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밀양 송전탑, 상생의 길을 찾아야
(권두언) 밀양 송전탑, 상생의 길을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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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6.1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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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가 또 다시 중단됐다. 5월 29일 정부는 밀양 반대 주민들과 합의를 통해 전문가협의체를 구성하고 전문가 협의체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40일간 공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조환익 한전 사장, 김준한 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 대표 등이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위 산하 통상에너지소위에 참석해 산업위가 제시한 중재안을 받아들여 밀양송전탑 공사를 일시 중단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전문가협의체는 한전이 추천하는 3인, 반대대책위 추천 3인, 국회가 추천하는 3인씩 총 9명으로 구성되고, 우회 송전 여부를 포함한 송전방식을 논의하도록 했다. 협의체는 향후 40일 동안 가동되며 이 기간 동안 송전탑 공사는 일시 중단된다. 다만 밀양 구간 중 인허가를 받은 철탑부지에 대해 공사현장 보전조치는 할 수 있도록 했다.

밀양 송전탑 건설 사업은 신고리원전 3호기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경남 창녕군 북경남 변전소로 보내는 90.5km 구간에 철탑 161기를 세우는 사업이다. 사업구간은 울주군, 기장군, 양산시, 밀양시, 창녕군 등 5개 시·군을 관통하며 밀양에 세워지는 송전탑 수는 모두 52기, 전체 송전탑의 3분의 1이 밀집해 있다.

밀양구간 송전탑 건설은 몇 년 동안 많은 갈등을 빚어왔다. 지역주민들의 재산권과 생존권이 우선이라는 주장과 국가 전력수급이 시급하다는 주장 속에 지역주민이 생명을 스스로 버리는 등 극한 대립 속에 지금까지 흘러왔다.

그동안 밀양 송전탑 건설을 둘러싸고 우리 사회가 얻은 교훈은 무엇일까? 물론 아직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국책 사업이라고 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과, 또 무작정 반대만이 상책은 아니라는 것 두 가지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명심해야 할 것 같다.

이제 공은 전문가협의체의 결정으로 넘어갔다. 어떠한 결론이 도출될지는 모르지만 한전과 반대 주민들 모두 협의체의 결정을 따라주길 바란다. 그리고 이번 결과는 다른 송전선로 건설에도 준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협의체의 신중하고 건설적인 판단을 요청한다.

협의체 구성원들은 자신을 추천한 이해 관계자의 입장보다 전문가로서의 양식과 대의를 생각해 최선의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그래서 전력공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송전선로 건설이 극한의 대립이 아닌 상생의 차원에서 모두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월간저널 Electric Power 회장 고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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