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전력시장도 이제 세계화 시대
전력시장 운영 노하우 개도국과 공유
[특집] 전력시장도 이제 세계화 시대
전력시장 운영 노하우 개도국과 공유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3.07.08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력거래소,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 개최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국가에 EMS기술 전수
글로벌 동반성장 ‘e-Happy Project’ 전개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전력산업 분야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아시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개도국과 동반성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전력거래소(이사장 남호기)는 6월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제9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SICEM)’를 개최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SICEM은 정책 주제 토론 위주로 펼쳐졌던 기존 행사에서 벗어나 외연을 확대한 전력산업 비즈니스 컨퍼런스로서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 ‘한·개도국 전력산업 동반성장을 위한 지구촌 행복 찾기’를 주제로 열렸다.

특히 전력거래소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전력산업의 성장세가 한층 뚜렷하다는 데 주목, 이들 지역 국가와의 협력에 이번 행사의 초점을 맞췄다. 이번 행사에 아시아, 아프리카 전력분야 정책당국자와 주요기관 전문가들을 초청한 이유도 해외사업 개발은 물론 광범위한 동반성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전력거래소는 6월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제9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주요 참가국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몽골과 전력산업 실무 노하우 공유

전력거래소는 본 행사에 앞서 에티오피아전력공사(EEPC), 몽골 전력중앙관제센터(NDC)와 전력마스터플랜 수립과 관련해 노하우를 공유하기위한 상호 협력관계 구축에 대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 메쿠리아 레마 에티오피아전력공사 부사장, 초트바타르 한드수렌 몽골 전력중앙관제센터 이사장 등 기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협약식을 통해 전력거래소는 그간 축적된 전력산업 전반에 걸친 실무 노하우인 전력계통운영, 전력시장운영, 전원계획수립, 전력IT 운영기술 등을 에티오피아, 몽골 등의 개도국과 공유키로 했다.

이번 MOU는 지난해 11월 IEA 사무총장이 전력거래소를 직접 방문한 자리에서 전력거래소의 선진 노하우를 개도국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동시에 최근 에티오피아와 몽골에서 대표단을 파견해 관련 기술을 적극 전수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추진됐다.

전력거래소는 우선 에티오피아와 오는 11월 중 에티오피아 전력기술 인력이 전력거래소 국제교육센터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EMS 분야에 있어서도 각종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몽골의 경우 최근 전력시장 도입으로 체제가 개편되고 있어 전력시장 운영규칙 수립과 전력시장시스템 도입에 있어 다양한 컨설팅을 요청한 상태다.

 

메쿠리아 레마 에티오피아전력공사 부사장,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 초트바타르 한드수렌 몽골 전력중앙관제센터 이사장(왼쪽부터)이 상호 협력관계 구축 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도·미얀마 등 한국과 협력 가능성 높다”

올해 SICEM 행사에는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비롯한 이강후 의원(새누리당), 이채익 의원(새누리당) 등이 참석해 전력시장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전체 에너지의 97%를 수입해야 하는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한강의 기적’을 일궈낼 수 있었던 것은 양질의 전기를 값싸고 안정적으로 공급한 전력산업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에티오피아, 인도, 미얀마, 몽골 등의 전력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강후 의원은 축사에서 “최근 원전에서 발생한 불미스런 사건으로 국민들이 원전에 대한 거부감과 오해가 증폭되고 있다”며 “하지만 해외 원전 수출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 원전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인 만큼 큰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전력거래소 주관으로 6월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제9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에는 전력분야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전력거래소, 인도서 전문인력 양성 지원

