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을 보고나서
영화 변호인을 보고나서
  • EPJ
  • 승인 2014.01.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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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한 인권변호사 활약상을 그린 ‘변호인’이란 영화를 봤다. 극장 관람석에 빈자리가 없을 만큼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고 한다. 지루하고 고통스런 법정영화인데 무슨 이유로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당기는지 의문이 들었다.

변호사의 변신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 송 변호사는 짧은 법관생활을 마치고 상업변호사의 길을 걷는다. 상업변호사란 사회적 정의나 가치를 추구하기보다는 개인의 성공과 부를 추구하는 변호사를 의미한다.

당시 법무사들로부터 영역침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변호사들이 손을 뻗치지 않았던 부동산등기업무를 시작해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 이에 다른 변호사들이 등기업무에 몰려들자 그는 다시 새로운 영역인 세무변호사의 길을 개척해 상당한 돈을 번다.

세무소송은 법률 영역인 동시에 회계분야를 포함하고 있어 상고졸업생인 주인공에게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친근한 분야였다. 그러다가 송 변호사는 과거에 인연이 있던 국밥집 아주머니 아들의 국가보안법 위반사건을 변호하게 된다.

이 사건은 1980년대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등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으로 감금과 고문을 한 사건으로, 공안당국은 물고문을 비롯해 통닭구이고문으로 독서모임을 반국가단체로 만들었다. 뒤늦게 인권변호사 대열에 합류한 주인공은 오뚜기처럼 타협하지 않고 전력투구로 국밥집 아들의 무죄판결에 앞장서게 된다. 국가안보를 위한다는 허망한 실체에 사로잡혀 고문을 자행하던 그 시대의 사회상을 고발한 것이다.

그 후 세월이 흘러 주인공은 노사분규 개입 및 박종철 군 사망사건의 항의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돼 옥살이를 하게 된다. 이 영화는 전직 대통령이 젊은 날에 변론했던 국가보안법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법정영화이다.

변호인은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방어력을 보충하는 것을 임무로 하는 법률상 보조자로서 변호사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 모든 국민은 피의자신문을 받을 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변호사에 대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변호사가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변호인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라는 영화 대사가 있다. 국민 누구나 알고 있는 주권재민에 관한 헌법의 규정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오히려 권력의 원천이라는 일반 국민은 약자고, 폭력배가 무서워 상인들은 세금 이외에도 자릿세명목으로 돈을 건네줘야 한다. 재벌의 위세 때문에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은 납품물건의 정당한 가격을 받지 못하고, 부당한 공권력 앞에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도 못한다.

국민의 권리가 현실에서 무시를 당하면 누가 이들을 보호할 것인가? 변호인의 주인공 송 변호사는 외친다. “국가의 법이 힘이 약한 국민들을 지켜주지 못하는데 법조인이 앞장을 서야죠”라고 말이다.

부러진 화살로 대변되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 법률가를 향한 사회의 따가운 시선 등은 법률가가 본래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지 못해서가 아닐까? 법률가가 정의를 위해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과감히 내놓은 때만이 영화 변호인의 감동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 사회가 점점 더 이기주의적으로 변해가고 있는데, 법률가들이 자기희생을 통해 국민에게 감동을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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