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기술 및 엔지니어링 중심의
글로벌 기술리더 역할 수행할 것”
“원전기술 및 엔지니어링 중심의
글로벌 기술리더 역할 수행할 것”
  • 이재용 기자
  • 승인 2014.07.14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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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종호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장]
원전 운영기술의 ‘Total Solution Provider’
세계 최고수준 기술력과 역량의 연구원 육성
解弦更張 각오로 대대적 혁신노력 다할 것

23개 원전을 운영하는 한수원은 국내 원자력 사업을 리드하고 있다.

지난달 한수원 중앙연구원은 원전용 면진장치를 개발했다.

상업용 원자로에 적용하기 위한 면진장치 개발로는 전 세계적으로 프랑스와 일본에 이은 세 번째다.

국내 원전 설계지진보다 에너지가 20배나 큰 규모인 7.3 정도(최대지반가속도 0.5g)의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지진 시 발생하는 에너지를 흡수해 구조물에 전달되는 충격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어 원전 구조물 및 설비의 안전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기술적 장점을 지니고 있는 기술이다.

뿐만 아니라 한수원 중앙연구원은 원전 운영기술을 뒷받침하고 미래가치 창출을 위한 신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으며, 국내외 산학연과의 기술협력과 지원으로 동반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본지는 이종호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장을 통해 중앙연구원의 운영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 이종호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장
원전기술 브레인으로 수입대체 및 수출 선봉
Q 한수원 중앙연구원에 대해서.

A 중앙연구원은 6소 3실 37팀(그룹)에 총 450여 명 인력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87%의 인력이 연구 및 엔지니어링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연구인력의 약 80%가 석박사로 구성돼 연구업무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138건의 연구과제를 통해 기술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주요 연구개발 분야는 신형원전 기술개발, 운영기술개발 및 지원, 원전 친환경기술개발로 구성돼 있습니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원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신뢰도가 저하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신흥 원전기술강국이 부상되고 있으나, 우리의 기술 및 엔지니어링 역량은 미흡한 면이 있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아시아, 중동, 유럽 등 원전시장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따라서, 국내 원자력산업의 발전과 세계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기술력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중앙연구원은 기술과 엔지니어링 역량 제고의 중심과 글로벌 기술리더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우리나라 원자력기술의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대표적인 연구성과와 발전소에 적용된 사례는.

A 신형경수로1400(APR1400)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전기출력 1,400MWe의 신형가압경수로이며 중앙연구원이 2002년 개발, 2009년 12월 UAE에 4기를 수출해 그 우수성이 입증됐습니다.
특히 APR1400 후속인 1,500MWe급 신형경수로 플러스(APR+)는 한국형 고유 수출노형으로 개발돼 향후 국내 신규 건설원전의 대표노형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방사성폐기물 유리화기술도 중앙연구원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유리화기술은 용융로에 유리를 넣어 녹인 다음 방사성폐기물을 투입해 폐기물을 열분해한 후 유리 고체화를만드는 기술입니다.
2009년 10월부터 한울5·6호기에 유리화 상용설비를 건설해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일본 등에 유리화기술 수출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비상노심냉각계통 여과장치는 발전소의 냉각재가 완전히 상실되는 가상사고 시 비상노심냉각수에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각종 이물질을 효과적으로 여과하도록 설계된 고효율 여과장치로, 발전소의 장기 노심냉각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 시킬 수 있는 핵심 안전설비입니다.
2011년에 대한민국 신기술인증 취득 및 중국 진산원전에 여과장치 설계 및 성능검증 기술수출(345만불)을 달성한 바 있으며, 2013년도에는 대한민국기술대상을 수상했습니다.
현재 국내 11개 원전에 대해 적용이 결정돼 발전소 설치를 위한 설계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밖에도 케이블 EQ 자체기술과 원전 운전원 훈련용 시뮬레이터를 UAE에 수출한 바 있으며, 안전해석코드를 국산화 해 국내외 원전안전을 우리 기술로 보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IRWST 여과기 육안점검 로봇을 2014년 6월에 개발해 작업자의 과다 피폭방지 및 세밀한 여과기 점검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아울러 원전 사고 시 격납건물 내부에 투입돼 카메라 촬영, 온도, 방사선 모니터링 및 증기가 누설되는 배관의 수동밸브 잠금 등 긴급조치작업을 수행하는 ‘원전사고 모니터링 및 긴급조치 작업로봇’ 개발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원전안전 신뢰회복 극대화와 연구원 육성
Q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의 비전과 운영은.

