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수계 전력 생산에서 용수공급 수문장 ‘양·수력발전’
한강수계 전력 생산에서 용수공급 수문장 ‘양·수력발전’
  • 이재용 기자
  • 승인 2015.09.0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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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저장 창고역할 톡톡 ‘양수발전’
용수공급·홍수조절 파수꾼 ‘수력발전’
글로벌 인재양성 ‘수력교육훈련센터’

전기는 일정한 주파수가 유지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도체 및 자동차 등 대규모 공장들은 균일한 제품 생산이 불가능해 품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 국내 전기의 평상시 주파수는 60±0.2㎐ 정도며, 이를 유지해야만 고품질 전기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매 순간 전력 수요량과 공급량이 일치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공장이나 제품 생산에도 악영향을 주게 되며, 최악의 경우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조석)은 고리·월성·한빛·한울 4개의 원자력본부와 청평을 비롯한 삼랑진·청송·산청 등 7개 양수발전소와 춘천 및 화천 등 10곳의 수력발전소를 두고 있다.

▲ 한강수계 최북단에 위치한 댐수로식 화천수력발전소
안정된 전력공급의 구원투수 ‘양수발전’

경기도 가평군 북한강 인근은 예로부터 호랑이 울음소리가 잦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호명산이 위치해 있다. 호명산 정상에는 백두산 천지를 닮은 호수가 펼쳐지는데, ‘호명호수’다.

호명호수는 전력생산을 위해 청평댐 물을 끌어올려 조성된 인공호수로 청평양수발전소의 상부 저수지에 해당한다. 15만㎡의 면적에 267만t의 물을 담고 있으며, 산 아래 청평호와 어우러져 ‘2층 호수’ 같은 독특한 경관을 연출한다. 또 수면위 초대형 거북이는 길이 18m, 폭 10m의 태양광 집열판을 등에 매고 떠다니며 5.2kW(215W짜리 태양광 모듈 24장)의 전기를 생산한다.

▲ 청평양수발전 상부저수지인 호명호수에 설치된 수면부유식 태양광 발전설비
국내 최초이자 동양에서 두 번째로 건설된 한수원 청평양수발전소는 1980년대 경제 성장과 더불어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건설돼 1980년 4월에 준공됐다.

양수발전의 필요성은 ▲발전효율의 향상 ▲사고대비와 공급신뢰도 향상 ▲발전원가의 절감이다. 부하 변화에 따른 대용량 기력과 원자력 발전소의 출력증감 운전시 초래하는 기기수명 단축과 효율저하 등을 보완해 이들 발전소의 이용률 및 열효율 향상에 기여한다. 또 대용량 발전소 불시 정지시 예비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과 잉여전력을 이용한 상부저수지로의 양수를 통해 최대부하시 가치가 높은 전기를 생산·공급하게 됨으로 원가가 크게 절감된다.

▲ 최승경 청평양수발전소장은 전력비상 발생시 양수발전을 통해 신속하게 전력을 공급하는 ‘3분대기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최승경 한수원 청평양수발전소장은 “청평양수발전소의 설비용량은 40만kW(20만kW 2대)로 다른 발전소들에 비해 작아서 그 역할이 미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서울 근교에 위치하고 있어 수도권 전력비상 상황 발생시 신속하게 전력을 공급하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양수발전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전력계통 안정화”라고 강조했다.

양수발전, 전력수급 조절 전기저장 창고 역할

통상 전기사용이 가장 적은 심야시간대에는 전력 공급량이 수요량을 초과하므로 이 때 기저부하를 담당하는 대형 석탄화력, 원전 등의 발전량을 줄이거나 정지시켜야 한다.

하지만 기저부하를 담당하는 발전소를 정지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비효율적 요소가 존재한다.

따라서 전력수요를 늘려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춰 줘야 하는데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양수발전이다.

▲ 이상호 한수원 수력양수처 수력양수기술팀 차장은 국내 양수발전을 소개하며 총 설비규모는 4,700MW 규모라고 설명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국내 수력발전 설비의 82%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4년 기준 총 5,306.5MW 규모다. 청평·삼랑진·무주·산청·양양·청송·예천 7곳의 양수발전소가 수력발전에서 차지하는 설비규모는 4,700MW에 달한다.

전기는 저장이 불가능해 전력수요가 적은 심야 잉여전력을 이용해 청평양수발전소에서는 하부댐의 물을 퍼올려 상부댐에 저장해둔다.

이를 통해 전력수요가 급증할 때 물을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한다. 양수발전은 타 발전원과 달리 전력을 간접적으로 ‘저장’해 이용하는 셈이다.

특히 청평양수발전소는 가평8경 중 2경에 속하는 수려함을 담고 있어 관광산업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산 정상에 호수를 조성해 둔 형태라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의 백록담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전력수요 공급과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겪이다.

