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호 한국전기공사협회장 인터뷰]
“위기를 기회로… 업역 확대·신사업 발굴에 집중”
[장철호 한국전기공사협회장 인터뷰]
“위기를 기회로… 업역 확대·신사업 발굴에 집중”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6.01.07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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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사 기업환경 개선에 방점 둔 혁신 제시
인력 확보로 업계 성장 디딤돌 마련 최선

▲ 장철호 한국전기공사협회장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협회 직원들은 회원사들을 섬기는 자세로 대해야 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반드시 고쳐 나가겠습니다.”

2014년 2월 한국전기공사협회 24대 회장에 당선된 장철호 회장은 당시 결의에 찬 표정으로 짧게 당선 소감을 밝히고 연단에서 내려왔다. 그때부터 전기공사협회의 개혁 바람은 이미 예고됐다.

꿈을 꾸지 않으면 미래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장철호 회장은 협회 임직원들에게 쉼 없이 혁신방안을 주문했고, 차근차근 실천에 옮겼다. 중간 중간 내부 갈등과 마찰도 있었지만 특유의 소통 리더십을 발휘하며 협회를 한층 더 탄탄한 조직으로 발전시켰다.

2년 가까이 지난 현재 전기공사협회는 확 달라졌다. 신규 사업 확대와 업역 보호를 통해 회원사들의 경영환경 개선에 이바지하는 한편 해묵은 전력신기술제도를 폐지하는 성과도 거뒀다. 무엇보다 협회의 위상이 높아짐으로써 업계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데 힘이 실리고 있어 주목된다.

장철호 회장은 20년 넘게 전기공사업체를 운영해 온 전문가로서의 노하우와 회원사들의 역량을 결집해 전기공사업계가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내수침체로 힘겨운 한해를 보낸 장철호 회장은 올해에도 강한 변화와 혁신으로 협회를 이끌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회원사 모두가 행복해지는 협회를 만들겠다는 장철호 회장의 올해 사업계획을 들어봤다.

최우선 가치는 회원사 권익보호
Q.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아 회원사에게 한마디
지난 한 해 수고하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리며, 새해에는 전기인 모두가 가슴에는 행복이,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한 희망찬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또 새해에는 경제가 활력을 되찾아 전기공사업계 1만4,000여 회원과 100만 전기가족 모두에게 뜻 깊은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올해에도 대내외 경제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가 발표한 경제 활성화 대책과 후속조치를 기대하며, 전기공사업계와 협회도 맡은바 역할을 다할 때입니다.

전기공사업계는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소폭의 성장세를 유지하며 21조6,0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신규 등록 회원사의 지속적인 증가와 과당경쟁 등으로 인해 업계 수익성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내 건설경기의 불확실성과 기업들의 설비투자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리스크관리 전략과 경영합리화, 경비절감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협회와 업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 대응방안 마련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Q. 지난해 협회가 거둔 업무성과를 꼽자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변화와 혁신만이 살길이란 신념으로 불합리한 제도 개선과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특히 회원 권익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정부, 국회, 발주기관 등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유대 강화에 적극 나섬으로써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습니다.

전기공사업법 및 관련 법령 개정을 비롯해 적정 공사비 확보를 통한 회원사 수익성 제고, 입찰기회 확대에 따른 동반성장 환경 조성 등 회원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우리 협회는 지난해 상반기 전기·에너지 분야 인적자원개발위원회 대표기관으로 선정돼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전기공사업계의 기술인력 양성과 교육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또 통일부 제2하나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그 후속 조치로 북한 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전기공사기술교육을 실시해 이들의 한국사회 적응을 돕는 동시에 전기공사업계 기능인력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지난해 5월 나주에서 펼쳐진 제26회 전기공사기능경기대회는 한전이 개최한 ‘빛가람 동반성장 페스티벌’과 동시에 열려 전기인들의 자긍심을 고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통일시대를 대비한 전기계의 역할을 모색하는 정책토론회를 국회에서 개최함으로써 통일한국에 관한 전기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냈습니다. 이후 제2기 전기분야 통일위원회를 출범해 통일한국의 전력산업 마스터플랜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지역 전기공사협회 연합회(FAPECA) 총회에 의장국으로 참가해 지역 국가 간 국제교류 확대방안을 협의하는 등 전기공사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활동도 펼쳤습니다.

