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재판을 바라보는 시각
배심재판을 바라보는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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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2.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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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어떤 시인의 공직선거법위반에 대한 국민참여재판(배심재판)에서 법원은 “배심원의 의견이 법관의 직업적 양심과 충돌할 경우 양심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기속력을 갖는다”며 “법률전문가가 아닌 배심원이 유무죄를 판단하기 쉽지 않고 사안의 성격상 배심원의 정치적 입장과 지역의 법 감정에 판단이 좌우될 여지가 있다”면서 피고인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배심재판은 영국에서 귀족이 백마를 타고 지방순회재판을 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제도에서 시작됐는데 절대왕권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배심재판은 일반인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이 재판 또는 기소에 참여해 사실문제와 유죄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배심원이 사실문제뿐만 아니라 법률문제에 대해 법관과 함께 결정하는 제도인 참심제(參審制)도 배심제의 한 형태다.

우리나라는 배심제와 참심제를 혼용한 형태로 배심재판을 운영하고 있으며, 법관은 배심원의 평결에 구속되지 않는다. 배심원 평결의 기속력이 인정되는 미국에서도 변론절차에서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거나, 평결 결과에 명백한 오류가 있을 때는 법관이 평결불복판결(Judgement notwithstanding the verdict)을 선고할 수 있다. 반면 미국 형사소송절차에서 배심원단의 무죄평결을 뒤집어 유죄판결로 변경하는 것은 배심원에 의해 신속히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해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배심재판에 대한 찬반논란과 아울러 그 적용범위를 확대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배심재판은 국민의 법감정과 건전한 상식을 반영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이를 통해 전관예우나 법조비리를 감소시킬 수 있고, 판사와 배심원이 견제와 균형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할 수 있으므로 배심재판의 대상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견해가 있다.

이와 반대로 배심원들이 감정에 치우쳐 정의와 무관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고, 지역감정과 관련된 사건이나 정치적 사건은 공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우므로 배심재판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법관은 사건의 법리의 난해성, 사회적 영향력, 예상되는 심리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참여재판에서 배제시킬 수 있다. 명예훼손사건은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경우가 많고, 우리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 인정범위에 대한 결정은 일반인의 건전한 의식수준에서 판단돼야하기 때문에 보통 국민이 일반적 감정에 비춰 명예훼손의 해당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볼 수는 없다.

공직선거법위반사건도 이와 동일하다. 그리고 배심재판에 적합하다고 판단된 사건에 대해 법원은 배심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최근 하급심 법원은 지하철에서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여인의 모습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행위와 관련해 성폭력범죄 위반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공공장소에서 사람의 시야에 비치는 모습을 그대로 촬영한 행위는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하는 타인의 신체 촬영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법원은 다수 배심원의 무죄평결을 존중해 무죄를 선고했다. 성추행의 기준을 보통사람인 배심원들의 합리적 판단에서 찾은 결과다.

최정식 교수는...
서울대 법대 동대학원에서 학사와 석사를, 연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했으며 중앙병무청 행정심판위원, 대한주택보증(주) 법률 고문, 서울지방경찰청 법률 상담관, 고려대학교 의사법학연구소 외래교수,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 법무법인 청솔 대표변호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스카우트연맹 법률고문,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피해자배상심의위원, 서울남부지방법원 조정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숭실대학교 법과대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증권집단소송법의 이해’ 등의 저서와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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