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꿈꾸며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꿈꾸며
  • EPJ
  • 승인 2014.05.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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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싫어한다. 학창시절을 제외하고는 내 호주머니를 털어 책 한권 사본 기억이 없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성인(聖人)이 얘기한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말을 아직까지 가슴에 담고 살아가고 있다. 독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문득 옛날 독서주간이 생각난다.

과연 우리 국민은 얼마나 많은 양의 책을 읽을까. 한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 1년 평균 독서량은 9.2권 수준이라고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다 이따금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면 부러운 생각이 드는 동시에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독서라는 행위는 예외가 아닐까 싶다. 손에 잡히는 모든 책이 나의 친구이자 스승이다. 독서를 통해 지식을 쌓기보다 지혜를 얻고자 하는 건 나만의 욕심일까.

최근 우연한 기회에 책 한권을 손에 쥐게 됐다. 예사롭지 않은 제목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젊은 변호사의 고백’저자는 이 책에서 대한민국 법조계의 내부자로서 느껴왔던 모순과 부조리를 말하고 있다. 머리말에서부터 국민 대다수의 공감을 얻었던 드라마 <추적자>와 영화 <도가니> <부러진 화살>을 꺼내들었다.

드라마와 영화 내용이 허구냐 사실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본 수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분노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그 속에서 악역을 맡았던 법조인들은 좀처럼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지난 10년간의 법조계 경험을 돌아보며 우리 법조계 문제점들을 파헤쳐 우리나라 법조계가 무엇을 반성하고 바로 잡아야하는지에 관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 나오는 진짜 이유’, ‘왜 갈수록 법조계는 보수화 되는가’ 등 몇몇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편견 없는 시선으로 법조계의 낡은 관행과 오래된 병폐를 콕콕 집어내는 젊은 변호사의 속 시원한 문장이 단숨에 책을 읽어 내려가게 만든다.

젊은 변호사가 직접 목격한 대한민국 사법부 커넥션은 물론 국민의 신뢰와 믿음을 저버린 법조계의 흔들리는 소식 등은 단순한 내부고발이라기 보다는 법조계 자정을 위한 작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공정한 사회로 가는 길목으로 생각하고, 저자와 같이 양심 있고 정의로운 법조인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칼럼리스트 강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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