A 후쿠시마 원전사고, 국내 원전비리 등으로 원전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진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사회적 논란속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바로 ‘원전안전’을 극대화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중앙연구원은 미래창조 기능과 기술현안 해결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선진 연구·엔지니어링 수행체계를 내재화하기 위해 ‘원자력기술을 선도하는 세계 최고의 연구원’이라는 New Vision 2020 체계를 수립하고 직원 모두가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앙연구원 역할을 ‘미래가치 창출을 위한 신기술개발 Top Leader’와 ‘원전 운영 기술의 Total Solution Provider’로 정립하고, 이를 위한 실천방안으로 ▲세계 최고지향 기술분야 선정 및 확보 ▲우수 연구인력 확보 및 스타연구원 선정·육성 ▲가치기반 성과평가, 인력개발 및 보상체계 구축 ▲보유기술 경영기여도 평가시스템 구축(사업화 및 기술지원 가치평가) ▲창의적 연구문화, Global 지향 및 소통 활성화 5개 실천과제를 정해 추진 중에 있습니다.

Q 중앙연구원 원장이라는 자리에 계시면서 운영철학은 어떠한지.

A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인재상이 요구되기 마련입니다.
기술은 사람으로서 구현되기 때문이죠.
이를 위해 ‘창의형(장영실), 창조형(스티브잡스), 문제해결형(허준)’이라는 3대 인재상을 정립하고 모든 연구원들이 자신의 직무와 적성에 맞는 인재상을 스스로 선택, 자기육성의 역량을 키우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과 역량을 보유한 연구원을 육성하고 선정하는 제도로 ‘스타 연구원’ 배출에 힘쓰고 있습니다.

▲ 이종호 원장(사진 가운데)이 APR1400 주제어실 시험시설을 시찰하고 있다.

Q 중앙연구원의 지진에너지 면진장치 개발 의의는.

A 이번 중앙연구원에서 개발한 원전용 면진장치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외적으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원전의 지진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신기술을 국내 주도로 확보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상업용 원자로에 적용하기 위한 면진장치 개발로는 전 세계적으로 프랑스와 일본에 이은 세 번째라 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원전 설계지진보다 에너지가 20배나 큰 규모인 7.3 정도(최대지반가속도 0.5g)의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지진 시 발생하는 에너지를 흡수해 구조물에 전달되는 충격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어 원전 구조물 및 설비의 안전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개발된 장치는 40여 종의 각종 성능검증시험을 수행해 기존에 제한적으로 적용됐던 면진장치의 기술적인 문제점을 대폭 개선함으로써 원전 적합성을 입증했고, 7건의 관련특허를 출원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4월에는 미국 샌디에고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실증실험을 통해 실제 지진파 및 한계성능에 대한 검증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외국 경쟁제품에 비해 탁월한 성능을 갖고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개발한 면진장치는 수출형 원전(APR1400) 구조물 기초 하단에 설치(직경 1.5m인 면진장치 500여개)해 기존 설비에 대한 내진보강 없이 국내보다 지진발생 빈도나 규모가 큰 강진지역에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어, 수출 다변화와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Q 면진장치에 대한 시장성은.

