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동채 KEPCO SG사업처장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의 안전성과 신뢰성 우선해야"
나동채 KEPCO SG사업처장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의 안전성과 신뢰성 우선해야"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2.07.10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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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그리드 보급·확산단계 되면 큰 파급효과 예상
100m 단거리 아닌 마라톤··· 장기계획 따라 ‘차분히’

온 국민과 경제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시작된 스마트그리드 사업이 올해로 4년 차에 이르렀다.

전력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소통하며,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을 의미하는 스마트그리드는 전력계를 넘어 국가적 사업으로 격상되며 화려한 출발을 했다.

2010년 초 스마트그리드 국가로드맵에 따라 제주 실증단지가 운용되고 있고, 제1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에 따라 현재 2단계 확대 보급 사업이 2016년까지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 최대 전력기업인 KEPCO(한전, 사장 김중겸)은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최고 메이저 기업으로 개별 사업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할 뿐 아니라 스마트그리드 전체 밑그림을 그리는 데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국가 전력망을 재편하는 스마트그리드 사업. 이 사업의 KEPCO 책임자인 나동채 SG사업처장을 만났다.
 

 

실증결과 토대로 사업화 모델 개발

○ SG사업처장 취임을 축하합니다. 취임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를 밝힌다면.

- 감사합니다. 회사의 경영환경이 어려운 시점에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 총괄 업무를 맡게 돼 막중한 책임

감을 느낍니다. 올해는 스마트그리드 제주 실증사업이 4년차에 접어들어 내년이면 5개 실증사업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그래서 재임기간 동안 실증결과를 토대로 KEPCO의 장기적인 적자구조 개선 및 전력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사업화 모델을 개발하고 신사업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예정입니다.

 


○ 스마트그리드는 전력계를 넘어 우리 산업과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킬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그것의 실체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처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스마트그리드는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 스마트그리드 개념에 대해서는 이해당사자의 입장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정리되고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화석연료의 소비를 줄여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똑똑한 에너지 소비로 에너지 사용효율을 높여 전체 에너지 사용량을 감소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서도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전력망 지능화, 스마트 홈 등을 실증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실증단계에서 스마트그리드가 타 산업에 직접적인 큰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지만 보급 확산단계로 접어들면 전력, 자동차, 화학, 정밀기계, 교통, 열, 가스, 수자원, 에너지컨설팅 등에 커다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익창출모델 발굴 부진 아쉬워

○ 스마트그리드 사업이 추진된 지 약 4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초창기에 기대했던 모습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변함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중간평가를 한다면?

- 스마트그리드사업은 국가적인 측면에서 보면 정부의 ‘스마트그리드 국가로드맵(2010년 1월)’에 따라 ‘실증단지 구축 및 운용(기술검증) 단계’를 진행 중이며 제1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에 따라 2단계 확대 보급 사업이 2016년까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KEPCO 입장에서는 스마트그리드 마스터플랜 및 롤링계획에 따라 2단계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4년 전 시작단계의 로드맵과 비교해서 아쉬운 점이라면 스마트그리드 수익창출모델을 기대했던 것 보다는 많이 발굴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 KEPCO가 바라보는 스마트그리드의 완성된 모습은 어떤 것입니까? 또 일반 국민들에게 스마트그리드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서두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스마트그리드의 개념과 사업화모델은 관련된 다양한 사업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기에 모두 다 같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스마트그리드는 어디까지나  전력기반의 산업인만큼, 빠른 변화와 무한경쟁, 단기간 수익모델 추구 보다는 전력망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의 스마트그리드 완성 모델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발전원의 전력계통 연계 유연성 확대(Plug in Play) ▲대용량 전력저장기술(ESS)을 이용한 피크부하 이전(Peak shifting) ▲부하 평준화(Load leveling) 및 설비이용률 극대화 ▲스마트 가전제품(Smart Home Appliance)을 이용한 실시간 수요관리 ▲초전도 기술을 이용한 대용량 전력전송 ▲초고압직류송전기술(HVDC)을 이용한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축 등이 스마트그리드의 완성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스마트그리드 환경에서 국민들은 친환경 에너지원에서 생산된 전력을 사용하게 되고 스마트가전에 의한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 생활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Global Leading SmartGrid Company’ 달성

○ SG사업처의 업무계획 및 방향·비전은?

