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너지공사, 회색 돌더미에 생명 불어넣다
제주에너지공사, 회색 돌더미에 생명 불어넣다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5.06.26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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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 1년 만에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 마무리
채석장이 친환경에너지 생태환경으로 변신

▲ 제주에너지공사가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일원에 조성하는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 개발사업이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채석장이 들어서면서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이곳이 친환경에너지 생태환경으로 변신할 전망이다.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와 바로 인접해 있는 채석장 전경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제주에너지공사가 창립이후 처음 자체적으로 실행한 풍력단지 개발사업의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제주에너지공사(사장 이성구)는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일원에 조성하는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의 풍력발전시스템 설치를 포함한 전기공사 공정을 모두 마치고 현재 사용전검사를 진행 중이다. 5기는 이미 사용전검사를 마쳤고, 7월 중순까지 모든 호기에 대한 사용전검사를 완료한 후 8월경 준공식을 가질 계획이다.

2013년 1월 사업계획을 수립한 이래 각종 인허가 취득을 거쳐 이듬해인 2014년 8월 착공에 들어간 제주에너지공사는 1년 만에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성과를 냈다. 국내 풍력단지 개발이 여러 가지 제약조건에 걸려 진행상 어려움이 많은 현실에 비춰 볼 때 사업계획을 세운지 2년을 조금 넘겨 단지조성을 마무리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특히 2012년 7월 공식 출범이후 풍력단지 개발 경험이 전혀 없는 제주에너지공사에서 이 같은 실적을 낸 것에 대해 풍력업계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물론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가 환경영향평가나 경관심의에 유리한 채석장 주변에 건설돼 인허가 측면에서 이득을 본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환경까지 고려해 사업계획을 수립, 짧은 기간에 풍력단지 개발을 완료한 제주에너지공사의 사업수행능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본지에서 8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 현장을 찾았다.
▲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 개발사업의 남은 일정은 관리동 건설과 풍력발전시스템 사용전검사, 현장주변 복구 등 마무리 작업뿐이다. 모니터링센터·세미나실·사무실 등이 들어설 관리동 건설 현장

8월 준공 앞두고 막바지 공사 한창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 현장을 가는 길은 제주도 내 여느 풍력단지와 다르지 않았다. 실증단지를 포함 현재 17개 풍력발전단지가 운영 중인 제주에는 대부분 해안가 주변이나 오름 근처에 풍력단지가 조성돼 있어 접근이 쉽다. 바람자원이 우수한 제주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제주공항에 내려 평탄하고 완만한 도로를 따라 30여분 차로 달리니 어느새 시야에 한진산업의 2MW 풍력발전시스템 15기가 들어왔다. 매번 느끼지만 눈앞에 풍력시스템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그 위용에 놀란다. 한진산업 제품사양에는 허브높이가 85m라고 적혀있지만 육안으로 보면 훨씬 높게 느껴진다.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 현장을 안내해준 이기혁 제주에너지공사 풍력사업팀 직원에 따르면 이제 남은 일정은 관리동 건설과 풍력발전시스템 사용전검사, 현장주변 복구 등 마무리 작업뿐이다.

모니터링센터와 세미나실, 사무실 등이 들어설 관리동은 외벽공사를 거의 마친 상태라 7월 중이면 완공될 예정이다. 또 풍력시스템 설치를 위한 진입도로 개설구간도 적어 복원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을 전망이다.

▲ 이기혁 제주에너지공사 풍력사업팀 직원이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 건설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버려진 땅에서 ‘전기’ 생산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 현장을 둘러볼 때 자주 눈에 띄는 광경은 대형트럭이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채석장에서 채취한 돌을 실어 나르는 중이었다.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의 특색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채석장 바로 옆에 조성됐다는 점이다.환경훼손과 지역주민 민원으로 늘 잡음이 끊이지 않던 이곳에 대표적인 친환경에너지시설인 풍력발전단지가 건설된 것이다.

특히 머지않아 이 곳에 광역폐기물처리시설까지 들어설 예정이서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의 존재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돌아가는 풍력시스템 날개가 마치 죽어가던 땅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듯한 모양새다.

이기혁 제주에너지공사 직원은 “10여 년 전만 해도 이곳은 소를 키우던 목장이었지만 채석장이 들어서면서 주민은 물론 외지인들로부터 점차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며 “그런 와중에 폐기물처리시설까지 들어서기로 결정돼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고 풍력단지 개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만일 풍력단지가 건설되지 않았다면 그냥 버려진 땅으로 여겨졌을 것”이라며 “15기의 풍력발전시스템이 채석장을 품에 안은 듯 에워싸고 있는 단지 모양처럼 이제부터 이곳은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생태환경의 땅으로 거듭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의 또 다른 특색 중 하나는 변전실 위치다. 일반적인 풍력단지의 경우 접근성을 이유로 변전실을 단지 입구에 두는데 이곳 변전실은 단지 거의 끝 쪽에 자리하고 있다. 이유를 들어보니 지역주민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숨어있었다.

“변전실을 단지 안쪽에 조성한 것은 조천변전소와의 거리가 가까운 이유도 있지만 지역주민의 토지를 임대함으로써 상생의 선순환구조를 만들려는 의도에서다.”

▲ 성상훈 한진산업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 현장소장(오른쪽)과 조강래 한진산업 대리(왼쪽)

한진산업, 토종 풍력브랜드 자존심 지켜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에는 한진산업의 2MW 풍력발전시스템 15기가 설치됐다. 10여 년간 쌓아온 풍력시스템 설계·제작 경험과 유지보수 능력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한진산업은 국내 몇 안 남은 풍력시스템 제작 업체 가운데 하나다.

현재 제주에너지공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29기 풍력시스템 가운데 8기가 한진산업 제품이다. 행원풍력과 가시리풍력단지에 각각 1기와 7기가 돌아가고 있다.

한진산업은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영도종합건설·동일전력토건·원남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했다. 한진산업이 풍력발전시스템 공급과 설치를 맡았고, 토목·건축공사는 제주지역 업체인 영도종합건설에서, 154kV 전기공사는 동일전력토건이, 22.9kV 전기공사는 제주지역 업체인 원남에서 수행했다.

성상훈 한진산업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 현장소장은 “오는 8월 준공 목표로 모든 현장직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며 “제주에너지공사의 적극적인 업무 협조와 컨소시엄 업체 간 원활한 의사소통 덕분에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착공 1년 만에 준공을 앞두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5년간 무상보증과 가동률 95% 보장을 유지보수 계약조건으로 내걸 만큼 제품에 대한 신뢰성은 자신 있다”며 “지금껏 그래 왔듯이 현장에 상주 인력을 배치해 풍력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진산업은 최근 경북 경주에 준공한 감포댐풍력단지(한국수자원공사)에도 2MW 풍력시스템 1기를 공급한 바 있다. 설비용량이 점차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현재 2.5MW급 풍력시스템 개발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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