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요, 청춘 외 2편
버텨요, 청춘 외 2편
  • EPJ
  • 승인 2014.08.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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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요, 청춘

최전호 저 / 달 / 1만3,500원

이 책은 지난 2010년 출간된 한 청년의 아랍 여행을 담아낸 ‘첫날은 무사했어요 : 아랍 여행 생존기’에 이은 최전호의 두 번째 책이다.

전작에서는 터키, 이집트와 시리아 등 아랍지역을 종횡무진 누비며 만난 풍경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여행지역을 중국, 인도, 캄보디아,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 세계로 확대하고 있다. 이 여행기들은 내숭을 떨거나 멋있는 척 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 놓고 있다.

이것이 불편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와 닿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청춘을 겪어보았거나 청춘을 향해 다가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부제처럼 비행기 옆자리에서 만난 남자의 여행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아니면 그 남자가 내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이 기록들은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 새삼스러울 것 없이 우리 모두의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별이든 이별에는 익숙할 수가 없다. 어떤 식이든, 어떤 감정이 섞였든. 그래서 이별을 잘 하는 사람도 없고 이별 후에 쉽게 의연해하는 사람도 없다.(중략)여행 참 고약하다.”

신중한 사람

이승우 저 / 문학과 지성사 / 1만3,000원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하고 프랑스 문단이 사랑하는 소설가로 손꼽히는 이승우의 아홉 번째 소설집 ‘신중한 사람’이 출간됐다.

신작 신중한 사람은 신중함 때문에 계속 곤경에 빠져 들어가는 사람 Y의 이야기다.
그는 억지와 불합리와 막무가내로 들끓는 도시를 떠나 은퇴 후의 한적한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이다.

오랜 타지생활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곳엔 세입자라고 주장하는 낯선 사람이 살고 있었다. Y는 자신이 집주인임을 설명하기 위해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심지어는 자신의 집인데도 낯선 세입자에게 월세를 내고 좁은 다락방에 살면서 하루하루 집의 정원을 가꾸고 연못을 고치기에 열심이다.

본질적인 문제해결은 뒤로 한 채 이전의 외형만을 복원하는 데 매진하는 것이 스스로 편하기 때문이리라.
또한 이 책에서는 세상의 억지와 불합리와 막무가내를 못 견뎌하는 그들이 결국 세상의 부조리를 유지시키고 보태는 사람이 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다.

저항하는 섬, 오끼나와

개번 매코맥·노리마쯔 사또꼬 저 / 창비 / 2만8,000원

2014년 7월, 일본이 각의(閣議)에서 집단자위권 행사를 결의했다. 평화헌법 아래 무력사용을 금지 받았던 일본이 70년 만에 전쟁국가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와 자민당이 평화헌법을 재해석하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내비쳤지만 만만치 않은 여론의 반발에 입법처리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이 책은 15세기부터 번성하는 해상왕국이었던 류큐(流球)왕국의 역사에서 시작해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군사점령을 겪고 일본으로 반환된, 하지만 여전히 일본과 미국의 전략적 군사기지로 사용되고 있는 지금까지의 오끼나와 역사를 총정리 한다.

특히 오끼나와 기지 건설 반대운동은 지역주민의 가치와 생존을 위한 싸움으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전 세계적 패권국가에 맞서 동아시아 평화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아울러 오끼나와 섬은 일본 정권의 전쟁국가 선언에 일본 내에서도 가장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일본 평화운동의 구심점이 되는 ‘저항하는 섬’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일 동맹의 패권주의적 팽창과 오끼나와 저항운동의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이 책은 동북아시아의 지역질서를 알고자 하는 이들과 평화운동에 관심이 있는 독자 모두에게 중요한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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