보
“공사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습니다. 경주 지역은 눈이 잘 오지 않지만 2008년 3월 2일 수(水)처리 건물 콘크리트를 타설한 후 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천막을 치고 열풍기를 가동하고 있는 새벽에 갑자기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폭설은 빠른 속도로 천막 위를 덮어 천막이 무너지게 되면 힘들게 친 콘크리트의 품질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 상황. 새벽 숙소에 자고 있는 전 직원을 깨워 동원해 잠옷,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세 시간가량을 천막 위의 눈을 치웠습니다. 화합해 우리는 위기 하나를 이겨냈습니다. 그 날 우리 직원들의 단합된 마음에 감동하고 행복했습니다.”
이는 이승헌 삼성물산 신월성 1·2호기 현장소장이 회상한 급박했던 현장의 하루다. 어디 이런 일이 한두 번이었을까. 늘 예기치 못한 상황을 준비해야 하는 현장에서 ‘단 한 점의 결함도 없는 명품 원전’을 건설하고 있는 이승헌 소장에게서 원전 건설현장의 애환을 들어봤다.

 

삼성물산, 원자력 공정관리에 탁월한 능력


신월성 1·2호기 건설에서 삼성물산은 2호기 주시공사로 본관 기초 굴착, 취수로 축조, 심층취배수로공사 등의 토목공사와 원자로건물, 보조건물, 터빈건물, 핵연료건물, 비상디젤발전기건물 등의 2호기 전체 구조물공사 및 기전공사와 1호기 및 공용 부속건물의 구조물 및 기전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울진 원전 5·6호기 건설 때부터로 원자력발전소 주설비공사에 참여해 선발 주자들에 비해 뒤늦게 원자력에 발을 디뎠으나,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6시그마 기법을 활용해 울진 원전에서 주제어실 상단부 구조물공사를 영광 5호기의 21개월 대비 39일 단축한 19.7개월에 수행했다.

또 방사성폐기물 건물의 경우 영구 사면의 안정성 문제 등으로 3.6개월 지연 착수했으나 계획공기 대비 37일 조기 준공하는 등 공사 및 공정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삼성물산이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1990년대 초부터 한전 연수, 미국 벡텔 연수, 일본 미쓰비시 및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기술 제휴 뿐 아니라 원전 시공에 필수적인 1,300톤 링거 크레인 구입 등 사전에 원전 건설에 필요한 것을 철저히 준비해 이룩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승헌 소장은 “삼성물산의 이런 노력들이 바탕이 돼 신월성 2호기에서는 원자로격납철판 3단 인양을 국내 원전 건설 최초로 실시했고 원자로건물 83‘ Basemat 콘크리트 타설 시 Cavity Sump의 Liner Plate를 기존에는 내부에 시스템 비계를 설치해 찌그러짐을 방지하였으나 Back Side 지지공법으로 바꿔 원자로건물공사 여유 공정 확보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삼성물산이 신월성에서 최초로 적용한 공법들을 보면 ▲원자로배관 자동용접 ▲원자로내부구조뮬 병행시공 ▲원자로건물 천정크레인용 Rail Girder의 Bearing Block 지상 용접 후 설치 ▲1,300톤 링거크레인을 이용한 원자로 및 증기발생기 설치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해 해외 원전 수주에도 이바지 하는 등 후발 주자 임에도 불구하고 기술력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매일 간부와 직원이 현장 순찰해 안전 관리


신월성 현장은 현장이 방대하고 구조물이 복잡할 뿐 아니라 토목, 건축, 기계, 전기 등이 복합적으로 공사가 진행돼 안전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승헌 소장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매일 간부 1명과 직원 1명이 조를 이뤄 현장 순찰을 하며 잠재적인 안전 위험 요소를 찾아내고 불안전한 행동을 하는 근로자는 즉석에서 시정 조치와 함께 다음 날 아침 안전 조회에서 ‘어떤 위험 요소가 있었고 그에 대한 조치는 무엇이며 어떤 불안전한 행동을 해 안전사고가 날 수 있는지’ 등을 발표하게 해 전 직원 및 근로자가 안전 의식을 가지고 작업에 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아침 조회가 끝난 이후에는 작업반장이 TBM(작업 전 안전회의 ; Tool Box Meeting)을 실시하며 당일 작업 지시와 아울러 해야 할 작업에 어떤 위험 요소가 있는지 지적을 해 주고 안전 정보를 공유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있으며, 매월 TBM 활동 우수팀에 대한 포상을 실시하고 있다.

이승헌 소장은 부지 협소에 가장 큰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신월성 1·2호기는 원래 3·4호기까지 계획이 돼 있었으나 3·4호기 부지가 방폐장 부지로 편입이 되면서 공사용 가설을 지으려 했던 것이 무산되고 공사장 외부로 가설숍이 위치하고 있어 작업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 어려웠지만, 한수원에서 여러 가지 대안을 마련해 줘 사정이 어느 정도는 호전돼 있으며 발주처에서 물심양면으로 많은 협조를 해줘 원활하게 공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승헌 소장은 중동 건설붐으로 호황을 누리던 시기에 건설 회사에 입사해 해외 현장 발령을 기대했지만 당시 생소한 원자력현장으로 발령 받아서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영광 1·2호기에 발령 받아 배관 담당 기사를 시작으로 원자력과 인연을 맺었으며, 울진 5·6호기에서 배관부장을 역임하고 신월성 1·2호기까지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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