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어) 절전의식, 남의 일이 아니다
(권두어) 절전의식, 남의 일이 아니다
  • EPJ
  • 승인 2013.07.0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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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더위는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전국은 전기 절약과 쾌적한 냉방 사이에 일대 격돌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는 예년보다 높은 기온과 원전 3기의 정지로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됨에 따라 대규모 전기사용자에 대한 전력 의무감축을 시행하고, 전기 다소비 건물의 냉방 온도 26℃ 제한, 문 열고 냉방 영업하는 행위 금지 등의 의무를 부과했다.

또 여름철 전력 피크시간대(오후 2~5시)에는 에너지 다소비건물 476곳과 공공기관의 냉방기를 30분 단위로 상시 순차 운휴하도록 하고 있으며,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냉방 온도를 28℃로 제한하고, 7~8월 전기사용량을 전년 동기 대비 15% 절감함과 동시에 전력 피크시간대 전기사용량을 20% 절감하는 조치를 병행 중이다.

에너지사용제한 조치는 6월 18일부터 시행했고, 위반업체에 대한 과태료(최대 300만원) 부과는 7월 1일부터 적용했지만, 산업 활동에 크게 영향을 주는 대규모 전기사용자에 대한 절전 규제는 8월 5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에너지사용제한 조치의 세부내용을 보면, 우선 대규모 전기사용자 사용제한은 계약전력 5,000kW 이상인 2,631개 사업체는 8월 동안 오전 10∼11시, 오후 14∼17시 피크시간대의 전기사용량을 부하변동율에 따라 3∼15%를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한다.

건물 냉방온도 제한은 계약전력 100kW 이상인 전기다소비 건물 6만8,000여 개소와 2,000TOE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에너지다소비건물 476개소는 26℃ 이상으로 냉방온도를 제한된다. 특히 공공기관 2만여 곳에 대해서는 냉방온도 28℃로 제한한다.

또 냉방기를 가동한 채 출입문을 열어 놓고 영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오후 피크시간대인 2시∼5시에 공공기관 2만여 곳(예비력 300만kW 이하시 냉방기 가동 중지)과 에너지다소비건물 476곳의 냉방기를 순차 운영토록 했다.

이밖에도 공공기관의 전기사용을 제한해 7~8월 동안 전년 동월대비 전기사용량을 15% 절감하고 계약전력 100kW 이상인 기관은 오후 피크시간대 전기사용량을 전년 동월대비 20% 절감해야 한다. 이처럼 이번 여름 전기부족 사태는 국민 모두의 힘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들의 눈에는 수요예측을 잘못해 전력부족 사태를 야기한 정부와, 비리로 인해 원전을 멈추게 만든 원자력계가 원망스럽겠지만, 그들의 대한 적절한 비판과 처벌은 일벌백계로 이뤄질 것을 믿고, 당장의 전력위기에 고통분담을 하자고 당부하고 싶다.

그러나 여전히 냉방온도가 과도하게 낮아 썰렁할 정도인 사무실과, 문을 활짝 열어 둔 점포들도 많이 보인다. 절전을 나와 관련 없는 남의 일로 생각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이 하나 둘씩 늘어나다 보면 결국 블랙 아웃(광역 정전)은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블랙 아웃은 전 국민과 모든 산업에 궤멸적인 타격을 입힌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지금도 한전 등 전력기관은 스스로부터 절전에 앞장서도 있다. 그들의 절전 노력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는 한전 본사 방문을 권하고 싶다. 체감온도 30℃가 훨씬 넘는 찜통 사무실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근무하고 있는 한전 직원들을 보고 나면 아마도 가정과 사무실의 에어콘 전원을 내리고 싶어 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월간저널 Electric Power 회장 고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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