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인터뷰- 김용권 하계학술대회장(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학회·회원 모두 진화해야 할 때”
[커버]인터뷰- 김용권 하계학술대회장(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학회·회원 모두 진화해야 할 때”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2.07.09 13: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논문 심사제도 도입… 학술대회 질 향상
일회성 행사 아닌 연속성 유지가 관건

 

국내 전기계 학술대회 가운데 최대 규모와 명성을 자랑하는 ‘대한전기학회 하계학술대회’가 올해로 43회째를 맞았다. 1970년부터 시작돼 매년 치러지고 있는 하계학술대회는 명실 공히 국내 최대 전기계 석학들의 모임으로 자리매김하며 산학연 협동의 대축제로 거듭났다.

7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강원랜드에서 열리는 이번 하계학술대회에는 1,000여 편의 논문이 구두와 포스터를 통해 발표된다. 또한 대한민국 전기계 포럼 등 14개 전문 워크샵를 비롯해 20여 개 산업체 및 기관이 참여하는 신기술전시회, 학부생 58개 팀이 참가하는 그린에너지 아디어 경진대회 등 다양한 학술대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하계학술대회는 폭넓은 참여 유도와 발표 논문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전 심사제를 도입함으로써 기존 행사와 차별화를 뒀다. 이는 구자윤 대한전기학회장이 취임 후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이기도 하다.

‘세대를 아우르는 학술대회, 볼거리가 있는 학술대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이번 행사를 준비한 김용권 하계학술대회장(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은 학회도 시대에 맞춰 진화를 거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용권 하계학술대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2012 하계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대한전기학회 하계학술대회는 참가 인원이나 구성면에서는 매우 성공적인 학술대회로 이미 자리매김 했습니다. 참가자 수가 1,500명을 넘고, 발표 논문 수도 1,000편으로 매우 많은 수의 참가자와 논문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참가자 구성도 대학 교수와 학생에 그치지 않고 산업체 및 연구소 연구인력, 전기계 단체 회원 등 다양한 인원이 참석함으로써 그야말로 전기계 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하계학술대회에 역점을 둔 부분은 학술발표회라는 본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학술 발표의 질을 올리는 것입니다. 이제 국내 학술대회에서 발표되는 논문의 수준도 많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걸 맞는 시스템을 갖춰 학술대회 수준을 올리고자 노력했습니다.

논문 발표자가 의례적으로 발표하는 요식행사가 아닌 발표자와 청중과의 긴장감 넘치는 토론을 통해 좋은 연구결과를 폭넓게 알릴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 이전 하계학술대회와 비교해 가지는 차이점이 있다면

새로운 학술 발표 분과의 분류 및 구성과 논문 심사제도 도입을 들 수 있습니다.

이전 학술 발표의 분과는 기존 연구회 분류에 의해 논문을 모집했고, 각 연구회에서 구두 분과 발표 논문과 포스터 분과 발표 논문을 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과의 분류를 새롭게 했습니다. 연구회 중심이 아니라 연구 분야 중심으로 발표 분과를 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사 연구 분야는 통폐합을 통해 여러 연구회 연구자가 같은 분과에서 발표 및 토론을 진행하도록 구성했습니다.

특히 동일한 부문회 및 연구 분야의 구두분과 발표는 동시에 발표되지 않도록 시간표를 짰습니다. 이는 구두발표 분과 수를 이전의 반으로 줄여 청중이 분산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존에는 구두발표 분과가 의미 없이 운영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논문 심사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번에는 형편상 구두발표를 원하는 논문의 초록을 심사해 구두발표 논문을 정했습니다. 포스터 발표 논문은 심사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학술대회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 또한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두발표 논문을 심사한 이유는 구두발표 분과에서 발표하는 논문은 청중에게 도움이 돼야한다는 원칙에서입니다. 국내 학술대회에서 심사제도를 운영하는 학회가 많지 않아 다소 생소하게 여길 수 도 있지만 우리가 진화해야할 방향임에는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 특히 논문 심사제도를 도입한 배경은 무엇인지

국내 학술대회 중 논문 심사를 진행하는 학술대회는 두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각 특색이 있는데 한 곳은 탈락률을 정해놓고 점수에 따라 탈락을 시킵니다. 다른 곳은 모든 논문을 엄정히 심사하고, 신청 논문의 10% 정도를 구두발표 시킵니다. 탈락되는 논문은 논문으로서 기본이 안 돼 있거나 분야가 다른 논문 정도로 국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를 선호합니다. 구두발표 논문은 여러 심사위원에 의해 엄정히 심사해 좋은 논문이 발표되도록 하고 발표자도 이에 긍지를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포스터발표 논문은 질이 좋을 수도 있고 낮을 수도 있지만 어느 논문 앞에 가서 설명을 듣느냐는 청중이 택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구두 논문발표는 청중이 택할 수 없기 때문에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각 부문회의 학술위원과 이에 추가된 심사위원들이 논문을 심사했습니다. 내년에는 논문 원문으로 보다 체계적인 심사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 대회장으로서 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느낀 점과 앞으로 보완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국제 학술대회의 경우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데 반해 국내 학술대회는 그 정도의 애정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제는 학술대회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대회가 아니라 학회 발전에 기여하는 연속성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래서 국내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논문의 수준을 비롯해 토론의 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끝으로 학회만이 아니라 회원도 계속적으로 진화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살아있기에 변합니다. 작년의 학회와 올해의 학회가 다르듯이 회원도 작년과 올해가 달라져야 합니다. 꾸준히 진화하는 회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