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었다”
“건설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었다”
  • 박재구 기자
  • 승인 2007.02.27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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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안길] 그때, 청송에선...

오는 3월 9일 한국서부발전(주) 청송양수발전소가 준공행사를 갖고 7년여 대역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2000년 6월 건설을 한지 7년여 만에 적기 준공이라는 발전소 건설에 새로운 기록을 남기며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될 청송양수발전소, 그 건설과정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들어본다.

청송양수발전소는 95~96년 국내에선 보기 드물게 예천군과 청송군이 자발적으로 유치경쟁을 벌인 끝에 청송군으로 유치가 결정된 프로젝트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청송양수발전소 건설은 당시 불어 닥친 IMF 여파로 자칫 건설이 취소될 수도 있었다.

당시 사업추진을 담당했던 서부발전 신상열 건설처장은 “청송양수발전소는 1998년(한전 시절) 수화력건설처 토목부장직을 수행하면서 추진된 사업인데 당시 IMF로 인해 불요불급한 프로젝트를 준공 연기 또는 취소하라는 방침에 따라 발전소 건설자체가 취소될 뻔한 프로젝트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하지만 1997년 9월 진입도로공사를 지역주민과 함께 착공식을 가진 터라 건설사업이 취소되면 정부정책의 신뢰성을 잃게 되고 지역주민들의 반발 또한 거셀 것으로 예상돼 경영진에게 지역여론과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결국 1998년 8월에 사업기간을 8개월 늦추고 추진하기로 결정되었다고 신 처장은 밝혔다.

7년의 긴 공정을 진행하다보면 원치 않는 갑작스런 사고나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현장에서 경험했던 아찔했던 순간들은 그 순간, 그 곳에 있지 않았다면 실감할 수 없는 느낌일 것이다.

신상열 건설처장 역시 이런 순간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수로터널 중 높이 400M 수직터널을 굴진 완료하고 내부 콘크리트 작업을 위해 조명작업 하던 작업대 위 케이블 뭉치가 300M 하단으로 떨어졌다. 그 순간 난 수압터널 수평부 작업현장을 순시 중이었는데 쾅하는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 큰일 났다. 몇 사람 죽었겠구나 생각했다.” 다행히 사고현장에 사람이 없어 인명사고는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정말 아찔했던 순간이었다고 신 처장은 회고했다.

집중호우로 무너진 가배수터널 “하늘도 무심”

또 청송양수발전처의 한영길 토건부장은 하절기에 실시한 최종 공종인 가배수터널 폐쇄콘크리트 작업 당시를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기억했다.

“가배수터널 폐쇄콘크리트 작업은 비가 적개 오는 동절기에 해야 하지만 저수지 조기담수를 위한 단축공정에 맞추기 위해 우수기에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던 2004년 6월 태풍 디엔무로 인해 폭우가 쏟아져 가배수터널 앞의 임시가댐(Coffer Dam)이 무너지는 바람에 가배수터널과 페이로다 등 장비가 침수되고 터널 전구간이 토사로 막히는 천재가 발생했다.”

한 부장은 터널 속으로 빗물이 흘러넘치던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회상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신상열 건설처장은 “당시 태풍으로 인해 2004년 6월 19~21일까지 3일 동안 337mm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며 “그때는 하늘도 참 무심하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조기담수를 위해 온 정성을 쏟고 있는데 며칠만 도와주면(비가 안 오면) 좋을 텐데”하는 생각이 간절했는데 허사가 되었기에 그런 마음이 들더라고.

결국 서부직원, 시공사 전직원이 나서 20일간의 철야작업을 실시한 끝에 2004년 7월 9일 가배수터널 밸브를 잠그고 본격적인 담수가 시작되었다.

청송양수발전소 건설 주시공인 동아건설의 박찬신 현장소장은 수압터널 수직부 굴착 및 축조공사 때의 예상치 못했던 상황을 기억 속에 오래 남겨두고 있었다.

“수압터널 수직부 굴착 및 축조공사는 공사기간 중 가장 위험성과 어려운 여건 속에 시공한 공정이다. 수직높이 360m에 원형 폭 8.6m로서 굴착 시 상부에 Over Head Crane을 상단에 설치해 굴착작업을 위한 장비, 인원, 자재 등을 대차를 이용해 수직으로 운반하는데 그 과정에서 길이가 멀어짐에 따라 Crane에 연결된 Wire(4줄)가 제각각 길이가 변함에 따라 내려갈수록 적재된 장비가 기울어지면서 쏠리는 현상이 발생되었다.”

Wire별 팽창비율이 달라 길이가 길어짐에 따라 적재 시와 하부지점에서의 기울기가 달라진 것이다. 박 소장은 “적재된 장비나 자재가 한쪽으로 쏠려 전도위험과 하중의 편중으로 Wire 절단 위험도 느꼈다”고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결국 해결방안으로 Wheel Balance를 제작, 부착해 사용하기도 하고 최종에는 Wire를 위치별로 달리 절단해 Balance를 맞추며 작업을 했다고 박 소장은 밝혔다.

힘들고 어려웠던 기억과 함께 아름다운 기억도 있다. 기전공사를 담당한 두산중공업 박도원 현장소장은 망향의 동산에서 있었던 야외결혼식을 기억 속에 오래 간직하고 있었다.

“방수구 수문 주위의 조경이 예쁘게 잘 꾸며져 있다. 작년 봄에 거기서 발주처 여직원이 결혼식을 했다. 신부가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참 예뻤다.” 박 소장은 신부의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양수발전소 시설물을 개방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일면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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