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 박정필 기자
  • 승인 2007.11.20 0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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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번가의 기적-타임스퀘어의 몰락과 부활>

우리가 알고 있는 42번가, 즉 브로드웨이는 뮤지컬의 도시다. 벌거벗은 카우보이가 있고, 길거리 화가와 노숙인들이 있으며, 거대한 광관으로 건물 자체가 번쩍이는 화려함이 있는 도시다.

하지만 우리가 몰랐던 42번가의 과거에는 옥상정원의 낭만이 있었고, 거대한 레스토랑에서의 시끌벅적한 식사가 있었으며 그보다 좀 뒤에는 술 고픈 금주령 시대 도시의 갱들이 술꾼들에게 몰래 술을 팔고 여자를 팔던 불법의 냄새가 있었다.

이처럼 뉴욕 42번가, 브로드웨이는 항상 미국의 중심이었다. 이번에 나온 <42번가의 기적-타임스퀘어의 몰락과 부활>은 42번가가 1930년대의 길고 긴 쇠퇴와 70년대의 재개발 논의 과정, 화려한 밤의 도시로 재탄생했다가 다국적 연예 오락 기업들의 첨병이 되고, 마케팅의
중심지가 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앉은 자리에서 즐겁게 목격할 수 있는 책이다.

19세기 말부터 2004년(타임스퀘어 탄생 백주년)까지, 타임스퀘어의 흥망성쇠를 빼곡하게 담아 놓은 이 책은 우리가 원하는 도시는 어떤 도시여야 하는지, 도시 재개발은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하는지, 도시 공간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때문에 이 책은 비록 역사서이긴 하지만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 못지않은 박진감을 주고 있다.

지은이: 제임스 트라웁
출판사: 도서출판 이후
쪽  수: 496P
가  격: 23,000원

 

<살았더라면>

자신의 스무 번째 생일 날, 어린 시절부터 지고지순하게 사랑했던 여인에게서 구애를 거부당하자 자살을 선택하는 제레미. 하지만 운명의 신은 그에게 모진 벌을 내리고, 그는 그렇게 44년이라는 세월동안 잠들었다 깨어나기를 아홉 번 되풀이한다. 깊은 잠에 빠졌다가 눈을 뜨면 시간은 저만치 달아나 있고, 눈앞에는 감당하기 힘든 악몽이 펼쳐져 있다.

제레미가 잠든 사이 냉혹하고 잔인한 또 다른 제레미가 사랑하는 여인 빅토리아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갖은 악행을 저지르고 다녔던 것. 잠시 잠깐 깨어날 뿐인 제레미는 지상지옥이 따로 없는 고통 속에서 절망과 무력감을 맛보게 되는데....

프랑스를 발칵 뒤집어 놓은 티에리 코헨의 처녀작, <살았더라면>이 출간됐다. 생명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극단적이고 파괴적인 행위로 간주되는 자살 문제를 중심 소재로 다룬 이 소설은 나날이 높아가는 자살률 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릴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작가는 현실과 허상, 저성과 이승 사이에서 방황을 거듭하는 한 남자의 생애를 이야기하면서 한순간의 극단적인 선택이 초래한 비극적인 결과에 대해 말하고, 자살이 단순히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생명이 경외되지 않고 있는 요즘, 반복적인 삶에 무력감과 우울을 느끼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청량음료와 같은 충격을 안겨 줄 것이다.

지은이: 티에리 코엔(Thierry Cohen)
출판사: 밝은세상
쪽  수: 284P
가  격: 9,800원

 

<포르토벨로의 마녀>

집시의 딸로 태어나 버려졌다가 영국으로 망명해 살고 있는 ‘아테나’는 비범한 여자다. 영적인 존재들과 소통하고,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며, 매혹적인 구도의 춤을 추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아테나, 혹은 셰린 칼릴. 그녀는 그간의 관습과 남들의 시선을 거부하며 런던 중심가인 포르토벨로에 ‘마녀’ 붐을 일으키는데...

파울로 코엘료가 지금까지 쓴 모든 작품 중 가장 뜨겁고 가장 담대한 작품을 들고서 돌아왔다. 그의 신작 <포르토벨로의 마녀>는 에로스와 아가페, 관능과 욕망, 모성과 인류애 등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형태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코엘료는 주인공 아테나가 사랑했고 또 그녀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시선과 행적을 좇으며 인류가 지닌 가장 큰 힘의 근원인 사랑을 말한다. 그는 ‘마녀’라는 모티프에 그 모든 것을 축약하며 소설가로서 코엘료의 장인적 힘을 가장 극명하고, 뜨겁게 드러내고 있다.

독자들은 불꽃같은 여자 아테나의 행적을 따라가면서 그동안 ‘성녀’와 ‘마녀’, 혹은 ‘온순한 여자’와 ‘길들일 수 없는 여자’로 이분되었던 울타리를 벗어나 숨겨진 ‘신으로서의 여성’을 탐구하게 될 것이다. 그녀의 끊임없는 갈구와 사랑, 열정은 당신 속에 숨어있는 ‘마녀’로서의 본능을 깨운다. 파울로 코엘료가 다시금 선사하는 언어의 연금술, 기대해도 좋다. 

지은이: 파울로 코엘료
출판사: 문학동네
쪽  수: 400P
가  격: 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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