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법조에 대한 기대
새해 법조에 대한 기대
  • EPJ
  • 승인 2013.01.0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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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계사년(癸巳年)에는 새로운 대통령에 의한 변화와 개혁시대의 도래를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올해 전국 대학교수들이 ‘제구포신(除舊布新)’이라는 사자성어를 선택했는데, 이는 오래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친다는 의미로서, 중국 노나라시대 역사서인 ‘춘추좌전’에서 인용된 어휘이다. 겨울 하늘에 혜성이 나타나자 노나라 대부 신수가 이를 제구포신으로 해석하였는데, 혜성은 당시 불길한 징조라 믿는 이들도 있지만 새로운 변화와 개혁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난해 유럽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의 불황, 한국과 일본, 중국과의 영토분쟁 등으로 인한 갈등 등 대외적으로 어려운 한 해였다. 나라 안에서는 대통령선거 후유증으로 인한 국론분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역다툼과 경제민주화의 논쟁, 소득양극화와 대학졸업생 취업난 등으로 힘들었다.

이와 더불어 법조영역에서도 벤츠여검사와 검사의 성추행, 판사막말파문과 변호사수임비리 등 많은 문제를 노출시킨 해였다.

오랫동안 법조분야는 법원, 검찰, 변호사로 나뉘어 각기 제 길을 걸어왔는데, 그 폐해가 매우 컸다. 그래서 3영역의 벽을 허물고 단일한 방법으로 법률가를 배출하는 법조일원화가 요구됐다.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연수 후에 곧바로 판사로 임명되는 기존제도 하에서 경륜과 지혜가 풍부한 법관으로부터 재판을 받기가 어려웠는데, 올해부터 판사선발방법이 변경돼 국민들은 경력 있는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판사 자격요건으로서 최소한 법조경력 3년 이상이어야 하고, 점점 그 기간을 늘리다가 2022년에는 10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변호사나 검사 또는 법원의 재판연구원 등으로 일정기간 근무한 후에만 판사가 될 수 있다. 지난 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개혁, 검찰자체의 부패와 비리의 방지가 검찰에게 요구됐다.

정치권력이 변동할 때마다 정치적 사건의 편사수사의 시비에 시달려왔으며, 고위검찰간부의 장기간의 뇌물수수는 수사기관의 공정성에 대한 회의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정치권력과 검찰 간의 연결점을 차단할 방안과 검찰 부패를 억제하기 위한 공정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정치권과 최고 권력자가 검찰권력을 사유화하려는 미련을 버려야 할 것이다.

변호사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이미 외국변호사가 외국법자문사로서 법률자문을 할 수 있게 돼, 영미의 유수한 로펌이 우리나라에 분사무소를 열고 법률서비스를 시작했다. 결구 국내로펌과 외국로펌 간의 클라이언트의 유치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 변호사들로서는 특정한 법률분야를 전문화하고 그와 관련된 실무지식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서비스의 품질을 상승시켜야 한다. 변호사업무가 서비스업인데도 불구하고 무성의하고 불친절한 태도로서는 외국로펌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변호사협회가 전문분야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더욱 내실을 기해야 하고, 전문연수의 기회를 제공하며, 나아가 대학이나 전문기관에 대한 위탁교육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로스쿨 졸업생들의 법률실력과 품행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법률가의 윤리적 수준을 강화하고 이를 검증할 시스템이 필요하다. 법률가의 배출방법도 미국식 교육인 로스쿨 제도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일정 비율은 예비시험에 합격하면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로스쿨을 진학하지 못한 계층에게도 법률가의 길을 열어 놓을 필요가 있다. 새해에는 구태를 벗고 지혜롭게 화합하여 국민에게 봉사하는 법조가 됐으면 한다.

최정식 교수는...
서울대 법대 동대학원에서 학사와 석사를, 연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했으며 중앙병무청 행정심판위원, 대한주택보증(주) 법률고문, 서울지방경찰청 법률 상담관, 고려대학교 의사법학연구소 외래교수,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 법무법인 청솔 대표변호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스카우트연맹 법률고문,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피해자배상심의위원, 서울남부지방법원 조정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숭실대학교 법과대학 상법교수로 재직 중이다. ‘증권집단소송법의 이해’ 등 저서와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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