컨퍼런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아시아, 아프리카지역에서 초청된 에티오피아, 인도, 몽골, 미얀마 지역 전력산업 책임자들이 해당 국가 전력인프라 현황과 주요 과제, 한국과의 협력방안 등에 관해 발표했다.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선 메쿠리아 레마(Tulu Mekuria Lemma) 에티오피아전력공사(EEPC) 부사장은 지리적으로 북아프리카, 남아프리카, 유럽을 연결하는 아프리카-유럽 송전망 연계 프로젝트 구상을 밝혔다. 또 단기적으로 발전설비와 송전설비 확충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레마 부사장은 “에티오피아의 전력산업이 동반성장하기 위해서는 설비 건설 등 하드웨어 분야뿐만 아니라 전문 기술·관리 인력의 양성과 같은 소프트웨어 분야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마노하르 라우트(Manohar Gavindrao Raoot) 인도 전력거래소 CEO는 최근 급격한 수요 증가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도 전력시장 상황을 설명하면서, 수입석탄 사용 증가에 따른 전력비용 상승 문제와 인도 전체 설비의 30%를 차지하는 민간 발전사업의 현황 및 송전망 투자 확대 필요성 등에 대해 발표했다.

전력거래소와 인도 전력거래소는 지난 1월부터 인도 전력회사 전문인력에 대한 150만달러 규모의 공동 교육사업을 추진 중이며, 양 기관의 비공식 CEO 미팅을 통해 사업 시행이 확정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 번째로 발표에 나선 초트바타르 한드수렌(Tsogtbaatar Khandsuren) 몽골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풍부한 에너지 부존자원에도 불구하고 낙후된 전력설비와 수요 급증으로 인해 주기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는 몽골의 전력산업 최근 현황과 2001년 제정된 몽골에너지법에 단행된 전력산업구조개편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전력시장 도입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초트바타르 이사장은 남호기 이사장과 6월 11일 가진 CEO 회의를 통해 최근 몽골에서 전력난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600MW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과 연계해 한국의 EMS기술과 시장운영기술을 전수받고 싶다는 의향을 밝힌 바 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치 소(Kyee Soe) 미얀마 전 전력부 차관보는 최근 경제개방을 통해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미얀마의 향후 전력수급 전망과 구체적인 사업 승인 절차, 구체적인 사업 프로젝트에 대해 상세히 밝혔다. 그는 미얀마의 주력 발전원인 수력 분야 정책·기술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미얀마는 주요 발전원인 수력이 북부에 집중돼 있는 반면, 인구 대부분은 남부(양곤 약 7백만 거주)에 거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어 현재 500kV급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 중이다. 전력거래소는 미얀마와의 전력분야 동반성장 협력강화를 위해 치 소 전 미얀마 전력부 차관보를 전력거래소 명예자문관으로 위촉했다.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컨퍼런스에 참석해 축사를 건네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 글로벌 오픈 마인드 필요

두 번째 세션에서는 한국의 해외진출 사례 발표와 함께 지난 50년간 급속한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며 축적한 전력산업 기술과 노하우를 참여 국가와 공유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국내 연사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전력분야 해외사업이 결실을 맺기 위해 국내 정부는 물론 국제 금융기관의 지원 자금을 활용한 사업 추진을 통해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동시에 해외 기관들의 인지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해외사업을 통해 단순히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CSR)을 통해 해외 협력기관·업체,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극대화함으로써 기업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글로벌 오픈 마인드로 해외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할 때라고 밝혔다.

특히 해외시장 진출 시 해외 현지에 대한 기본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접근하면, 현지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시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기반으로 현지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홍두표 전력거래소 미래전략실장은 전력거래소의 국제협력 활동과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과의 협력 방안을 소개하면서 향후 전력거래소가 국내 전력산업에서 축적한 전력계통운영기술, 전력시장운영기술, 전원계획기술, 전력IT 운영기술 등의 노하우를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과 공유하는데 적극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홍 실장은 “전력분야 기술과 노하우 공유를 통해 한국과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이 모두 행복해지자는 뜻에서 ‘e-Happy Project’로 명칭을 정했다”고 프로젝트의 의미를 설명했다.

유상희 동의대 교수 사회로 진행된 패널토의에서는 한국과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의 전력산업이 동반성장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패널로 나선 박문희 대성에너지 이사는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국가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분산형 전력시스템 구축이 유망하다”며 “국가별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는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사업의 경우 정부의 역할이 크고 사업절차나 국가별 현지 사정이 다르다”며 “조급히 서두르는 방식보다는 차분히 상대 국가의 신뢰를 얻어가는 방식이 우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