A 해외 면진적용 원전 사례로는 프랑스가 1980년대 중반에 건설한 남아공에 2기, 자국 내 4기 등 총 6기가 운전중에 있습니다.
물론 이번 중앙연구원에서 개발한 면진장치는 규모 및 성능 면에서 그 당시의 면진장치와 비교할 때 월등한 기술적 우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면진장치는 터키, 미국 중서부와 같이 지진규모가 큰 지역에 우리의 APR1400 원전을 수출할 시 기존 내진설계의 변경없이 지진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어, 수출경쟁력 향상 및 재설계 비용 절감 등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의 사례를 교훈 삼아 사고대응 및 지휘·통제에 필요한 비상대응거점으로 면진중요동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바, 이번에 개발된 면진장치의 활용을 통해 원전 안전성 강화에 기여할 것이며, 더불어 2027년 건설 예정인 SFR(Sodium Cooled Fast Reactor)에도 면진 개념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원전의 안전성 및 경쟁력 향상의 신기술인 면진분야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의 증가, 해외 원전시장의 활성화 등을 고려할 때 이번에 개발된 면진장치의 기술사업화 전망은 매우 밝을 것으로 평가되며, 원전 이외의 일반구조물이나 교량 등의 기간산업에도 활용이 가능해 시장 다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면진기술의 확보는 원전 경쟁국 간 기술력 홍보측면도 있어 향후 세계 원전시장 선점을 위한 의의 또한 크다 할 수 있습니다.

解弦更張 각오로 대대적 혁신노력 다할 것
Q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의 향후 계획은.

A 중앙연구원의 향후 연구개발은 크게 3개 분야 ▲신형원전 등 신기술 개발 ▲선진운영 기술 ▲후행핵주기 기술로 집중해 자원을 투입하고자 합니다.
‘신기술개발’에 관련해서 2002년 APR1400 개발이후, 후쿠시마 사고를 반영해 전기가 없더라도 원전의 안전성 보장, 노심이 손상되는 중대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안전의 최후보루인 격납건물의 건전성을 어떠한 경우에도 보장이 돼 주민들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는 새로운 개념의 원자로(I-POWER) 개발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진운영 기술’ 측면으로는 가동원전의 안전운영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중에서 발전소 안전성등급 기기 및 부품 등에 대한 인증, 검증 업무 강화를 통해 사내 품질검증 능력 향상에 기여하고, 노후설비 관리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장기가동원전 재료열화 예측·진단·평가 등 현장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제공해 원전 설비 주치의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후행핵주기 기술’로는 원전해체 기술, 사용후핵연료 소내 저장 기술 개발 등 친환경 기술개발을 강화할 예정이며, 특히 방사선폐기물 저감 유리화 기술은 연구원의 독보적인 기술 중 하나로 지속적인 수출을 통해 상품화 전략과 연계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Q 원전안전에 대한 중앙연구원의 각오에 대해서.

A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각종 비리 및 고장정지 등으로 한수원이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과 걱정을 안겨주었습니다.
다행히 지난해 새로운 사장이 취임한 이후 그동안 누적돼 온 문제들을 일신하기 위해 ‘새로운 시작, 신뢰받는 한수원’이라는 경영방침 아래 대외적으로는 ‘나눔, 소통, 미래’를 3대 핵심 추진전략으로 하는 ‘뉴 스타트’운동, 대내적으로는 ‘조직, 인사, 문화’ 분야의 3대 혁신을 강도높게 시행하며 전사적으로 뼈를 깎는 자정노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사적 노력과 더불어 중앙연구원은 원전기술개발을 선도하는 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원전안전운영을 핵심가치로 삼고 원전기술역량 제고를 위해 신형원전 등 신기술 개발, 후쿠시마 후속대책의 철저 이행, 원전현안에 대한 선제적이고도 신속한 해결, 원전안전운영 기술개발 및 현장적용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진정한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해 ‘원전 주요기기 피로감시 시스템’등 회사가 보유한 우수 특허기술을 협력업체 10개 기업에 이전했습니다.
이번에 기술노하우를 전수받은 중소·벤처기업은 기술경쟁력 강화는 물론 향후 약 5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수원 전 직원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거문고 줄을 바꾸어 매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의 각오로 대대적인 혁신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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