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불안 키우는 제2의 메르스 사태는 없어야
국민불안 키우는 제2의 메르스 사태는 없어야
  • EPJ
  • 승인 2015.09.0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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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메르스 첫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은 이후 69일만에 정부가 사실상 종식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메르스로 인한 불안감을 떨치고 경제활동, 문화 및 여가활동, 학교생활 등 모든 일상생활의 정상화를 호소했다.

정부는 메르스 종식 근거와 대책을 내놨다. 집중관리 병원 15곳이 모두 해제됐고, 23일째 새로운 환자발생이 없었으며 격리자도 모두 해제된 점 등을 꼽았다. 다만 치료 중인 환자가 아직 남아있는 만큼 위기경보단계는 ‘주의’단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특히 “초기대처 과정의 문제점과 원인도 철저히 밝혀 그에 따른 조치를 뒤따르게 할 것”이라며 마무리 수습 절차에 착수할 것과, 종합평가한 백서도 제작한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감염병 발생과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응급실 및 입원병동의 방명록 작성과 면회제한을 의무화하는 한편, 응급실 과밀화와 간병문화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일은 국민의 보건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일어날 때마다 끝없이 만들어지는 대책과 조치가 아닌가.

뒤돌아보면 세월호 참사 때나 메르스가 발생해 국민불안이 높아질 때 관계기관 당국자 대처능력은 비슷한 양상이었다. 수습국면에서 누군가는 희생양이 되고, 기구확대와 책임자 권한확대 등 호들갑을 떨었다. 세월호 사태 이후 국가안전처가 새로 생겼다. 나라꼴이 엉망일수록 사후약방문 망각이 되풀이 되곤 한다.

환자가 발생하고 국민이 불안해 하는데 ‘낙타와 접촉하지 않았으면 문제될 게 없다’는 처방은 도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지금도 의아스럽다.

병원균이 포화상태에 이른 병원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사이에 병문안을 갔던 일반인들의 감염이 속출했고, 감염병보다 메르스 공포 바이러스를 확산시켰다.

수습되고 나니 손만 잘 씻어도 예방되는 감염병이었다. 독감정도의 감염병이 의료선진국 대한민국에서는 돌림병으로 격상됐다. 인명피해만 보더라도 총 186명이 확진판정을 받았고, 36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 메르스 발병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국가 브랜드는 곤두박질 쳤다.

메르스로 인한 경제피해액이 10조원대에 달한다는 통계와 2분기 국내 총생산 성장률이 0.2% 포인트나 떨어졌고,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정한 성장목표 3%대도 어렵다고 하며 1인당 국민 소득도 역주행 했다. 메르스 추경예상은 11조5,000억원으로 이게 다 국민의 빚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일상생활이 어려울 때 자기희생을 무릅쓰고 헌신해 준 의료진이 있어 든든했다. 며칠째 잠을 자지 못한 의사들이 가운을 입고 벽에 기대 잠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은 ‘의사=돈 많이 버는 직업’이 돼버린 최근 우리사회에서 의사는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소중한 직업이란 걸 새삼 깨닫게 해 줬다. 정부가 우왕좌왕 하는 사이 이들 프로 직업인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메르스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우리는 세월호, 메르스 사태 등이 있을 때마다 책임지고 대책을 세워 추진해야 할 관계부서 무능력을 겪어왔다.

이젠 사후약방문식 대책은 안 된다.

국민의 화난 민심에서 비켜서는 것이 아닌 모든 일에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들의 취임 첫 일성은 한결같이 “국민에게 꿈을 주겠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것이 아닌가.

글쎄다.

2015년을 힘겹게 살아가는 국민에게 ‘막연한 꿈’을 남발하기보다 자기 일부터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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