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외 2편
수치 외 2편
  • EPJ
  • 승인 2014.05.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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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전수찬 저 / 창비 / 1만2,000원

대한민국에서 새터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또 권력구조와 경제논리에서 소외되고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는 ‘그들’의 모습은 어떤 의미인가.

이 책의 주인공들은 새터민이자 자본주의 세계와는 다른 제3자로 묘사된다. 더 나아가 주인공들이 겪고 있는 내적 고통을 자본화된 한국사회와 서로 대립하는 사건 가운데 마주하게 한다.

정치적, 물질적 이득을 위해 날을 세우는 사람들, 그리고 날마다 삶과 죽음을 새롭게 발견하고 매번 좌절하는주인공들의 모습이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이들과 대비를 이룬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새롭게 뜨는 태양에 아무런 느낌이 없는 사람들, 한 송이 꽃이 새롭게 피어나는 것에 눈길을 주지 않는 사람들. 이들은 바로 우리다. 복잡한 이해관계와 자본의 원리에 떠밀려 표류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이 책의 전반에 묻어난다.

이 시점에서 작가는 질문한다. 우리가 아직 윤리를 논하고, 도덕을 세우고, 수치심을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 그런 것들을 잃고 사는 삶이 인간적인 삶이겠느냐고.

밤은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코넬 울리치 저, 이은경 옮김 / 단숨 / 1만5,000원

1945년 미국에서 ‘조지 호플리’라는 필명으로 출간돼 같은 이름의 영화도 제작됐던 이 소설은 국제스릴러작가협회가 선정한 최고의 스릴러 70편에 선정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은 책이다.

1부와 2부로 나눠진 이 소설은 형사 톰 숀이 우연히 다리에서 투신자살을 하려는 한 여자를 구하면서 시작된다. 그녀의 이름은 진 레이드, 어느날 그녀의 아버지는 예상치 못한 일로 비행기를 타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그 비행기는 사고로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게 된다. 극적으로 살아남게 된 진 레이드의 아버지는 이 모든 것이 이미 예언됐다는 것을 듣게 된다.

이 수수께끼와 같은 예언, 어둡고 차가운 도시의 모습들.

이 소설에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긴장과 흥분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이미 예언된 운명에 대해 의심하면서도 피하는 것이 아닌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야마다 사장은 돈 버는 법을 알고 있다 

야마다 아키오 저, 김경원 옮김 / 아우름 / 1만2,000원

“사람은 일만 하며 살아가지 않는다. 하물며 사람은 마차를 끄는 말이 아니다. 이 점을 생각해서 의욕을 북돋워주는 것이 윗자리에 앉은 사람의 의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경영자만이 돈을 버는 사원과 돈을 버는 회사를 키워낼 수 있다.”

연간 휴일 140일, 잔업금지, 육아휴직 3년과 같은 파격적인 제도, 런닝셔츠를 입고 회사에 출근해 사장실에 연극포스터를 붙이는 것을 자랑으로 삼는 일본 미라이공업의 야마다 아키오 사장.

1991년 일본 경기가 침체되고 2001년까지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평균 1.1%에 그치는 장기불황의 시기 속에서 도산하는 기업들이 속출했다.

그러나 미라이공업은 일본의 장기불황이 시작되는 1991년, 나고야 증권거래소 제2부에 상장하고 2012년에는 직원 800여 명, 보유한 특허기술 664건, 연간 200억엔의 매출을 이뤄냈다.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 놓고 싸게 팔지 말라’는 경영철학으로 회사경쟁력을 키운 야마다 아키오 사장은 ‘사원들의 일할 의욕을 높여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는 사고방식으로 국내 경영자들에게 불황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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