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절전, 온 국민이 함께 해야 성공한다
(권두언) 절전, 온 국민이 함께 해야 성공한다
  • EPJ
  • 승인 2012.06.1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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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전력상황이 심상치 않다. 전력예비력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400만kW가 종종 무너지면서 전력당국의 가슴을 졸이게 한다.

전력대책의 일환으로 이번 여름부터 출입문을 개방한 채 에어콘을 가동하는 상가 및 업소에 대해 과태료가 부과되며, 백화점과 호텔 등 대형건물의 냉방온도는 26도로 제한된다.

정부는 5월 16일 이 같은 대책을 확정하고 6월 1일부터 전력 피크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계를 대상으로 휴가기간 분산, 조업시간 조정, 자가 발전기 가동 등의 대책 마련 등 절전계획에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더 이상 전력수급은 전력계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작년 9.15 순환정전에서 볼 수 있듯이 광역정전은 현대문명을 순식간에 원시시대로 돌려놓는다. 불과 몇 시간의 순환정전 동안 우리 사회가 겪었던 혼란과 손해는 막심했고, 전력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를 보면 원자력발전소가 정지된 최악의 상황에서도 온 국민의 초인적인 절전으로 오히려 아직까지 전력난을 겪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아사히신문 조사에 따르면 올여름 절전에 참여하겠다는 일본 국민의 응답은 무려 89%에 달했다.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됐지만 ‘생활에 불편이 있어도 괜찮다’는 응답도 44%에 달했다.

전국 54개 원전이 가동 중지에 들어간 일본은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가 1억7076만kW에 달해 최대 전력공급(1억7032만kW)을 44만kW 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위기를 넘기기 위해 국민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우리 국민이 일본보다 못할 리 없다. 정부의 대책과 별도로 산업계가 일본 수준의 절전을 결의하고 나선 것을 보면 우리 역시 이번 여름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 피크수요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산업계는 자발적인 휴가기간 분산, 조업시간 조정, 자가 발전기 가동 등으로 절전대책에 참여해야 한다. 조업 특성상 휴가 분산이나 조업조정이 어려운 정유, 석유화학 등의 업종은 피크시간대 자가발전기를 최대한 가동할 예정이다.

이렇게 산업체 협조를 통해 확보되는 예비전력은 400만kW 수준으로 이는 원자력 4기의 발전량에 해당된다. 절전에 산업계만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하절기 피크수요를 유발하는 냉방부하(전력피크의 21% 차지)를 억제하기 위해 전 국민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청했다.

백화점, 호텔 등 478개소의 대형건물에 대해서는 냉방온도를 26°C로 제한하고 그 밖의 다중이용시설은 ‘자율절전 사회적 협약’을 통해 절전동참을 유도할 방침이다. 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출입문을 개방한 채 냉방기를 가동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하절기 대부분의 기간 동안 예비전력은 400만kW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특히 8월 3~4주간은 150만kW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절전대책에도 불구하고, 예측치 못한 발전소 공급차질 및 갑작스런 수요증가 등으로 인해 예비력이 400만kW 이하로 하락할 경우에는 3단계의 비상조치를 시행함으로써 총 340만kW에 해당하는 추가적인 전력수요 감축량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모든 국민의 참여로 올 여름을 무사히 보내도록 하자.

월간저널 Electric Power 회장 고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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