- 우리 SG사업처는 KEPCO 비전인 ‘Global Top Green & Smart Energy Pioneer’와 사업비전인 ‘Global Leading SmartGrid Company’ 달성을 위해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 등 KEPCO의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총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최초 국가단위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위한 국가로드맵에 맞춰 송배전망을 지능화함으로써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와 신재생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전력망에 수용하고, 이산화탄소와 전력피크의 감축, 전력설비 이용 극대화, 전기품질 향상 및 전기에너지 이용 효율화 등을 목표로 전사차원의 스마트그리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 그중 처장님께서 가장 신경 쓰는 업무는 무엇인지요.

○ 그중 처장님께서 가장 신경 쓰는 업무는 무엇인지요.
- 우리 처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요 역점사업은 스마트그리드 기반조
성,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의 성공적 추진, 다양한 사업모델 개발과 기술 경쟁력 확보입니다. 세부내용을 설명 드리면 이렇습니다.  

먼저, KEPCO 스마트그리드 마스터플랜의 실행력을 제고하고, 정부에서 추진 중인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 수립과 거점지구 추진계획 등 스마트그리드 관련 법 및 제도적 기반 조성에 관련업체와 힘을 합쳐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원해 나가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현재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5개 사업 분야에 모두 참여하고 있는 KEPCO는 분야별 실증 데이터의 축적과 분석, 스마트그리드 통합운영센터(TOC)와 지역운영센터(NOC)간 데이터 연계와 운영을 통해 향후 스마트그리드 구축에 적용될 핵심기술 및 운영시스템과 사업모델 개발 등 실증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주 가파도 ‘Carbon Free Island’ 구축사업에 참여해 독립형 스마트그리드 전력공급시스템 표준모델 등 다양한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ENEL사와의 스마트그리드분야 기술협력 활동, 덴마크 DONG Energy와 스마트그리드 전문인력 교류, AESIEAP(동아시아·서태평양 전력회사 대상) 스마트그리드 워킹그룹 운영 등 국제 기술협력을 강화해 KEPCO 기술과 사업모델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입니다.

 

○ 스마트그리드 관련 기관들과의 협조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 스마트그리드사업단, 지능형전력망협회 등 스마트그리드 관련 기관과는 ESS, AMI, 마이크로그리드 등 스마트그리드 기술개발 및 정책수립, 표준화 추진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정부의 정책수립 지원과 스마트그리드 사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KEPCO, 77개 기업과 전 분야 실증사업

○ KEPCO는 전력산업계의 대표기업으로 다른 컨소시엄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KEPCO의 스마트그리드가 다른 기업들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는 스마트그리드의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실증하기 위해 구축됐으며, 지능형 전력망·소비자·신재생·운송 및 서비스 5개 분야로 구분해 핵심기술 실증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되고 있습니다. KEPCO는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서 77개 기업과 함께 5개 전 사업 분야를 대상으로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가경제 기여하는 신성장동력 자리매김

○ KEPCO의 스마트그리드 관련 기술력과 연구역량을 어떻게 평가하며 향후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 KEPCO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배전지능화 시스템 개발’ 등 전력IT 10대 과제를 정부와 공동으로 추진해 미래 스마트그리드 시대를 준비해 왔습니다.

개발된 기술과 시스템은 2009년부터 제주 실증단지에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는 스마트그리드 기술 상용화 보급을 위해 ‘송전선로 온라인 실시간 감시시스템 실증’ 등 지능형 전력망 분야 8건, ‘가정용 스마트기기 연계 에너지 관리시스템(H-EMS) 구축’ 등 지능형 소비자 분야 5건, ‘분산형전원 연계관리시스템 개발 및 운영’ 등 3건, ‘충전사업 상용화 기술개발’ 등 2건,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통합운영센터 구축 및 운영’ 등 4건, 계통운용 효율 향상을 위한 ‘MW급 전력저장 시스템 운용기술 개발’ 등을 연구개발을 수행해 글로벌 스마트그리드 기술 및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기대가 큰 국민들과 산업계에 한 말씀 부탁합니다.

- 새로운 기술과 패러다임이 적용되는 스마트그리드는 올림픽 종목으로 비교하면 몇 초 만에 승부가 결정되는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42.195km를 달려야 하는 마라톤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단시간에 승부를 내려고 마라톤을 100m 달리기 하듯이 한다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스마트그리드 국가로드맵과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을 수립해 2030년까지 장기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짧은 기간에 신성장동력과 수익 사업화 모델을 발굴하지 못했다고 계획을 수정하고 다른 길을 찾기보다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과 관련 기업, 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가 있으면 스마트그리드는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스마트그리드 산업 발전과 더불어 2030년까지 세계 최초 국가단위 스마트그리드의 성공적인 구축은 물론,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며, 스마트그리드가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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