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토피아 외 2편
에너토피아 외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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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0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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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LOSET NOVEL―7인의 옷장

은희경 등 7인 공저 / 문학과 지성사 / 1만2,000원

오늘의 문학과 지금의 패션, 두 극단의 접점을 찾는 뜻밖의 시도인 소설집 ‘THE CLOSET NOVEL―7인의 옷장’이 출간됐다.

시대가 소비하는 가장 고전적인 상품이자 예술인 문학과 이 시대 가장 화려한 지점을 되비추는 거울인 패션은 어떤 지점에서 만날 수 있을까.

2013년 늦겨울, 이번 소설집은 이 사소한 질문을 계기로 시작됐다. 그동안 패션지에 소설과 시가 실리고 부록으로 소설집을 제공하는 등 패션의 곁에 문학을 두려는 시도는 지속돼 왔지만, 패션이라는 커다란 주제를 직접 다룬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문학과 패션이 만나는 한 자리에 한국문학을 담당하고 있는 은희경·편혜영·김중혁·백가흠·정이현·정용준·손보미 작가가 참여했다. 이 소설집에서 소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패션을 끌어안는다. 소설은 개인의 서사를 다루는 장르이므로 THE CLOSET NOVEL 속 7편의 소설들은 패션의 일상 속 속성에 주목한다.

우리가 들고 쓰고 신고 입는 것들로써 결핍과 상실을, 삶의 사소한 비밀들과 희미한 추억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에너토피아(ENERTOPIA)

박정기 저 / 지혜의가람 / 1만2,000원

2009년 12월 27일, UAE와 한국전력 간 400억 달러에 달하는 원전 수출계약이 체결됐다. 이를 가능케 한 한국의 원자력발전 기술자립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이 책에 자세히 나와 있다.

이 책은 에너토피아, 즉 에너지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이 얼마나 중요하며, 그 기술자립을 위해 저자가 원자력발전 건설 초기 한전 CEO로 있으면서 몸소 체험한 것을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 썼다.

전 사원을 1계급씩 특진시켜 회사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 전국 곳곳에 있는 한전사옥을 전통과 현대감각을 살려 예술적으로 건축한 일, 원자력발전 입찰회사를 직원들이 직접 평가해 결정하게 한 일 등을 박진감 있게 써 내려갔다.

이 책은 단지 저자가 한전 CEO로 재임했을 때의 경험담이 아니다. 이 책 속에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탁월한 경영론이 내재하고 있으며, 무릇 높고 낮은 지도자나 리더들이 본받아야 할 리더십의 정수가 녹아있다.

우리는 매일 슬픔 한 조각을 삼킨다

프레데리크 시프테 지음, 이세진 옮김 / 문학동네 / 1만2,000원

이 책은 삶에 점철된 고통과 부조리를 냉철하게 직시하고자 했던, 이른바 모럴리스트로 불릴 만한 사상가 10인의 문장들로 빚어낸 ‘생의 슬픔’에 관한 철학 에세이다. 그 사상가들은 ▲프리드리히 니체 ▲페르난두 페소아 ▲마르셀 프루스트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미셸 몽테뉴 등이다.

저자는 이들의 문장에 기대어 현대의 노예적 인간·우울과 애도의 차이·권태와 쾌락·이성이라는 환상·상실과 죽음·사랑 등에 대해 자신만의 철학적 사유를 펼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삶에 잡힌 주름과 살아가는 일의 괴로움을 재치 있고 신랄하게 드러내 보여줌으로써 무책임한 낙관론에 마비되지 않고 인간의 현실을 또렷하게 응시하도록 생의 감각을 일깨운다.

저자는 이 책으로 2010년, 세계에 대한 비판적 진보적 사유를 보여준 작가에게 주어지는 데상브르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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