Q. 전기공사업법 개정과 전력기술관리법 개정안 통과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지난해 9월 바뀐 전기공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청년 인재들을 전기공사업계로 유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이전까지 초급 기술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2년 이상의 실무경력이 필요했지만,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전기관련 기능사 자격을 갖춘 자는 20시간의 양성교육만 이수하면 초급 기술자 자격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시공업계의 진입규제를 개선함으로써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전기공사업계의 인력난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와 관련해 협회는 수도권·호남·경북 등에서 공업계 고등학교 교장 간담회를 열고 전기과 학생들이 전기공사업을 바로 알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지난해 정기국회 마지막 날 통과한 전력신기술제도 폐지를 골자로 한 전력기술관리법 개정안은 우리 업계의 오랜 숙원과제였던 만큼 성취감도 큽니다.

1997년 처음 도입된 전력신기술은 신기술개발자는 물론 발주자·시공자 모두에게 도움을 준다는 본래 취지와는 달리 시공업체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구조로 운영돼 왔습니다. 그동안 전력신기술 관련 이해단체의 완강한 저지로 개정안 입법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고비 때마다 힘을 실어준 전국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미래 먹거리 ‘에너지신산업’ 선점 중요
Q. 협회에서 가장 신경 쓰고 있는 현안은 무엇인지
협회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기존 전력산업 시장을 지키는 데 만족한다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대내외 환경에 비춰볼 때 이런 우려는 머지않아 수면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협회는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신규 시장 창출과 업역 보호에 방점을 둔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요 국가들은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자국 특성에 맞는 기후변화 대응책을 마련하고 신성장동력 창출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스마트그리드, ESS(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 충전인프라 등 에너지신산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하고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에 협회는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에너지신산업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관련 제도나 법령 개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시공기준 표준화를 비롯해 전기설비기술기준 신설, 표준품셈 제정 등을 통해 전기공사 영역으로 흡수함으로써 보다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특히 파리협정 체결 후 주목받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업역을 창출할 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협회 내 ‘신재생에너지위원회’를 적극 활용할 방침입니다.

Q. 회원사들의 경영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는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사상 최대인 21조6,000억원의 전기공사 실적을 달성했지만 업체당 평균 공사실적은 오히려 감소하는 등 시장 상황이 다소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특히 중소 전기공사업체의 경우 타격이 더 커 세심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협회는 중소기업의 경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대중소기업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구축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선 주요 발주처의 과도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기준을 완화해 가능한 많은 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에 적격심사기준 개정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습니다. 또 LH와 SH 등 일부 대규모 발주기관이 예산절감을 이유로 인접 공구를 묶어 대형공사로 발주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분할 발주토록 요청 중입니다.

특히 행정편의를 들어 대형공사 형태로 발주하는 기관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책에도 배치되는 행위입니다.

올해에는 중소 시공업계도 제조업체 못지않게 다양한 정책지원과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중소기업청과 업무협약을 맺어 협력방안을 모색할 방침입니다.

Q. 젊은 인재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미래 전기인에게 한마디 해 달라
전기는 제2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에너지원으로 경제성장의 핵심 인프라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전기자동차, ESS,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신산업을 이끌 핵심 키워드로서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이처럼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가진 전기공사업계에 젊음과 열정이 더해진다면 전기공사업의 미래 또한 밝아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전기공사업계는 학력이나 스펙이 아닌 오직 기술능력에 최고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젊은 인재들은 기술과 실력만으로 자신의 진로를 개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능력에 따라 창업도 가능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평생 안정된 직업을 갖기를 희망합니다. 전기공사 분야의 경우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조건에 가장 근접한 일자리 중 하나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실무능력과 열정을 갖춘 가슴 뜨거운 젊은 인재들이 전기공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기를 희망해 봅니다.

