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대역사, 무에서 유를 창조하다”
“7년의 대역사, 무에서 유를 창조하다”
  • 박재구 기자
  • 승인 2007.02.26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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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찾아서] 한국서부발전(주) 청송양수발전소

2007년 1월 24일 4년여의 시간이 흘러 다시 찾은 청송양수발전소 현장은 기대감과 함께 약간의 설렘마저 갖게 한다. 2003년 경 한창 건설공사가 진행 중이던 현장을 다녀간 터라 공사가 끝난 지금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더 궁금해진다.

안동을 지나 청송으로 접어드니 예전 기억이 되살아난다, 청송양수발전소로 가는 길은 적막한 기운마저 드는 것이 예전과 변함이 없어 보이고 당시 건설처 사무실로 쓰던 임시 사무실도 그 모습 그대로 있다. 하지만 취재를 위해 둘러본 현장은 옛 기억 속의 모습을 떠올리기 힘들 만큼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다가와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일대의 전경 자체가 바뀌었다”는 이한희 청송양수발전처장의 말처럼 건설공사가 끝난 청송양수발전소의 모습은 ‘7년의 대역사’라는 말을 저절로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건설 과정을 일부나마 지켜봤던 터이기에 완공된 현장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감회가 사뭇 다르다. 힘들었던 7년의 공사과정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케 만든다.

경북 청송군 파천면 신흥리와 안덕면 노래리에 위치한 총 60만㎾(30만㎾×2기)의 순양수식 발전소인 청송양수발전소는 한국서부발전(주)가 건설한 국내 6번째 양수발전소이다. 지난 2000년 9월 첫 삽을 뜬 이후 7년에 가까운 대역사를 거쳐 2006년 9월 1호기가, 12월에 2호기가 각각 준공되어 현재 운영을 하고 있으며 오는 3월 9일 준공행사를 앞두고 있다.

청송양수발전소의 준공으로 연간 11억1,200만㎾h의 전력생산이 가능해 경북 북부지역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청송양수발전소 건설의 기전설비는 GE Energy(노르웨이) A.S사가 주기기를 공급하고, 토건공사는 동아건설과 삼성물산이, 기전공사는 두산중공업과 한화건설이 각각 담당했다.

다양한 최신공법 도입, 친환경발전소로 건설

청송양수발전소는 설계 단계부터 시공까지 선행 발전소 건설경험을 토대로 167건의 개선 사례를 반영해 고품질을 확보하고 수몰지역 수목과 철거 잔재류 등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최대한 재활용해 공사비 절감효과를 거두었다. 또 안전작업을 가능케 하는 최신공법을 과감히 채택해 안전제일의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2000년 6월부터 전개한 무재해운동이 경상북도 내 건설현장에선 유일하게 무재해 5배수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청송양수발전소 건설에는 ‘Curb Element’ 공법과 Roller에 인공위성 수신장치를 부착해 댐 작업시 Roller의 다짐횟수, 다짐층 두께, 다짐궤적은 물론 장비의 이동속도까지 측정해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GPS를 이용한 댐 다짐 관리 공법’, 높이 400m의 수직터널 굴착용 Pilot터널 굴착 시 기계화 공법인 ‘RBM공법’(Raise Boring Machine Method) 등 다양한 최신공법이 적용됐다.

특히 ‘Curb Element’ 공법은 CFRD 형식의 댐 축조시 기존의 상류사면 보호공법으로 시공할 경우 댐 축조 후에도 깎기와 덧치기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원천적으로 배제시킨 국내에선 최초로 도입된 신공법으로 공기단축 및 18억원의 공사비 절감효과를 거둬 2004년도 감사원 우수사례로 인정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청송양수발전소는 완공 후 실 가동에 있어서도 130km 떨어진 삼랑진 발전소에서 기동, 정지 및 운전을 하는 원격제어 기능시스템을 적용해 준공 후 발전소 운영비 1,400억원의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청송양수발전소는 건설현장과 공정전반에 걸쳐 환경을 최우선한 친환경 발전소이다. 공사 초기 자연훼손이 큰 양수발전소 건설 특성을 감안, 훼손 즉시 복구(Just in Recovery) 개념을 도입, 건설공사 중에도 조경을 실시해 건설현장 자체가 공원 같은 느낌을 주고 깨끗한 발전소 근무분위기를 조성하도록 했다.

댐 마루에는 국내 최초로 칼라 보도블럭 설치, 잔디 및 조경수 등을 식재해 환경친화적인 녹화 Zone을 조성하고 상하부 도로지역에는 지역 대학교 전문교수의 자문을 받아 발전소 건설현장 최초로 ‘동물이동통로’까지 설치했다. 또 겨울을 제외한 계절별 꽃들을 감상할 수 있는 테마조경을 꾸며 발전소를 찾는 이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하발전소 입구에는 형광판으로 제작한 ‘기업이념 홍보 전시물’을 설치하고 천정부도 예술적 미감을 살린 야광그래픽 도장으로 마감해 어둡고 습한 느낌이 들 수 있는 지하 현장의 이미지를 밝게 바꿔 놓았다. 아울러 도로변에 설치한 청송건설처 안내 간판 역시 단순 문자형을 탈피, 그림으로 보는 간판을 선보여 IT시대에 부합하는 디지털화를 시도했다.

지역과 함께 하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각

청송양수발전소에 가면 다른 발전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곳이 있다. 바로 ‘망향의 동산’이다. 국내 댐 최초로 수몰지역 주민들을 위해 고향 마을이 가장 잘 보이는 하부저수지 방수구 지역에 망향의 동산을 조성했다.

이곳에 위치한 수문설비 벽면에는 수몰 전 마을 전경과 31세대 이주민 전 가족의 이름과 함께 수몰주민 자녀가 쓴 시(詩)가 영구보전이 가능한 타일로 제작돼 새겨져 있어 고향을 잃은 이들의 서운함을 달래는 마음의 고향이 되고 있다. 또 이곳에는 발굴 문화유적인 신라시대 석곽고분 1기가 이전복원 전시되어 있고 기념물 앞 뒤편으로 펼쳐진 잔디밭은 야외 결혼식장이나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편 청송양수발전소는 준공과 함께 주왕산 국립공원과 연계한 관광코스로서 청송의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다. 이미 2007년 해맞이 행사를 비롯해 평소에도 발전소를 구경하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청송양수발전처는 연간 3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도 청송양수발전소 건설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미 건설기간 중 연인원 약 110만명의 고용효과 220억원과 각종 세금 200억원 등 약 42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왔고 이와 함께 건설을 시작한 2000년부터 발전소 주변지역에 공공시설사업, 소득증대사업, 육영사업에 매년 10억원의 지원과 특별지원금 60억원 등 발전소 가동기간 동안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으로 약 251억원이 지원될 예정이어서 총 670여억원이 경제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청송양수발전소 건설에 주목해야 할 점은 국내 최초로 지역주민과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유치를 희망해 성사시킨 건설프로젝트로 지역이기주의와 님비현상을 극복한 성공사례이며 국내 발전소 건설에 있어 찾아보기 힘든, 계획했던 공사기간을 맞춰 적기 준공하는 발전소라는 것이다.

거의 모든 발전소 건설이 인·허가 문제나 지역주민들과의 마찰, 공정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계획된 공기를 초과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하지만 청송양수발전소는 그러한 여건들을 극복하고 적기 준공에 성공, 공정관리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단 한건의 인명사망 사고 없이 공사를 마무리 지음으로써 철저한 안전관리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를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청송양수발전소는 기존 건설사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과감한 최신공법 적용, 직원들의 무한 사명감,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결과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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