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볼만한 영화
10월의 볼만한 영화
  • 박정필 기자
  • 승인 2007.10.05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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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시작할 땐 우리들을 한 없이 행복하게 만들다가도, 이별 앞에선 후회와 상처와 미움으로 지독히도 고통스럽게 만드는 게 사랑이다. 그 사람 때문에 잠 못 이룰 정도로 설레고 자신도 모르게 웃음 짓다가, 또 그 사람 때문에 밤새 몸을 뒤척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게 하는 사랑.

이처럼 영화 <행복>은 사랑의 낭만만을 변주하는 동화 같은 로맨스가 아니라 한번쯤 연애를 해본 성인이라면 누구나 “딱 내 얘기!”라며 웃고 울며 공감할 수 있는 진짜 연애 이야기다.

서울에서 클럽을 운영하며 자유분방한 생활을 즐겨온 영수(황정민 분). 가게는 망하고, 애인과는 헤어지고, 심각한 간경변까지 앓게 된 그는 도망치듯 시골 요양원 ‘희망의 집’에 내려온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은희(임수정 분). 그녀는 중증 폐질환 환자로 8년째 요양원에 살고 있지만 밝고 낙천적인 여자로 자신의 병에 개의치 않고 연애에도 적극적이다.

그렇게 금세 서로에게 익숙해진 그들은 보통의 커플처럼 행복한 연애를 시작하고 요양원을 나와 함께 살기 시작한다. 그리고 1년 뒤, 은희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은 영수는 마냥 행복한 은희와는 달리 둘만의 생활이 점점 지루해지고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하는데…….

나쁜 남자로 돌아온 연기력과 흥행력을 겸비한 배우 황정민, 소녀에서 여인으로 거듭난 임수정의 농익은 매력,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 멜로 감독 허진호. 그들이 뿜어낼 아우라가 <8월의 크리스마스>보다 더 낭만적이고, <봄날은 간다>보다 더 현실적인, 또 한편의 웰메이드 멜로로 탄생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감독: 허진호
출연: 황정민, 임수정, 공효진
개봉일: 2007년 10월 3일

 

<브레이브 원>

에리카(조디 포스터 분)는 라디오 쇼 ‘스트리트 워크’의 진행자로서 그녀가 사랑하는 뉴욕의 소리와 이야기를 라디오 청취자들과 함께 나눈다. 하지만 어느 날 약혼자와 공원으로 산책을 갔다가 괴한의 습격을 받아 약혼자는 사망하고 에리카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날의 충격으로 날로 커져가는 두려움에 맞서기 위해 결국 에리카는 운명적인 결정을 내린다. 자신을 위협하는 자들을 향해 총구를 겨누기 시작한 것.

연달아 발생하는 정체 모를 살인사건은 연일 뉴스에 보도되고, 베테랑 뉴욕 형사인 숀(테렌스 하워드)은 사건을 해결해 나가면서 결국 에리카를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이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총을 든 한 여인의 숨가쁜 복수극을 담은 스릴러 드라마 <브레이브 원>은 우선 그간 지적인 이미지의 조디 포스터가 악당에 맞서 싸우는 강인한 여전사로 변신한다는 점에서 우리들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게다가 <크라잉 게임><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등 뛰어난 스타일과 남다른 주제의식의 문제작들을 선보인 닐 조단 감독이 보여줄 연출력이 그 궁금증을 더해준다.

감각적인 영상으로 이뤄진 한 여성의 분노와 선택, 복수를 긴박감 넘치게 전개한 색다른 스릴러 <브레이크 원>. 올 가을 그녀의 변신에 관객들이 어떤 평가를 내리게 될지 주목된다.

감독: 닐 조단
주연: 조디 포스터, 테렌스 하워드
개봉일: 2007년 10월 11일

 

<용이 간다>

탄탄한 스토리와 독특한 캐릭터로 일본뿐 아니라 미국, 유럽에서도 대히트한 PS2용 액션 어드벤처 게임 <용과 같이>가 스크린으로 옮겨져 만들어진 영화 <용이 간다>. 왠지 유아틱한 상상력의 잔치가 될 듯한 제목이지만 그 영화를 만든 감독이 미이케 다카시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오디션>으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비평가상 수상, 1998년 <타임>지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미래의 영화감독 10명’에 선정, 세계 호러영화계를 대표하는 13인의 감독으로 구성된 <마스터즈 오브 호러> 프로젝트의 멤버로 뽑히기도 한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독특하고 다양하면서도 실험적인 작품을 많이 만들어 국내에도 그 마니아층이 상당한 감독이다.

국내에서는 개봉되지 못했지만 <오디션> <이치 더 킬러> 등은 암암리에 해적판이 끊임없이 나도는 걸작들. 특히 이번에 개봉할 영화 <용이 간다>는 이미 2007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깜짝 상영작으로 선정,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전설적인 야쿠자로 불리는 키류 카즈마가 10년 만에 출소를 한 후 조직에서 사라진 100억 엔에 대한 비밀의 단서를 가진 소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얼터너티브 액션 드라마, <용이 간다>. 올 10월, 스피디한 전개와 과격한 액션으로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위용을 뽐낼 예정이다.

감독: 미이케 다카시
출연: 기타무라 카즈키
개봉: 2007.10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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