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 30년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조명
‘원자력발전 30년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조명
  • 박재구 기자
  • 승인 2007.10.0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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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문화재단, 원자력발전 30년 기념 심포지엄 개최

▲ 조남진 한국원자력학회장이 원자력발전 30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원자력발전 30년 기념 심포지엄이 지난 9월 10일 과학기술회관 대강당에서 원자력 관련 인사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자력발전 30년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란 주제로 열렸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사장 김병로)이 주관하고 한국원자력학회(회장 조남진)와 서울행정학회(회장 이창기)가 공동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은 원자력에 대한 기술적, 사회적 관점에서 원자력발전 30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마련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기조강연과 주제발표 그리고 패널토론 및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우선 김시환 전 원자력학회장은 ‘원자력르네상스 -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란 주제로 기조강연을 가졌다.

김시환 전 회장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 감축 규제 움직임, 국제적인 에너지 수급 불안과 고유가 지속, 국제 환경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많은 국가들이 원자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최대 원자력발전국인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러시아, 일본 등의 원자력발전 이용 확대, 그리고 원전 포기정책을 추진해오던 스웨덴이나 독일 등의 원자력 이용을 재검토 등 이른바 ‘원자력 르네상스’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 6위의 원자력 선진국인 우리나라는 원자력산업의 해외진출 가능성을 모색함과 더불어 다양한 이해 계층 간의 사회적인 합의와 지역주민들의 협력, 미래 원전과 핵연료주기 개발, 사용후핵연료 관리 등 원자력을 둘러싼 중요한 정책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아울러 “글로벌한 사고를 키워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함으로서 진정한 원자력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기 위한 원자력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조강연에 이어 이창기 서울행정학회장의 진행으로 열린 주제발표 시간에서는 ▲원자력이용확대 전망 및 주요이슈(장순흥 KAIST 부총장,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새로운 원자력 정책 논의구조 형성 방안(최병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장) ▲한국 원자력 - Public Diplomacy의 과제(정옥임 선문대학교 국제학부) 등 3편의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장순흥 KAIST 교수
장순흥 교수는 “원자력은 안정적·경제적 에너지원이며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기 때문에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등에서 대규모 신규건설 계획이 나오고 있고, 우리나라도 현재 8기를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이라며 “이러한 세계적인 분위기에 따라 원자력 이용 확대와 핵비확산 체제 강화를 위한 파트너쉽 구성, 재처리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원자력 이용국가의 재처리 대행 및 핵연료 공급 보장, 그리고 핵비확산성 원자로의 보급을 골자로 하는 미국의 글로벌 원자력 에너지 파트너쉽(Global Nuclear Energy Partnership, GNEP) 제안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또 “국내적으로는 우라늄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획기적 저감을 위한 지속가능한 연료사이클을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이와 더불어 현재까지 부품 및 설비 위주의 수출을 통해 약 6억 달러의 수출 실적이 있으며, 향후 발전소 단위의 수출 및 원자력 이용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한편 의료, 농업, 공업, 환경 등에 이용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비발전분야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장 교수는 “원자력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재원 투자, 국제협력 및 외교와 더불어 국내 Public Trust를 강화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최병선 서울대 교수
이어 최병선 교수는 “국제적 에너지 수급 불안정 및 지구온난화 대처방안, 수소경제시대를 향한 원자력의 역할, 사용후핵연료 처리 신기술 등으로 최근 세계 원자력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원자력에 관한 사회적 갈등과 부정적인 인식이 세계 원자력 선진국과 경쟁할 때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원자력의 사회적 수용성 증진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사람들의 위험에 대한 인식은 과학적 지식의 유무나 많고 적음과는 상관없는 사회적 구성물이므로 원자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지배담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통해 정책논의의 지적인 토대가 고양되고 바로잡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담론(political discourse)에 대한 연구, 담론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슈 틀 분석(frame analysis)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또 “새로운 담론의 형성에 있어서는 원자력의 기회편익(opportunity benefits), 즉 원자력이 없다면 잃게 될 편익의 측면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새로운 담론이 만들어져야 한다” 며 “그래야만 원자력은 위험한 물건이라고, 다른 대안이 있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국민들에게 올바른 문제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균형 잡힌 판단을 유도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이런 담론이 영향력을 가질 수 있기 위해서는 담론 형성자의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므로 원자력계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학계와 언론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며, 원자력 옹호연합의 외연을 확대하고, 의사소통 방법을 개선하는 일, 그리고 원자력의 유용성에 대한 연구, 특히 다른 대체 에너지원과의 비교 연구가 지금보다 더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정옥임 선문대 교수
마지막으로 정옥임 교수는 “한국 원자력의 목표는 에너지 안보이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논거는 바로 사용후핵연료의 ‘재활용’이 주는 정치적·경제적·기술적 함의를 부각시키는데 있다”며 “2014년에 만료될 한-미 원자력협력 협정 개정 문제는 미국의 원자력정책 전환 및 한국 원자력의 미래 위상, 한-미 전략적 관계의 현주소 및 한반도 비핵화와 연동되어 있다는데서 사용후핵연료 관련 논의에 있어서 특히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한-미 원자력협력 협정 개정에서 양국 간 원자력 협력과 상호 신뢰의 잣대가 될 형상 및 내용 변경에 대한 포괄적 사전동의를 담아내기 위해, 국내외의 수용성 확대를 위한 지속적 투자와 함께 비용효과적인 협상 카드 및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더불어 최고 정책 결정자의 의지와 결단과 함께 2014년을 목표 연도로 한국 원자력의 국내외적 수용성을 제고하기 위한 체계적인 정책결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패널토론 시간에는 온기운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김영평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김영호 국방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해 주제발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김시환 전 한국원자력학회장의 기조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 주제발표 후 패널들이 토론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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