Q.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의 핵심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언제부턴가 우리는 ‘상생’이란 말 대신 ‘동반성장’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수혜가 아닌 거시적 의미의 ‘성장’을 바라는 시대요구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정부는 지금까지 시공분야에 만연해 있는 불공정거래 관행을 근절하고 상생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제도개선을 추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발주자의 자의적인 공사비 삭감 등 근본적인 원인이 제거되지 않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상생발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데 공사비 자체가 적정한 수준에서 결정되지 못하다보니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형 발주기관들이 예산절감을 이유로 최저가낙찰제 방식을 고집하거나 적정 공사비 책정을 외면하면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발주기관들은 전기공사업체를 상대로 원가절감 압력을 행사하기보다 이들 기업의 혁신 노력을 보상하는 성과공유제를 도입·확산하는 게 정부가 요구하는 동반성장의 진정한 방향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지속성장, 인재육성이 해법
Q.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사업이나 목표가 있다면
현재 전기공사업계는 기능인력 고령화와 인력난이라는 ‘사람 부족’ 사태에 직면해 있습니다. 정년연장으로 급한 불을 끈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치유책이 되지 못합니다.

올해에는 전기공사업체와 청년 구직자를 서로 연결할 수 있는 취업설명회와 취업정보센터 운영을 보다 활발히 진행해 젊은 인재들이 전기공사업계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공업계 졸업자 청년들의 취업 장기플랜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자 기업과 학교가 연계된 도제제도를 도입해 이론과 실무가 학교생활 속에서 이뤄지는 인력수급체계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지난해 협회가 전기·에너지·자원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 대표단체로 선정돼 추진하고 있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사업도 기업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안정적인 기술인력 수급은 업계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인 동시에 젊은 전기인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출발점이라 생각합니다.

Q. 올해 역점사업과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회복세를 보이던 건설경기가 올해 다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16년 사업비전을 ‘기업환경 개선으로 미래 선도산업 도약’으로 정했습니다.

우선 4대 추진목표를 설정해 업역 보호 및 정책대응 사업과 회원 권익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중소기업청과의 협력강화 등 신규사업 16개를 확정해 업계 경영환경 개선에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

주요 신규사업으로 ▲신성장동력 발굴 로드맵 수립 ▲조달청 등급별 유자격자명부 도입방안 연구 ▲턴키공사 발주제도 개선방안 연구 ▲선박전기설비 연구용역 등을 정해 업역을 유지·확대하는 데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입니다.

회원들의 기업환경 개선을 위해 발주기관과 전기공사업법 간 해석 차이로 인한 불이익을 해소하고, 신규 법령 제·개정 항목의 이해를 돕고자 전기공사업법 해설집도 발간할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에는 문화재 보호사업(천연기념물 수목보호 피뢰설비 설치사업)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문화재가 낙뢰사고로 소실되는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 그리고 협회가 함께하는 사회공헌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Q. 회원 중심의 선진 협회로 도약하기 위한 각오와 1만4,000여 회원사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올해는 분리발주제도가 도입된 지 40주년이 되는 해로 보다 성숙되고 안정된 여건을 조성해 전기공사업계가 전력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계획입니다. 기존 전력산업은 전기와 ICT의 융합으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전기차, ESS 등 전기공사와 밀접한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이와 관련해 협회는 정부기금사업인 ‘태양광설비 설치확인 용역사업’을 수행 중이며, 전기차 충전설비 활성화와 기반시설 확대를 위해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주)와 MOU를 체결하는 등 신사업 발굴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업계의 다양한 인적자원이 참여하는 창조적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회원사의 진정한 파트너로서 늘 함께하는 협회가 될 수 있도록 기능과 역량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특히 회원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 미래지향적 협회 구현을 위해 협회 임직원 모두가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주변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전기공사업이 미래전략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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