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 시간도 내 삶이니까 외 2권
웅크린 시간도 내 삶이니까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5.11.02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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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린 시간도 내 삶이니까

김난도 지음 / 오우아 / 1만3,800원

▲ 웅크린 시간도 내 삶이니까
“웅크린 것들은 완전히 주저앉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웅크린 것은 결국 다 일어선다.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켠다. 지금은 몸과 마음을 꾹꾹 접어두고 있는 나와 당신이 다시 일어설 그날을 기다리며.”

한국을 넘어 전 세계 독자들과 삶의 기쁨 및 슬픔을 나누며 소통해온 김난도 교수가 3년 만에 신작을 출간했다.

선생, 작가 그리고 한 개인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저자에게 지난 3년은 자신의 내면으로 깊이 움츠러든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희망의 한 문장’을 기다리는 이들의 격려에 힘입어 빈약한 몇 줄이라도 써야겠다는 용기를 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자잘한 실망을 견디고 저마다 무거운 절망을 감당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이 실망과 절망을 품고 웅크렸던 시간 동안 마음과 일상의 구석구석을 되돌아보면서 써내려간 기록들이다.

삶이란 그렇게 마음속에서 피어오르는 화를, 우울을, 절망을 달래고 다스리면서 살아가는 것이리라. 이 책에는 어떤 이유로든 지금 웅크리고 있는 이들이 희망의 상자를 열어볼 용기를 낼 수 있는 소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노리스 씨 기차를 갈아타다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지음, 성은애 옮김 / 창비 / 1만2,000원

▲ 노리스 씨 기차를 갈아타다
20세기 영미문학에서 중요한 작가 중 한명인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의 대표작 베를린 이야기가 ‘노리스 씨 기차를 갈아타다’, ‘베를린이여 안녕’으로 국내 첫 완역됐다.

2000년대 들어서도 일기와 서간집, 관련 다큐멘터리 등이 꾸준히 나오며 관심을 받아온 이셔우드는 영화 ‘싱글 맨’의 개봉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된 바 있다.

노리스 아서라는 의뭉스러운 인물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 장편소설 ‘노리스 씨 기차를 갈아타다’와 각양각색의 인물들을 섬세하게 그려낸 중단편선 ‘베를린이여 안녕’은 각기 독립적인 작품이기도 하지만 베를린 이야기라는 하나의 연작이기도 하다.

이셔우드는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국제도시 베를린의 독특한 활기와 매력, 바이마르 말기의 음울한 사회 분위기, 나치의 부상이라는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을 외지인의 담담한 시선으로 포착하며 하나하나 곱씹어 그려낸다.

이 2권의 베를린 이야기는 ‘타임’지 선정 100대 영문소설로 꼽히는 등 현대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할리우드 고전 뮤지컬 카바레, 영화 카바레의 원작소설로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아왔다.

목련정전

최은미 지음 / 문학과 지성사 / 1만3,000원

▲ 목련정전
2008년 현대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올해로 등단 7년차를 맞는 소설가 최은미의 두번째 소설집 ‘목련정전’이 출간됐다.

최은미는 2010년 12월 웹진문지 이달의 소설 선정, 2014년과 2015년에 젊은 작가상을 수상하며 꾸준히 대중과 문단의 관심을 모아온 작가다.

첫번째 소설집 ‘너무 아름다운 꿈’에서는 고통스러운 삶의 면면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의 강한 의지를 담아내며 “슬픔, 고통, 시련조차도 반복과 긍정의 대상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묻는”, “비극의 훌륭한 사례들로 꼽을 만하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지옥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가 아홉 편의 소설을 관통한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 했던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아름다운 장면들 안에 숨겨진 환한 지옥들이 펼쳐진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개인들의 정념과 강박이 모여 아비지옥을 이루는 우리 삶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

“어머니도 나도 실수한 게 하나 있었다. 우리는 아버지의 물건이 아니라 아버지의 시신을 불태웠어야 했다. (중략) 선산을 볼 때마다 내 눈에는 보였다. 아버지를 먹어치우고 땅의 자양분을 받은 균사체가 선산을 점령한 채 나를 비웃는 것을.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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