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예방정비 기술 ‘현재, 미래를 만나다’
전력위기 ‘구멍’ 예방정비서 해답 찾아야
[특집] 예방정비 기술 ‘현재, 미래를 만나다’
전력위기 ‘구멍’ 예방정비서 해답 찾아야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3.12.09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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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전력분야 예방정비 진단기술 세미나 성료
고장정지, 금전적 피해 넘어 국가 신뢰성 영향

올해 국감에서 발표된 한수원의 2001년 4월부터 올해 9월까지 부품 고장으로 인한 발전정지 내역을 살펴보면 총 56건에 달한다. 이에 따른 발전손실금은 2,837억 규모다.

부품 공급사의 자체 검증을 통한 납품도 중요하지만 주기적인 예방정비가 올바르게 이뤄졌다면 이와 같은 손실은 상당부분 줄일 수 있어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기저부하 역할을 하고 있는 화력발전도 올해 잦은 고장정지로 전력위기를 자초할 뻔했다. 고장정지는 단순한 금전적 피해를 넘어 국내 발전기술의 신뢰성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지양해야 하는 점임에 틀림없다. 이런 이유로 전력설비의 불시정지를 방지하고 정지시간을 최소화하는 한편, 설비 이용률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운전수명을 가지고 있는 발전소의 경우 고장정비의 개념보다 사전에 주기기를 비롯한 기자재들을 점검하는 예방정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본지는 전력설비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2007년부터 진행해 온 ‘전력분야 예방정비 진단기술 세미나’를 11월 1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거문고홀에서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고인석 본지 회장을 비롯해 나동채 당시 한전 SG사업처장, 원영진 한전 기술기획처장, 이태선 한전 기자재시험검사센터장, 박석순 한전 전력연구원 연구전략실장, 손명수 전력기술인협회 전력기술연구원장, 박재덕 대한전기협회 기술처장, 원승재 삼성물산 고문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16개 진단기술 주제로 발표·토론 펼쳐

‘2013 전력분야 예방정비 진단기술 세미나’는 분야별 주제발표 및 토론을 통해 우수 예방진단 기술을 공유하고, 예방정비 기술 개선 및 고도화를 위한 연구과제 발굴은 물론, 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전력인이 만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올해 세미나에는 한전 및 6개 발전사 관계자를 비롯해 한전KPS, 한전KDN, 전력연구원, 정비업체, 민간발전사 등의 실무자 300여 명이 참석해 열띤 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이날 세미나는 발전과 송·변·배전 분야 총 16개 주제에 걸친 발표와 종합 토론으로 진행됐다.

오전에 발표된 분야별 주제 발표는 ▲설비관리 최적화를 위한 위험도기반 정비(최우성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 ▲융복합센서 및 IEC61850 기반의 초고압 GIS감시진단(서덕기 한전KDN 차장) ▲전력용 발전기 Retrofit 동향과 기술(김상식 한전KPS 팀장) ▲RCM·RBM을 중심으로 한 상태기반정비체계 구축(김군회 남동발전 차장) ▲파단면 분석기법을 이용한 154kV 송전선로 관형지지물 붕괴사고 분석 사례(정남근 전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5건이 진행됐다.

이어 오후에는 ▲배전기자재 고장유형 및 예방진단(정변훈 설비진단센터 팀장) ▲지중송전케이블 온라인 열화상 감시시스템 시범도입(정현성 한전 차장) ▲배전기자재운영현황 및 중장기개발 계획(이문규 한전 차장) ▲가스절연 개페장치 부분방전 진단기술(주형준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 ▲지중배전케이블 고장원인과 진단기술(정연하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 ▲오스테나이트계 재질(TP347H) 용접부 SR 균열 메커니즘 및 대책 고찰(성주환 서부발전 부장) ▲예측진단 기술동향 및 남부발전 구축사례(정성묵 남부발전 차장) ▲후탄 압력용기용 저합금강(Mn-Mo)용접특성(안종석 동서발전 부장) ▲고전압 회전기기 절연진단 기술(공태식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 ▲액체영역제어계통 수위제어 최적장비를 통한 원자로 출력오차 개선(최성환 한수원 차장) ▲펌프터빈 샤프트 seal system 고찰(한기학 한수원 차장) 등 11건의 주제가 발표됐다.

