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단체 가입 다시 한 번 추진한다
상급단체 가입 다시 한 번 추진한다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4.04.15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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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희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 중앙위원장]
공기업 부패의 원인은 부패한 정권에 있다
취임 1년, 자신감 갖고 앞으로 더 잘할 것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이 노정관계의 불리함을 타파하기 위해 상급단체 가입을 다시 한 번 추진하기로 했다. 이인희 한수원노조 중앙위원장은 취임 1주년에 즈음해 가진 3월 20일 전문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5월에 열릴 대의원대회에서 상급단체 가입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수원 노조는 지난 2004년과 2006년 두 차례 상급단체 가입을 시도했으나 조합원 투표 결과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고 부결돼, 현재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 등의 상급단체 없이 독립적인 기업노조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상급단체 문제와 함께 한수원 비리, 인사이동과 복지축소 등에 대한 노조의 입장을 이인희 위원장으로부터 들어봤다.

▲ 이인희 한수원 노조위원장
한수원 비리는 정권 차원의 권력형 비리

이인희 위원장은 한수원의 비리에 대해 추호도 옹호할 생각이 없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지고 있는 비리가 한수원이라는 한 기업의 도덕적 해이로만 이해할 수 있는 문제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일련의 한수원 비리가 권력형 비리사건이라고 규정한 바 있습니다. 공기업은 예산 인사 인력에 있어 거의 100%가 정부에 종속돼 있습니다. 전 사장과 차관이 실형을 받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부패한 정권이야말로 그에 종속된 공기업 부패의 직접적 원인이며, 기업 내부나 힘 있는 자에게 아부해야 출세하는 국가사회구조가 그 근본적 원인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구조적 혁신만이 근본 처방일 것임에도 이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인희 위원장은 한수원 비리는 정권 차원의 비리이며, 한수원을 마녀사냥 하는 것은 원인과 결과를 혼동한 오류일 뿐 아니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고 일갈했다.

지난 1년간 한수원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규제를 한수원노조 홀로 감당하기에는 힘에 부쳤던 모양이다. 이 위원장은 과거 집행부가 두 차례 실패했던 상급단체 가입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과거의 상급단체 가입 무산은 여러 원인이 있었습니다. 민주노총의 반원전 정책에 대한 조합원들의 거부감과 함께 여러 곳에서의 집요한 방해도 한몫 했죠. 그러나 지금은 민주노총도 입장의 변화가 있었고, 무엇보다 조합원들이 상급단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5월 열리는 대의원대회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해 올해 안에 결실을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상급단체 가입은 쉽지 않은 문제다. 무엇보다도 실패했을 경우 노조 집행부는 조기 레임덕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항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조합원 투표의 방법도 고민할 것입니다. 2006년에는 민주노총 가입 의견이 40%를 넘었지만 무효표가 많아 과반수가 되지 못했던 것을 교훈으로 삼아 가장 합리적 투표 방법을 찾겠습니다.”

어렵더라도 동료를 믿고 함께 승리하자

다음으로 원자력본부 조합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사이동에 대해 “완벽하지는 못했지만 차선의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인사이동은 노조가 불리한 위치에서 칼날을 잡고 협상과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합의’가 아닌 ‘협의’의 대상인 직원인사이동은 회사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2012년도처럼 대규모의 인사파동이 예상되는 점을 감안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인희 위원장은 결과적으로 이번 인사이동에서 2012년도 강제이동 복귀자 중 복귀희망자 59명에 대해 52명을 복귀시켰으며, 발령 마지막까지 회사로부터 강제되는 인사가 없도록 밤샘대기까지 하며 만전을 다하고자 했다. 그러나 중앙노조에 포착되지 않은 10명 정도의 강제이동자가 발생했으며, 그 원인은 해당사업장의 전출자에 대비한 타 본부의 이동희망인원의 격차로 인한 것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최선을 다했으나 미진함에 대해 달게 비판받겠으며, 투쟁으로 인한 손실보다 끈질긴 협상으로 인한 손실이 더 크다고 생각하신다면 이 또한 달게 비판 받겠습니다”고 조합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이인희 위원장을 비롯한 5대 집행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이 위원장은 늘 공약집을 책상에 펴놓고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년의 활동을 스스로 냉엄하게 평가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 당초의 초심을 스스로 점검하면서 앞으로 1년을 준비하고 계획해 갈 것입니다.

“1년을 지난 소감이요? 우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노사 및 노정관계에서 조합원들의 요구사항을 잘 알게 됐고, 앞으로 더 잘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이 위원장은 향후 현장 인력 부족 문제와 공기업에 대한 정부의 마녀사냥식 몰아가기 등의 현안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과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 선조의 말을 믿는다는 이인희 위원장은 “아무리 어렵더라도 자신만 살면 된다는 생각보다는 동료를 믿고 우리 모두 함께 승리한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나아갔으면 한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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