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된 기술수준에 맞는 전기안전 의식 필요”
“발전된 기술수준에 맞는 전기안전 의식 필요”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3.04.10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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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전기안전연구원장 인터뷰]
설계·시공·점검 등 모든 분야 안전 중요
전기제품 화재사고 원인 조사 업무 수행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화재사고 발생 시 현장에서 증거를 수집하는 감식반이 등장한다. 흔히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라 불리는 전문 과학수사대가 화재의 원인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화재사고(사건) 해결의 실마리는 정확한 발생 원인을 찾는데서 시작되기 때문에 조사기관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전기계에도 첨단장비를 동원해 이러한 화재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전기안전 전문기관이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전기안전연구원(원장 김종훈)은 2011년 2월부터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화재·감전 사고분야에 대한 제품사고조사센터로 지정받아 전기제품에서 발생하는 화재나 감전사고의 원인을 조사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쌓은 전기사고 조사·분석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사고원인 규명에 나섬으로써 소비자 안전 확보는 물론 전기제품에서 발생한 사고원인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 들어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이에 전기안전연구원의 역할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김종훈 원장은 1978년 전기안전공사에 입사, 35년간 한 우물만 판 전기분야 전문가다. 건축전기설비기술사 자격증을 사내에서 1호로 취득할 만큼 자기계발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지닌 그는 다양한 현장 경험까지 축적,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종훈 전기안전연구원장을 만나 그동안의 사업성과와 향후 업무계획을 들어봤다.

전국 현장이 실험실… 상용화 용이

▲ 김종훈 한국전기안전공사 전기안전연구원장

“현재 연구인력은 34명 불과하지만 그동안의 성과를 살펴보면 여느 연구기관에 뒤지지 않습니다. 특히 타 연구기관과 달리 전국 현장을 활용해 실험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단순히 연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게 전기안전연구원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전기안전연구원은 전기설비의 진단시험 IT개발과 전기재해에 대한 조사·분석, 전기안전기술기준 정립 등 전기안전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지금까지 ▲전기재해 원인분석 및 예방대책 수립 ▲전기안전 정책·기준 및 지침 연구 ▲친환경·신기술 장비개발 ▲전기안전 관련 기업 애로사항 지원 등의 연구성과를 거뒀으며, 정부 위임사업으로 ▲표준개발협력기관(COSD) 운영 ▲전기화재·감전 분야 제품사고조사센터 운영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또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1998년 ‘안전인증센터’를 설립, 한국제품인정기구(KAS)의 V-체크마크 인증과 해외 제품인증 획득 규격시험 등의 인증업무를 펼치고 있다.

특히 배전반, 차단기, 계전기 등 107개 품목에 대해 제품 적합성을 평가하는 V-체크마크 인증사업의 경우 16개국 18개 업체에서 인증을 취득할 만큼 전기안전연구원의 주요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전기차·스마트그리드 등 환경변화에 선제적 대응
전기안전연구원은 최근 급변하는 전기산업계 시장에 빠르게 대처하게 위해 신성장동력 발굴 업무도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성과로는 ▲친환경자동차 전기안정성 평가장비 개발 ▲피뢰설비 진단기법 개발보급 ▲가스비축기지 진단 ▲변압기 절연유 분석기법 개발 등이 있으며, 현재 중장기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김종훈 원장은 “전기안전기술을 선도하는 국내 최고의 전문연구기관으로 성장하기위한 중장기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우선 전기안전공사 부설연구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점검·검사 등의 현장 맞춤형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는 동시에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 등 새로운 전기환경에 대응하는 전기안전기술 기반을 확보할 방침이다”고 올해 업무계획을 밝혔다.

김종훈 원장이 말한 업무 목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6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학계를 대상으로 전기안전 연구개발사업을 전개함으로써 전기안전정책과 제도 선진화, 원천기술 확보를 선도하는 것이다.

둘째는 연구장비와 시설 교체다. 연구시설 노후화에 대비하고, 지방이전에 따른 연구설비와 실험실 기반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세 번째는 현장 맞춤형 기술개발로 전기안전공사 업무를 지원하는 것으로, 전력설비 무정전검사·진단을 위한 기술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네 번째로 새로운 전기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기안전기술 선점에 나설 예정인데, 스마트그리드 도입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및 디지털 부하 확산과 관련된 기술기준 마련에 선도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다.

다섯 번째는 무정전 진단 등 진단방법과 계측장비 다양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고, 마지막 여섯 번째는 사업역량 집중을 통해 제품인증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김종훈 원장은 “우리나라는 전기산업 측면에서 보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게 사실이지만, 기술 발전에 비해 안전의식은 터무니없이 미흡한 실정”이라며 “제품의 개별적인 안전성도 중요하지만 설계·시공·점검·안전관리 등 모든 분야에서 안전이 확보돼야 전기재해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안전 불감증을 치유할 수 있는 사회적 의식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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