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콘, 국내 풍력 시장서 첫 수주
에너콘, 국내 풍력 시장서 첫 수주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6.01.14 2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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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MW 풍력시스템 총 6기 공급
저소음 설계로 경주 지역 특성에 적합

▲ 에너콘 풍력발전시스템(사진=에너콘 홈페이지)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지난해 9월 한국지사를 공식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던 독일 풍력발전시스템 제조업체 에너콘이 국내 풍력단지 두 곳에 연이어 제품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에너콘은 현재 경주 지역에서 별개로 추진되고 있는 2건의 풍력발전 개발사업에 2.35MW 풍력시스템을 각각 3기씩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규모는 아니지만 짧은 시간에 한국 시장에서 첫 번째 실적을 올렸다는 점에서 매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에너콘 모델을 선택한 발전사업자는 GS파워(천북풍력)와 경주산업단지풍력발전(강동풍력)으로 각각 7.05MW 규모의 풍력단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초기 투자비 부담, 낮은 유지보수 비용으로 상쇄
2014년 기준 세계 풍력시스템 점유율 3위(9.8%)를 기록하고 있는 에너콘은 독일 내에서도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보일 만큼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풍력시스템 전문 제조업체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 총 40GW 2만5,000기에 달하는 풍력시스템을 공급했다. 대부분 유럽시장에서 거둔 실적이지만 대만,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도 진출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대만에는 431MW 207기, 일본에는 423MW 266기의 에너콘 풍력시스템이 운전 중이다.

당초 업계는 국내에서도 에너콘 제품의 우수성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다른 경쟁사 제품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높아 단기간에 국내 시장에서 실적을 쌓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에 제품이 설치될 경주 지역의 풍력사업 특성이 에너콘 제품의 장점과 잘 맞아 떨어져 예상과 달리 빠르게 실적을 올리게 됐다.

GS파워 관계자는 “경주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풍력단지를 조성하는 데 소음영향을 중요시한다”며 “에너콘 제품에는 블레이드에 소음 저감장치가 설치돼 있어 소음피해가 월등히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초기 투자비는 많이 발생하지만 유지보수에 적은 비용이 들어가는 기어리스타입으로 설계돼 장기적인 관점에서 단지 수익률 확대에 유리하다”며 “독자적으로 개발한 제어시스템을 통해 탁월한 발전효율을 자랑하는 점도 에너콘 제품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에너콘은 이 외에도 시공 시 운송이 용이하도록 3MW급 이상 모델에 블레이드를 반으로 분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저풍속 지역에서는 타워 길이를 높이기 위해 콘크리트타워를 적용하고 있다. 국내에도 이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일반 타워의 경우 우리나라 중견기업인 동국 S&C와 CS윈드의 타워를 사용 중이다.

국내 풍력시스템 업체 ‘긴장감 고조’
에너콘이 한국 시장에 선보일 풍력시스템은 총 5개 모델로 800kW, 2.3MW, 2.35MW(2종), 3MW 풍력시스템이다. 이 가운데 2.35MW(E-92) 제품은 저풍속용으로 개발돼 바람이 약한 국내 내륙지역에 적합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에너콘은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대형풍력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한편 에너콘이 생각보다 빨리 한국 시장에서 실적을 올림에 따라 국내 풍력시스템 제조업체들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베스타스, 지멘스, GE, 골드윈드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어정쩡한 위치에 놓였기 때문이다.

국내 풍력시스템 제조업체 관계자는 “발전효율이나 신뢰성을 무기로 수주경쟁에 뛰어드는 해외 업체가 있는가 하면 저가 공세를 펼치는 해외 업체까지 등장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그나마 유지보수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제조업이 무너지는 순간 해당 산업의 국부유출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정부도 지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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