“광역정전 사태 언제든 올 수 있다”

세미나 개회식에서 고인석 본지 회장은 “근래의 불미스러운 원전 부품 위조 사건으로 인해 원자력발전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어 원자력 정비진단기술은 더욱 중요해졌다”며 “원자력발전은 진단 뿐 아니라 부품 품질관리 면에서 늘 최선을 다해야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 회장은 “올해 하계전력수급 위기에서 볼 수 있듯이 전력공급능력이 최대 수요에 못 미치는 경우 광역정전은 언제든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며 “이런 비상사태를 대비해서라도 전력설비의 유지·정비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어떤 상황에서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예방정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동채 당시 한전 SG사업처장은 격려사를 통해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신뢰성 높은 전력설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고, 선진국 등은 노후설비의 증가로 예방정비 진단기술 분야의 수요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이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고 예방정비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여러 현장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들을 이번 세미나를 통해 공유함으로써 국내 전력설비 예방정비 진단기술이 한 단계 향상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매년 개최되고 있는 본 세미나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동시에 원활한 소통과 교류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격려사에 나선 박석순 전력연구원 연구전략실장은 “본 세미나를 통해 발전회사 분사 이후 각 발전사별로 자체적으로 쌓아온 정비진단기술을 함께 토론함으로써 국내 발전산업이 한 단계 성숙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정비진단기술을 공유하고 새로운 기술 개발을 견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능개선 통해 설비 안정성 확보해야

김상식 한전KPS 팀장은 ‘전력용 발전기 Retrofit 동향과 기술’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발전기 성능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상식 팀장은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서는 발전기 노후화에 따른 설비의 안정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또 정비업체의 경우 노후설비의 수명연장, 출력증대, 효율향상 등의 성능개선 공사를 기회사업으로 육성함으로써 매출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성능개선사업의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김 팀장은 “현재 발전기 절연진단을 비롯한 수명평가 및 발전기 특성시험, 고정자·회전자 재권선 및 교체, 핵심부품 역설계 등의 성능개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핵심기술의 국산화를 통해 제작사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부품소재 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전KPS는 2016년까지 ‘발전기 성능개선 일관 정비체계 구축’을 목표로 발전기 성능개선 분야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주요 추진 사업은 ▲통합 발전기 수명평가 시스템 개발 ▲발전기 고장 형태별 해석기술 확립 ▲발전기 전 모델 핵심부품 3D 모델링 및 데이터베이스화 등이다.

RBM 법제화로 법정검사 면제 필요

김군회 남동발전 차장은 ‘RCM·RBM을 중심으로 한 상태기반정비체계 구축’에 관해 발표했다.

RCM(신뢰도중심정비)은 발전설비의 고장모드와 영향을 분석해 고장모드의 중요도를 평가하고, 주요 고장모드에 대한 원인을 도출함으로써 각 원인별 예방정검 방법과 주기를 최적화하는 정비 프로세스다.

RBM(위험도기반정비)은 예측 가능한 손상기구(열화 등)를 가진 설비(보일러, 터빈 등)의 점검 포인트를 선정하고, 공인된 기관에서 제시하는 검사방법을 통해 위험도 등급을 평가해 검사시기, 범위, 방법 등을 결정하는 수명관리 프로세스다.

김군회 차장은 “RCM 분석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장 보전업무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담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또 고장데이터 부족으로 EPRI PMBD를 활용하고 있는데 Reference Data 보강이 절실하다”고 RCM 개선안을 발표했다.

또 “RBM은 위험도 평가 프로세스가 체계화 되지 않아 현장에서 많은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는데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시스템화가 필요하다”며 “특히 RBM 진단 프로세스 법제화를 통한 발전설비 법정검사 면제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부발전, 예측진단시스템 고도화 추진

‘예측진단 기술동향 및 남부발전 구축사례’를 주제로 예측진단의 필요성을 발표한 정성묵 남부발전 차장은 IT와 융합된 통합감시형 예측진단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묵 차장은 “발전사업자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은 물론 발전설비 신뢰도, 수익창출, 안전, 환경 등 다각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와 같은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바로 예측진단시스템이다”고 밝혔다.

정성묵 차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발전설비의 비계획정지율은 전년대비 0.59% 증가했다. 이에 따른 매출손실액만 5,500억원 상당에 달한다. 또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762건의 발전설비 고장이 발생했다.

정성묵 차장은 “남부발전의 경우 지난해 통합감시센터(PMDC)를 구축해 예측진단시스템을 도입했다”며 “2015년까지 해외현장 원격감시, 신재생에너지 연계, 전문인력 양성 등의 고도화 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남부발전이 운영 중인 예측진단시스템의 특징은 ▲통합경보시스템 적용 ▲성능분석 전문 시스템 ▲연료소비시점 인지 기능 ▲자동 고장진단 기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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