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샷의 꿈
슈퍼 샷의 꿈
  • EPJ
  • 승인 2012.11.1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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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느 모임에서 낚시를 밥보다 즐기는 사람들을 만나 적이 있다. 골퍼들은 태양 볕에 얼굴이 까맣게 타서 만나보면 표시가 난다. 양쪽 팔이 농사일에 전념하는 사람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낚시하는 사람은 얼굴, 팔, 목 등이 모두 까맣게 그을리다 못해서 곳곳에 빨간 살이 들어나 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이들은 새벽 3~4시에 일어나 장비를 점검해 5시에는 출발한다. 이에 비하면 골퍼들은 조금은 나은 편이라고 할까?

목적지가 고속도로에 가깝고 도로사정이 괜찮은 편이라 좀 더 편리하다고 본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이나 골퍼에 빠진 사람들이 서로 공통점이 있다. 뻥들이 세다는 점이다. 낚시꾼들은 만나면 월척을 잡지 못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어제 잡았다 놓친 고기는 월척을 넘어서 한질을 넘는다고 너스레를 떤다.

누가 본적도 없고 확인도 되지 않지만 서로 믿는 척 해준다는 것이 즐겁다.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재미있는 습관이 있다.

골프를 잘 치거나 못 치거나 골프 핸디캡을 물어볼라 치면 그저 보기 플레이 정도라고 대답한다. 확실한 보기 플레이어가 되려면 수년간을 연마해야 도달 할 수 있는 실력이 되지만 대답을 간단하게 말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또한 드라이브 비거리와 스코어를 물어보면 대다수가 지금까지 쳤던 것 중에서 가장 좋았던 기록을 애기 한다는 것이다.

드라이버는 얼마를 날립니까? 이렇게 물으면 대부분은 지금까지 나은 기록 가운데 가장 긴 비거리를 말한다.

“320야드를 넘은 적이 있는데요! 잘 맞으면 300야드를 넘깁니다.” 어머나 기죽는다. 타이거 우즈가 따로 없다.

농담으로 태풍을 타고 390야드를 날린 적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쯤 되면 뻥이 대단하다 못해 웃을 수도 없다. 당신은 어느 정도 뻥이 셉니까?

물론 골프란 스포츠가 조금은 허영심이 작용하는 스포츠라 이런 뻥쯤은 눈감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최고로 멀리 쳤던 비거리를 말하고 나서 1번 홀의 제1타를 칠 때 아무래도 몸에 힘이 들어가게 된다.

그것도 무리가 가지 않는 것은 300야드가 넘는 비거리를 자랑했으니 당연히 동행자들도 빅 드라이브를 기대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선을 의식한 나머지 드라이브를 힘껏 휘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그러다가 뒤땅이라도 내려치게 되면 면목 없게 되고 어깨와 허리에 무리가 가게 된다. 따라서 타인의 시선이나 비거리를 강하게 의식하다 보면 자신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기본을 잊게 된다.

허리 통증과 어깨 통증 등으로 척추 클리닉에 나오는 골퍼들 대부분이 무리한 스윙이 자신을 망가뜨리게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로우’ 핸디캡퍼가 되는 것은 드라이브 길이가 얼마나 되는가를 생각하기보다 앞으로 몇 야드가 남았는지를 생각 하는 것이 빠른 지름길이다. 부드럽고 자연스런 골프 스윙으로 몸과 마음을 업 시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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