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이 나를 구하러 왔다 외 2권
연암이 나를 구하러 왔다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6.02.04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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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이 나를 구하러 왔다

설흔 지음 / 창비 / 1만1,000원

연암 박지원. 우리 역사를 통틀어 손꼽히는 기행문인 ‘열하일기’를 쓴 문장가이자 사회 다방면에 통달했던 실학자.

박지원의 독특한 일생은 많이 소개됐지만 그가 세 차례나 세상을 등지고 홀로 틀어박혔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박지원은 왜 세상에 환멸을 느꼈을까. 그리고 어떻게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있었을까.

작가 설흔은 이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박지원이 정적을 피해 연암협과 개성에서 지냈던 시절의 일을 재구성했다. 즉 작가 설흔은 당시 박지원이 느끼고 생각한 것들에 현대인이 좌절을 극복할 수 있는 단서가 있다고 봤다.

이 책에서 박지원은 얄팍한 위로나 약삭빠른 처세가 아닌 시련과 당당하게 마주하는 법을 알려 준다.

이 책은 성적·외모·진학 등 갖가지 문제를 맞닥뜨리며 때로는 이른 시기에 자기만의 동굴로 도피해 버리는 청소년들에게 더 아파지더라도 마음의 상처를 똑바로 봐야 한다고 역설한다.

또한 유물처럼 전해져 오던 박지원의 글을 풀어썼으며 현대적 의미를 부여해 고전을 읽는 새로운 재미를 일깨워 준다.

동동 김동(개정판)

임정자 지음·김효은 그림 / 문학동네 / 1만1,000원

2003년 문학동네에서 초판이 출간된 ‘동동 김동’이 13년 만에 개정 출간됐다.

신간 ‘동동 김동’은 임정자 작가의 대표작인 ‘어두운 계단에서 도깨비가’(창비, 2001), ‘무지무지 힘이 세고, 대단히 똑똑하고, 아주아주 용감한 당글공주’(우리교육, 2002) 이후 세 번째로 출간된 책이다. 특히 이 책은 10년이 넘도록 저학년 동화의 정석으로써 작가와 평론가 사이에서 회자돼 왔다.

신간 ‘동동 김동’은 1996년 임정자 작가가 작은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면서 도서관에 자주 놀러오던 아이들을 모델로 삼아 그린 이야기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아이들의 이야기이지만 아이들에 대한 작가의 세밀한 관찰과 재기발랄한 상상력 덕분에 오늘날 아이들에게도 동심이 살아있는 동화로 친숙하게 다가간다.

‘동동 김동’에서 작가는 감정의 과잉과 감상주의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어렵지만 주어진 삶의 조건에 구속시키지 않고 그렇다고 동심 천사주의적인 방법으로 어설프게 끌어올리지 않으면서도 삶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그려내고 있다.

동이가 그토록 소원하던 자전거를 얻는 마지막 장면에서 어린이 독자들은 삶의 희열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둘 다 사는 길 화쟁

임명배 지음 / 집사재 / 1만5,000원

우리 사회는 그동안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간 소모적인 대립 및 갈등으로 너무나 많은 시간을 보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길목에서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보수와 진보가 함께 생산적인 경쟁을 통해 21세기 국가발전을 위한 한국형 모델을 모색하고 제시하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사회갈등지수(2010)는 0.72로, 종교적 갈등이 심한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갈등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치(0.44)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고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최대 246조원이나 된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갈등은 고난과 통한의 역사가 잉태한 역사적 갈등에 더불어 세대 간·지역 간 갈등, 계층·이념·노사 간 갈등 등 복합적 갈등이라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갈등을 합리적으로 균형 있게 풀지 않는 한 한민족의 미래는 어둡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우리 민족의 원형사상이 된 원효대사의 ‘화쟁’ 사상을 사회적 갈등을 푸는 사상으로 제시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화쟁협업’이라는 개념은 독창적인 것으로, 사회통합모델의 의미 있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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