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테크놀로지, 국내 최초 석탄건조설비 상용화 성공
한국테크놀로지, 국내 최초 석탄건조설비 상용화 성공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6.03.0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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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본부에 실증설비 설치… 시운전 마치고 본격 가동
하루 3,000톤 저등급 석탄 수분 빼 고품위로 탈바꿈

▲ 김용빈 한국테크놀로지 대표이사(오른쪽)가 김학빈 남동발전 영흥본부장으로부터 공로패를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고수분의 젖은 석탄을 고열의 증기로 말려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설비가 국내 최초로 상용화됐다. 고품질 유연탄 수입으로 인해 연료비 부담이 큰 석탄 발전사업자들에게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될 전망이다.

환경 및 에너지절약 전문기업 한국테크놀로지(대표이사 김용빈)는 지난해 11월 한국남동발전 영흥본부에 설치 완료한 석탄건조설비의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3월 8일 준공식을 가졌다.

영흥본부 제1 저탄장에 설치된 재열증기방식 석탄건조설비는 수분이 많이 포함된 저품질의 석탄을 순간적인 고열의 증기로 수분을 증발시켜 고품질 석탄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장비다. 석탄투입량 기준 하루 3,000톤 규모의 저급 석탄 처리가 가능하다.

한국테크놀로지의 석탄건조설비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고품위 유연탄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연료수급 유연성이 높은 저품위 석탄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석탄발전은 발전원가 중 연료비 비중이 50% 이상 차지할 만큼 연료가격 변동에 따른 운영 리스크가 큰 발전원이다. 저품위 석탄 혼소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 것도 이 같은 발전원가 상승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적인 유가하락으로 인해 유연탄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뿐 머지않아 닥칠 유연탄 가격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 같은 비용 측면 외에도 고품위화에 따른 석탄 이용 절감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들게 돼 국가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7,000억원 발전비용 절감
한국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석탄건조설비는 고품위 유연탄 대비 가격이 25% 수준에 불과한 저급 고수분탄을 발전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특히 유연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국내 여건상 발전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기술 가운데 하나다.

현재 국내에는 50여 기에 달하는 석탄화력발전이 가동 중인 가운데 20기 정도가 추가적으로 건설될 예정이어서 석탄건조설비 수요 또한 늘어날 전망된다.

특히 경영 효율성 극대화에 민감한 민간발전사들의 석탄화력발전사업 진출 확대는 석탄건조설비의 성장을 견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석탄건조설비를 국내 모든 발전사에 적용할 경우 연간 약 7,000억원 이상의 발전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저품위 석탄이 넓게 활용되고 있는 중국·인도네시아·터키·태국 등을 중심으로 석탄건조설비 수출 전략을 수립해 시장을 선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탄건조설비는 현재 독일,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만 상용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경제성·환경성 동시 제고
국내 운영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대부분은 역청탄을 사용하도록 설계돼 있다. 수분이 많이 포함돼 있는 석탄을 연료로 사용할 경우 열량이 낮아 동일한 출력을 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의 석탄을 투입해야 한다.

결국 보조기기 용량이 부족해 사용할 수 없다. 애초부터 고수분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일러를 설계할 경우 건설비가 높아져 발전사 입장에서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다.

이처럼 발전사들이 석탄건조설비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저급 석탄이 동일 열량 대비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연료수급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품위 석탄은 고유수분 15% 이하로 5,500kcal/kg 이상의 고위발열량을 가진다. 반면 저품위 석탄은 고유수분 20%에 표면수분 10%를 포함해 총 30% 이상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발열량 또한 4,500kcal/kg 이하로 낮고, 자연발화 가능성이 커 발전연료로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특히 효율이 낮다보니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데 많은 양의 석탄을 사용하게 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늘어나게 된다.

한국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석탄건조설비를 통해 연료수급 확대와 구매비용 절감 등 안정적인 에너지수급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성은 물론 환경성까지 제고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이고 확실한 대안”이라고 석탄건조설비의 시장 확대를 자신했다.

화재위험성 현저히 낮춰
한국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재열증기방식 석탄건조설비’의 특징은 ▲건조 중 낮은 화재 위험성 ▲유지정비 용이 ▲고효율성 ▲용량증대 수월 등이다. 특히 건조기 내부에 공기가 거의 존재하지 않아 화재가 발생할 수 없는 환경을 갖췄다.

설치면적이 약 3,300㎡(1,000평) 밖에 차지하지 않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한국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재열증기방식의 석탄건조설비는 3% 수준의 산소만 존재하는 과열증기를 석탄에 직접 분사하기 때문에 화재위험이 현저하게 낮다”며 “에너지순환방식으로 열전달 효율이 뛰어나 다른 석탄건조기술과 비교해 15~20% 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테크놀로지는 국내특허 48건(4건 출원 심사 중)을 취득했으며,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외 9개국에서 해외특허 18건을 취득한 상태다. 이외에 해외에서 특허출원 중인 기술만 10여 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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