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靑羊)의 해’ 전력계 ‘희망’을 품다
‘청양(靑羊)의 해’ 전력계 ‘희망’을 품다
  • EPJ
  • 승인 2015.01.1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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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2015년 새해에 바라는 키워드 1위에 ‘희망’이 꼽혔다. 현실은 힘들어도 이상은 밝고 긍정적이길 바라는 우리의 마음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 생각한다. 60년 만에 돌아온 ‘청양(靑羊)의 해’를 맞아 우리 전력계도 희망차고 활기찬 한 해가 되길 소망해 본다.

2015년 전력계는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화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해는 전력그룹이 본격적으로 지방시대를 여는 원년으로 기억될 것이다. 대부분의 전력그룹이 지방으로 뿔뿔이 흩어진 가운데 남아있는 한수원과 서부발전, 중부발전, 한전기술도 본사 이전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12월부터 나주에서 새 출발을 시작했다.

1986년 서울 강남 요지인 삼성동에 터전을 마련하면서 전력계 상징적 존재로 자리매김했던 한전은 국토균형발전과 자립지방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명분에 밀려 30년을 채우지 못하고 떠밀리듯 짐을 챙겼다. 설마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적잖은 당혹감에 휩싸인 직원들도 물론 있을 것으로 안다. 하지만 정부 시책을 따라야 하는 것 또한 공기업의 덕목이자 숙명이란 사실을 명심하고 하루빨리 지금의 자리에 적응하길 바란다.

올해 상반기 중에 발표될 예정인 7차 전력수급계획도 초미의 관심사다.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과 송전망 확보 등 여러 문제가 민감하게 얽혀있어 정부조차 밑그림을 그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최근 민간기업들의 발전사업 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이 지속될지 지켜볼 일이다.

대외적으로는 저유가시대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목을 끌고 있다. 국제 유가변동은 전력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석탄화력발전과 가스발전 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또한 최근 미국이 40년간 유지해온 원유수출금지 빗장까지 완전히 푼다면 국내 전력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셰일가스에 대한 관심도 높지만 추출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메탄가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어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마지막으로 원전 보안체계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원피아’ 얘기까지 들어가며 세간의 비판을 받았던 한수원이 이번에는 사이버 공격에 맥없이 무너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원전 도면이 유출된 것은 맞지만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한수원의 다소 어이없는 해명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원전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소식은 전력인의 한 사람으로서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국가 핵심기반시설에 외부인이 침투해 자기 집 안방에 들어온 양 휘젓고 다녔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

국민의 불안감이 점차 커지고 있는 현재, 정부와 한수원은 빠르고 정확한 대책마련으로 불신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원전은 보안과 안전이 동시에 중요하다. 보안은 숨길수록 강화되고, 안전은 공개할수록 좋아진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이 둘의 균형을 맞추는 게 한수원의 역할이다.

2015년 을미년 활시위가 이미 당겨졌다. 이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우리 각자가 스스로에게 “더할 나위 없었다”고 대답해줄 만큼 후회 없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월간저널 Electric Power 회장 고 인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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