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차세대 수소 생산 원자로 ‘VHTR’ 피동안전성 모의검증 시험 성공
원자력연구원, 차세대 수소 생산 원자로 ‘VHTR’ 피동안전성 모의검증 시험 성공
  • 이재용 기자
  • 승인 2015.11.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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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시 공기 자연순환 현상만으로 원자로 잔열 제거 ‘피동안전성’ 모의검증
미래 친환경 에너지 ‘수소’ 대량 생산 가능한 VHTR 개발에 한걸음 다가서

국내 연구진이 미래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는 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원자로의 안전성 모의검증 시험에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김종경) VHTR 기술개발부 초고온가스로요소기술개발팀은 차세대 수소 생산 원자로인 ‘초고온가스로(VHTR, Very High Temperature Reactor)’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피동안전성 모의검증 시험을 완료했다고 11월 11일 밝혔다.

VHTR은 헬륨을 냉각재로,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하며 950℃의 높은 열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없이 대량의 수소와 고효율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제4세대 원자로로 피동안전 개념을 도입해 설계됐다.

▲ 자연냉각시험장치(NACEF) 3차원 형상(왼쪽)과 자연냉각시험장치(NACEF)(오른쪽).
피동안전(Passive Safety)은 기존에 작업자나 기계의 물리적인 작동이 개입되는 능동안전(Active Safety)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이 외부 전원이 상실되고 운전원이 조작할 수 없는 극한 사고 시에도 핵연료에서 발생하는 잔열을 공기의 자연순환 현상만으로 제거할 수 있어 원자로의 안전성을 더욱 높인 개념이다.

연구팀은 VHTR의 피동안전 장치로 원자로공동냉각장치(RCCS, Reactor Cavity Cooling System)를 개발 중이며, 이를 1/4 규모로 축소시킨 실험모형인 ‘자연냉각시험장치(NACEF, Natural Cooling Experimental Facility)’를 이용해 피동안전성 모의검증 시험을 실시했다.

NACEF는 실제 핵연료가 아닌 전기를 이용해 고온의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사고 조건을 모의할 수 있는 장치로, 연구팀은 2014년 11월 NACEF를 구축하고 10개월 동안 5회에 걸쳐 VHTR 원자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사고 조건을 모의했다.

이를 통해 NACEF 내에서 가열돼 가벼워진 공기가 상부의 자연순환 상승관(굴뚝)을 통해 외부로 배출되고, 가열된 공기가 빠져나간 빈 공간에는 외부의 찬 공기가 들어와 다시 가열돼 배출됨으로써 열을 제거하는 피동안전 과정이 원활히 이뤄지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시험 결과를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위스콘신주립대학과 공유함으로써 VHTR의 피동안전 장치인 RCCS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 VHTR 원자로 개념도.
ANL과 위스콘신주립대학은 RCCS를 각각 1/2, 1/4 규모로 축소시킨 실험모형을 이용해 피동안전성 검증 시험을 진행 중으로, 한·미 양국은 지난해 12월부터 3년간 시험 결과를 상호 비교·분석키로 합의한 바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미래창조과학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 일환으로 2006년부터  ‘원자력수소 핵심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해 왔으며, 이번 VHTR 피동안전성 검증 시험에 앞서 2014년 5월에는 VHTR에 사용되는 핵연료인 ‘피복입자핵연료’ 시제품을 개발하고 연구용 원자로 HANARO를 이용해 연소성능시험 또한 성공한 바 있다. 

김민환 VHTR기술개발부장은 “VHTR는 대량의 수소를 온실가스 발생없이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합성연료 생산, 화석연료 대체 공정열 공급 등 산업계 이용 분야가 다양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원자력 선진국이 활발히 연구개발 중인 원자로”라며, “피동안전성 모의검증 시험 성공을 계기로 VHTR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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