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한 적 외 2권
친밀한 적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5.08.1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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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적

아시스 난디 지음, 이옥순·이정진 옮김 / 창비 / 1만5,000원

▲ 친밀한 적
신간 ‘친밀한 적’은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과 이에 대한 인도인의 저항을 사회학·심리학적 관점으로 분석한 책이다.

식민지배를 다룬 많은 책들이 식민지배의 정치적·경제적 수탈에 집중했다면 이 책은 식민지배를 겪은 식민주의자와 피지배자의 정신적 궤적에 초점을 맞춘 점이 특징이다.

이 책을 이해하기에 앞서 모두가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지금, 한반도는 정말 일본의 식민지배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일까.

아시스 난디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난디는 제국의 식민지배는 어떤 사회를 외부 세력이 통치하는 것으로 시작되지 않으며, 그 세력이 식민지에서 철수하는 것으로 끝나지도 않는 무언가라고 말한다.

이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난디가 제시하는 ‘두 번째 식민화’라는 개념에 주목해야 한다.

식민주의는 식민지배가 공식적으로 끝난 뒤에도 그 지배를 받은 사람들의 정신에 남는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지배를 받은 사람들의 정신에는 과거 지배자의 가치관이 강하게 각인된다. 피지배자에게 남은 지배자의 자아가 바로 우리 안의 적, 제목이 의미하는 ‘친밀한 적’이다.

나는 매일 천국의 조각을 줍는다

바데이 라트너 지음, 황보석 옮김 / 자음과 모음 / 1만3,800원

▲ 나는 매일 천국의 조각을 줍는다
“누구나 마음속에는 자그마한 신이 살고 있대. 그래서 우리는 또 내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 거야”

신간 ‘나는 매일 천국의 조각을 줍는다’는 2013년 펜·헤밍웨이 어워드 최종후보작에 오르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뿐만 아니라 독일·스페인·폴란드·호주 등 15개 언어로 번역 및 출간됐다.

캄보디아의 역사적 비극을 배경으로 한 이 책은 1970년대 후반, 크메르 루주가 권력을 잡고 자국민들을 학살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그려졌다.

극단적 공산주의화와 함께 국민 대학살이 자행되는 분위기 속에서 7세 소녀 라미의 가족은 수도 프놈펜에서 쫓겨나 마침내 캄보디아를 떠나게 된다.

극 중 아버지는 왕족이라는 이유로 숙청되고 이 일은 라미를 오래도록 괴롭힌다. 남겨진 어머니와 라미, 여동생 라다나는 시골의 어느 움막에서 한동안 굶주리며 지내게 된다.

하지만 굶주림과 말라리아로 어린 여동생이 사망하게 되고, 라미는 여동생을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의식에 시달린다.

인간이라는 직업

알렉상드르 졸리앵 지음, 임희근 옮김 / 문학동네 / 1만원

▲ 인간이라는 직업
목에 탯줄이 감겨 질식사 직전에 기적적으로 태어나 뇌성마비를 앓게 된 알렉상드르 졸리앵은 평생 단 하루도 어려움이나 문제에 부딪치지 않고 지나친 적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고통과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고통에 대해 철저한 숙고를 거쳐 ‘인간이라는 직업’이 근본적으로 자신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절망과 삶에 대해 희망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전투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전투는 단지 고통스럽고, 외롭고, 폭력적인 전투가 아니다. 삶의 기쁨을 위한 즐거운 전투이며 절망으로 자신의 삶을 저버리지 않기 위한 희망의 전투다.

알렉상드르 졸리앵과 그의 책 ‘인간이라는 직업’은 하나하나 다르고 독특한 인간을 풍부하고, 유일하고, 축소할 수 없는 개별성을 지닌 존재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태어난 조건과 그 과정은 모두 다르지만 그들 모두 인간이라는 직업을 받아들이고 나날이 전투를 행함으로써 ‘인간으로 되어간다’는 진실의 온전한 무게를 알렉상드르 졸리앵은 이 책을 통해 전해주고 있다.

“산다는 것은 피치 못할 시련을 당해내고, 역경에 부딪치고, 불확실성을 감당하는 일입니다. 우리의 약함이 꼭 중압이나 장애만은 아니며 풍부함의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을 깨닫기가 얼마나 어려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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