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전력산업에 큰 획 긋는 2014년을 기대한다
(권두언)전력산업에 큰 획 긋는 2014년을 기대한다
  • EPJ
  • 승인 2014.01.1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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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년 2014년이 밝았다. 예부터 갑오년에는 큰일이 많았다.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갑오개혁과 동학농민운동이 1894년 갑오년의 일이다. 또 이해에는 동북아 질서에 일대 파란을 일으킨 청일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더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1654년 갑오년에는 비록 청의 요구에 의한 것이지만 우리나라가 최초로 러시아 정벌을 시도한 나선정벌이 있었고, 1234년 갑오년은 온 나라가 전란의 회오리 속으로 빠져든 몽골의 고려 침략이 시작된 해이기도 하다.

또 가장 가까운 갑오년이었던 1954년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독도에 영토 표지를 설치하고, 등대를 점등해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천명하기도 했다.

이렇듯 역사적으로 갑오년은 변혁의 시작을 알리는 여러 사건들이 일어났다. 그렇다면 2014년 갑오년은 우리 전력 및 에너지계에 어떤 해로 기억될 것인가?

우선 이 땅에 전기가 들어온 지 130여 년 만에 전력그룹이 모두 지방으로 이전하는 역사적인 해로 기억될 것이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이라는 정부 정책으로 말미암아 수도권에 위치한 한전 및 전력그룹이 전국 방방곳곳으로 흩어지게 된다.

아마도 남동발전을 시작으로 해 올해 대부분이 혁신도시 등으로 이전하고, 내년 말경 한수원의 경주 이전으로 그 대단원의 막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물론 대단히 많은 부분이 불편할 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히 불편할 것이다. 수도권에 모든 기능이 집중된 이 나라에서 공공기관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낯선 지역으로의 반강제적인 이동을 반길 직원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국토균형발전과 자립지방시대를 연다는 국가적 대계에 따른 결정이니만큼 불편을 감내하고, 더욱 열심히 업무에 임해주기를 부탁한다. 후세에 그대들의 노고가 ‘지방시대를 연 선구자’로서 기억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또 2014년은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이 확정돼 새로운 에너지체계와 정책이 펼쳐지는 해다. 원전비중과 분산형 전원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는 만큼 현명한 결정과 정책수행 의지를 기대한다.

올해는 공기업들에게 무척 힘든 날이 예상된다. 정부는 공기업 부채를 줄이기 위해 더욱 강한 채찍질을 가할 것이라고 한다. 수많은 정책적 결정으로 누적된 공기업 부채를 왜 공기업만이 책임지라고 하는지, 본인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적어도 정부가 먼저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부채 탕감에 대한 대책을 가해자의 입장에서 대승적으로 논의해야 맞는 일이라고 보이는데···. 참 아쉽기도 하고, 마른 수건을 더 짜야 하는 전력그룹 후배들을 보면 연민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전력산업에 큰 변화를 예고하며, 희망과 불안이 공존한 상태로 시작하는 2014년이다. 이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는 “참 잘 견뎠구나, 정말 잘 이겨냈구나”하는 기쁨과 안도의 목소리를 듣기를 기원하며, 청말띠 답게 우리 모두가 하늘로 높이 뛰어오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월간저널 Electric Power 회장 고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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