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법학의 발전
중국 법학의 발전
  • EPJ
  • 승인 2015.11.1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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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10월 하순경 중국법학회(Chinese law society)의 초청을 받아 ‘한·중·일 FTA를 대비한 법률포럼회의’에 참석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법학의 수준이 우리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했으나 이번 포럼에 참석하면서 중국의 법학발전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실감했다.

필자가 방문한 산동법과대학과 법학원은 학부생 1,500여 명에 대학원생이 1,000명가량이고 교수진은 85명에 달한다고 한다. 마침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과 산동대 법학원이 학생들과 교수진의 상호교류에 협력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산동대학 법학원이 한 학기 개설한 영어강의가 10개 이상 강좌이고, 상당수 학생들이 영어에 매우 익숙하다고 한다. 우리 대학생들도 영어강의에 익숙해 양 학교 간의 학점교류로 중국법을 익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산동대학 법학원 부원장의 안내를 받아 도서관을 방문했다. 학생들이 열람실 대부분의 좌석을 메우고 전공서적을 탐독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깜짝 놀라 혹시 중간고사를 준비하는 것인지 물었는데, 시험과 상관없이 평소에도 이렇게 공부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산동성은 중국 성(省) 가운데 세 번째 경제규모를 자랑할 만큼 부유하고, 1억 명 이상의 인구 숫자만큼이나 학생들의 학구열이 높아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한다고 한다. 중국도 우리와 사정이 비슷해 취업이 쉽지 않고 사법시험이나 공무원시험의 경쟁률이 매우 높다고 한다.

중국 학생들이 장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를 안내해 준 법학원 학생도 다른 도시에서 와서 학교기숙사에 머물며 방학 이외에는 집에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정부는 과거와 달리 학생들이 학문에 매진할 수 있도록 상당 수준의 대우를 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 문화혁명 시절에 학자들을 매도하고 책을 태우는 등 학문의 침체기를 경험한 이후에는 그에 대한 반성으로 학자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법학회는 중국 법학자들의 연구단체로서 산하에 수십 개의 학회가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중국정부가 직접 이를 운영하면서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학회는 학자들만의 모임으로서 필요한 경비를 스스로 조달하고 있다.

이와 달리 중국은 중국법학회가 학술대회를 주관하고, 당서기 및 관료들이 참석해 사회를 보는 방식으로 관료와 학자가 함께 학회를 이끌어간다. 학자 입장에서는 영역을 침범당하는 불리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경제적 지원이 이뤄지는 장점도 있다.

산동대학교 법학원에서 개최된 ‘제1회 한·중·일 법률포럼’에는 중국 전역의 법과대학 및 법학원에서 200여 명의 학자들이 참석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학자 50여 명이 참석했으며, 그 밖에 중국법학회 간부 다수가 참가해 규모가 상당했다.

이날 포럼은 한·중·일 세 나라가 상호간의 교역량에 비해 그에 대한 법률적 지원이 미흡한 상황을 점검하고, 공동연구를 통해 상호 발전에 기여하려는 취지에서 개최됐다. 포럼에서는 민법과 상법 등 각 나라의 최근 법률개정 현황이 논의됐고, 해상법 등 기타 분야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중국 위안화의 위력이 커지고 조만간 발효될 한중 FTA로 인해 중국의 비중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와 중국 간의 법률 교류도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에 뒤지지 않도록 법률 분야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 같다.

최정식 교수는...

서울대 법대 동대학원에서 학사와 석사를, 연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했으며 중앙병무청 행정심판위원, 대한주택보증(주) 법률 고문, 서울지방경찰청 법률 상담관, 고려대학교 의사법학연구소 외래교수,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 법무법인 청솔 대표변호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스카우트연맹 법률고문,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피해자배상심의위원, 서울남부지방법원 조정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숭실대학교 법과대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증권집단소송법의 이해’ 등의 저서와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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