최승경 소장은 “올해는 폭염이 극심해 한여름이 지나도 전력수급은 안심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전력계통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담당하는 양수발전소가 제 임무를 차질없이 수행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수력인재 양성의 요람 ‘수력교육훈련센터’

2015년 7월에 준공한 수력교육훈련센터는 청평양수발전소와 인접해 있다. 센터는 총면적 2,435m2 부지에 33개의 생활관, 각종 모의 훈련실 등 다양한 교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기학 수력교육훈련센터장은 “기존 수력교육훈련센터는 강의실이 1곳밖에 없어 동시에 여러 과정을 교육할 수 없었고, 실습실도 없었다. 또 생활실과 식당 등 교육생 복지를 위한 공간도 없어 교육 여건이 열악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한수원은 센터를 새롭게 단장해 해외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수력인 양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현재 네팔 차멜리야 지역에 3만kW급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중·대수력 설비의 원천기술 확보를 추진하는 등 해외수력 진출을 위한 인적·기술적 기반을 탄탄히 하고 있다.
한기학 센터장은 “앞으로는 센터에서 체계적인 해외사업 관련 교육이 가능해 해외 진출에 탄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 글로벌 수력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할 한수원 수력교육훈련센터가 7월에 준공됐다.
센터는 올해 말까지 시뮬레이터를 실전과 같은 훈련이 가능한 설비로 갖춰 양질의 교육훈련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전력·용수공급·홍수조절 파수꾼 ‘수력발전’

호반의 도시로 일컫는 춘천에는 춘천수력발전소가 위치해 있다. 가원도 춘천시 신북읍 영서로에 위치한 발전소로 1965년 한국전력개발공단·한국기계공업·대한조반공사에 의해 발전용량 5만7,600kW(28,800×2)로 준공됐으며, 공사도중 1964년 8월 화천댐 상류 북한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려 초당 7,000톤의 물이 유입돼 댐 일부가 유실되고 수차가 토사에 매몰되는 등 막대한 홍수피해를 입었다.

춘천발전소 발전설비는 수명이 경과해 2007년 10월부터 2009년 6월까지 1·2호기 성능개선공사를 추진해 시설용량 6만2,280kW(31,140×2)로 성능을 개선했다.

▲ 춘천수력발전소는 시설용량 6만2,280kW(31,140×2) 시설용량을 갖추고 있다.
춘천수력발전소에는 한강원격감시제어소가 자리하고 있다. 수력발전소는 발전만큼이나 수자원 관리도 중요하기 때문에 관리를 일원화하는 의미가 매우 크다. 한강원격감시제어소는 한강수계에 위치한 화천·춘천·의암·청평·팔당댐을 통합·운영하는 한강수계 전체의 ‘컨트롤타워’다.

하천 본류를 가로막아 댐의 상·하류에 생기는 수위차를 이용해 발전하는 댐식 수력발전인 춘천수력발전소는 총 12개의 수문을 갖고 있으며, 저수량은 1억2,000만톤으로 용수공급과 한강수계 홍수조절에 일조한다. 설비용량은 62MW다.

한강수계 최북단 댐수로식 ‘화천수력발전소’

휴전선에서 남쪽으로 불과 20여km 떨어진 38선 이북 북한강 상류에 위치해 있는 화천수력발전소는 댐 상류에서 취수해 650m의 도관을 통과한 후 낙차를 이용해 발전한다.

화천 저수지로 불리는 ‘파로호’를 품고 있는 화천수력발전소는 1954년 1·2호기 설비 복구를 모두 완료하면서 발전용량 5만4천kW로 당시 남한 전체 시설용량 19만8천kW의 30%가 넘는 엄청난 비중을 차지했다. 한수원 화천수력발전소에는 한국전쟁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곳곳의 포탄 자국들은 당시의 전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 파로호를 품에 안고 있는 화천수력발전소는 한국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다.
화천수력발전소는 1957년 11월에 3호기를, 68년 6월에 4호기를 준공함으로써 시설용량은 10만8천kW로 늘렸다. 2003년 12월에는 비상 방류구에 영구수문을 설치해 최악의 가뭄이나 홍수상황에서도 수도권의 용수 공급과 홍수조절에 기여토록 했다.

극심한 가뭄으로 소양강댐과 충주댐의 저수량이 가파르게 낮아졌을 때에 한수원은 화천·춘천 등 발전용댐의 발전방류량을 예년보다 높여 소양강댐 등에서 담당하던 일부 용수공급 역할을 맡으며 가뭄극복에 앞장서기도 했다.

▲ 최북단에 위치한 화천수력발전소는 현대화사업을 계획중이다. 수력발전소 중에서 유일하게 수동식 아날로그 계기판이 시선을 끈다.
수력발전소는 전기생산 뿐 아니라 홍수·가뭄 등 자연재해에도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한수원 한강수력본부는 최근 10년간 3,313MW의 신규수력건설 및 노후수력 현대화사업을 추진했으며 2025년까지 총 12기 1,141MW의 성능개선 및 현대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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