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풍력 설비용량 역대 최대 실적 기록
올해 풍력 설비용량 역대 최대 실적 기록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5.09.18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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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기준 이미 196MW 넘어… 총 76기 설치
반면 발전사업자·제조업체 체감 경기 ‘꽁꽁’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올해 상반기 설치된 풍력시스템 설비용량이 전년 동기보다 4.5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공급 수량으로 따지면 5배가량 많아졌다.

풍력산업협회가 올해 상반기 상업운전에 들어간 국내 풍력설비 현황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월부터 6월까지 총 58기의 풍력시스템이 설치됐다. 설비용량은 136.95MW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풍력시스템 12기(30.5MW)를 계통에 연결하는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 풍력설비 상업운전 실적은 이미 지난해 전체 성적을 넘긴 상태다. 뿐만 아니라 역대 연도별 풍력설비 신규 설치용량 성적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지난해 1년 동안 설치된 풍력시스템은 22기로 44.2MW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실적이 가장 좋았던 해는 2006년이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풍력단지인 강원풍력(98MW) 준공으로 그해 109.35MW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 상업운전에 들어간 GS영양풍력을 포함하면 올해에만 벌써 풍력시스템 총 76기를 설치, 196.35MW의 설비용량을 확보했다. 국내에 풍력발전이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200MW 규모의 풍력시스템을 설치하는 의미 있는 해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풍력업계는 마냥 기뻐하지 못하고 있다. 발전사업자는 점점 떨어지고 있는 SMP와 REC 가격 때문에 사업초기 예상했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어 울상이다. 심각한 것은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시장 분위기다.

제조업체는 공급실적이 부진해 답답하다. 올해 설치된 풍력시스템의 절반이 외국 업체 제품인 까닭이다. 어느 정도 부품 국산화가 이뤄진 국내 기업의 풍력시스템이 설치돼야 부품업체들도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데 외국 풍력시스템 업체들의 적극적인 시장 공세로 체감경기는 냉랭하다.

육상풍력개발 대형화 추세
올해 신규로 풍력시스템 설치가 마무리된 풍력단지는 ▲SK가시리(30MW, 지멘스) ▲대관령3(1.65MW, 현대중공업) ▲월정마을(3MW, 두산중공업) ▲영광실증단지(2.3MW, 유니슨) ▲영광백수(40MW, 유니슨) ▲동복북촌(30MW, 한진산업) ▲제주김녕(30MW, 알스톰) ▲GS영양(59.4MW, 베스타스) 총 8곳이다. 이외에 설치 예정인 소규모 풍력설비까지 포함하면 200MW를 훌쩍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 규모가 대형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설비용량 확대로 이어졌다. 8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5곳이 30MW가 넘는 대형 풍력단지로 개발됐다. 부지확보와 민원문제만 원만히 해결할 수 있으면 가능한 대규모로 풍력단지를 개발하는 게 사업자 입장에서도 유리하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음에도 업계가 아쉬워하는 부분은 국내 풍력시스템 업체의 부진이다. 사업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풍력시스템 공급을 해외 업체에게 절반이상 뺏겼기 때문이다.

지멘스·알스톰·베스타스 3개 업체에서 수주한 수량은 절반인 38기다. 설비용량으로 계산사면 60%가 넘는 119.4MW에 달한다. 통상 5년 단위로 계약하는 유지보수 비용까지 포함하면 상당한 액수다.

풍력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풍력시스템을 사용하고 싶어도 막상 쓸 만한 제품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대부분의 해외 제품들이 성능·유지보수는 물론 이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어 사업자 입장에서 국내 제품을 선택하는 게 쉽지 않다”고 밝혔다.

풍력지도 전남·경남으로 이동
설치된 지역을 살펴보면 제주가 4곳으로 가장 많고 전남 2곳, 강원과 경북이 각각 1곳이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강원지역에서 벗어나 전국적으로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전에는 강원과 제주를 중심으로 단지개발이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전남과 경남·북지역에서도 단지개발이 다수 진행되고 있다. 풍력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개발할 수 있는 부지가 그만큼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저풍속 환경에서도 발전효율이 우수한 풍력시스템들이 개발되면서 지역 선택의 폭을 넓게 만들고 있다.

풍력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해 완화된 환경성평가지침 덕분에 육상풍력개발사업들이 탄력을 받고 있다”며 “온실가스감축을 염두에 둔 에너지정책을 펼쳐야 하는 시점에서 풍력에 대한 국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정부차원에서 모색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한편 발전사업허가 건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상반기 총 11건의 풍력발전사업허가가 진행돼 전년 한해 대비 55%를 기록했다. 특이사항은 설비용량이 대폭 늘었다는 점이다. 지에이파워에서 추진하는 333MW 규모의 고성풍력개발사업 때문이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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