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경석 한수원 수력본부장
“물은 자신을 위해 살지 않는다”
첨두부하·비상전원 역할 확실 수행
인터뷰- 조경석 한수원 수력본부장
“물은 자신을 위해 살지 않는다”
첨두부하·비상전원 역할 확실 수행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2.06.11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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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력·양수 통합 2년차, 안정·효율적 운영 최선
다양한 신재생 포트폴리오 구성해 RPS 이행
물의 유연성 배워 겸손하고 창조적 문화 확립

 

지난해 말 한국수력원자력(사장직무대행 송재철)은 양수발전소 통합이전을 계기로 기존 수력부문과 신재생분야, 양수발전을 총괄하며 전사적 기획과 조정역할을 하는 수력본부(본부장 조경석)를 발족시켰다.

수력본부의 발족으로 한수원은 수력과 원자력이라는 양대 축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고, 수력본부는 한수원의 친환경 녹색성장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수원 초대 수력본부장으로 부임한 조경석 본부장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지만 지난해 9.15 순환정전 이후 더욱 중요성이 부각된 안정적 전력공급에 대한 막중한 임무를 생각할 때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수력·양수발전설비의 안정적, 효율적 운영에 중점을 둬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전력난 극복에 앞장서면서 화합하고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말했다.

양수발전소 통합 2년차를 맞이해 수력·양수발전소 직원을 순환배치 해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차발전기 국산화 추진을 위한 국가연구과제 참여, 캐나다, 페루 등지의 해외 신규사업 추진과 RPS 이행계획 적기 추진 등을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는 조경석 수력본부장을 만났다.

 

수력·양수·신재생사업 3각 체제

수력·양수·신재생사업 3각 체제

 ○ 한수원 수력본부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 현재 한수원 수력본부는 수력처(처장 이방훈), 양수처(처장 박경수), 신재생사업실(실장 김형윤) 등 2처 1실의 본사 조직과 10개 수력발전소 및 7개 양수발전소로 구성됐습니다. 수력 21기 591.7MW, 양수 16기 4,700MW, 소수력 14기 11.3MW를 포함한 총 51기 5,303MW의 발전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는 약 46.9억 kWh의 전력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수력발전은 전력계통의 첨두부하 전력공급원으로서 시송전발전, 주파수 조절, 상시대기 예비전력 등을 통해 전력계통 안정과 전기품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수도권 홍수피해 예방을 위한 댐 연계 운영, 2,000만 수도권 용수공급원으로 상·하류 간 수량 관리 등 홍수조절 및 용수공급의 기능도 함께 합니다.

양수발전은 부하추종 능력이 탁월해 안정적인 계통운영에 용이하고, 대용량 발전기 정지 시 즉각적인 대체투입이 가능해 비상전원의 역할을 수행할 뿐 아니라 심야 기저전력으로 양수해 주간에 발전함으로써 부하율 제고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작년 9.15 순환정전사태 이후 양수발전의 대규모 비상전력공급 역할에 기대가 높아진 만큼 광역정전 예방을 위해 상부저수지를 만수위로 확보하는 등 전력수급안정과 전력계통의 경제적 운영과 같은 국가에너지 분야 공적기능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신재생사업에서는 기존 수력발전의 가동률 향상과 태양광, 풍력, 조력, 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의 개발과 확대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량을 확보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수원의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량 달성을 올해의 중점 사업목표로 설정했으며, 이를 위해 현재 건설 중인 경기연료전지, 영광태양광 및 예천태양광, 서남해 해상풍력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주요기관과 신재생에너지 개발 MOU를 체결하는 등 효율적인 신재생에너지 사업추진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해외 수력사업에서는 현재 한수원 수력분야 최초의 해외사업인 네팔 챠멜리아수력발전소 건설이 진행 중입니다. 이 사업은 발전소(15MW×2) 및 131km 송전선로를 설치하는 공사로 지난 2009년 5월 시작해 2013년 8월 준공 예정으로 있습니다. 아울러 캐나다, 페루, 파키스탄, 러시아 등지에서 사업개발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합니다.

 

○올해 수력본부의 주요 업무 계획은

- 올해는 수력·양수 통합 2년차로 기존 수력설비와 양수발전소의 안정적·효율적 운영, 수력 핵심기술의 자립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또한 RPS의 철저한 이행, 해외수력사업 개발을 통한 사업영역 확장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청렴과 안전 최우선 경영을 실천하고 지역사회와 화합할 뿐만 아니라 상생하는 신노사문화 구축을 통해서 수력본부가 현재의 조직 운영에만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향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성장하는 조직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수력본부는 이러한 올해 이정표를 토대로 다음 3가지 사항을 중점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 조직분위기 혁신입니다. 수력·양수발전소의 안정운영으로 전력수급과 전기품질향상을 위한 기본임무에 충실함은 물론, 화합과 소통의 노사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수력과 양수 근무자의 효율적 인력순환, 양수발전소 직제 표준화 도입 등을 통해 핵심 기능은 강화하고 취약기능은 보강해 나갈 계획입니다.

둘째,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매진할 것입니다. 양수통합의 효과가 전력수급 안정성 증대, 양수발전소 수익구조 개선으로 연계되도록 할 것이며, 15MW 수차발전기 국산화 추진과 국내 소수력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또한 현재 시행 중인 네팔 차멜리야 수력사업 경험을 토대로 신규 추진하는 캐나다, 페루 등지의 성공적 계약추진을 통해 해외수력사업의 리더십을 구현해 나가고자 합니다.

셋째, 현안사항의 적극적 해결입니다. RPS 이행계획 적기 추진, 도암댐 및 양수발전소 환경민원, 노후 수력발전소 현대화사업 추진 등과 같이 산적해 있는 과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친환경에너지로 삶을 풍요롭게’라는 한수원의 기업이념을 구현하는데 일조하도록 하겠습니다.

 

양수통합 국가 전력계통 안정화 기여

양수통합 국가 전력계통 안정화 기여

 

양수통합 국가 전력계통 안정화 기여

 

○ 양수발전의 통합으로 인해 한수원 수력분야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한수원이 양수발전을 관할하면서 달라지는 변화를 설명해주십시오.

- 2001년 한전에서 발전회사가 분사된 이래 10년만에 양수발전소의 통합 운영시대가 다시 열렸습니다.

국제유가 상승, 기후변화협약 발효 등 녹색에너지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수력발전의 경제성이 부각되는 시점에서 수력의 특수한 형태로 전문화된 양수발전소가 통합된 것은 수력·양수발전을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국가 전력계통의 안정화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며, 수력분야 전문 기술력 향상과 인적자원의 효율적 활용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수력본부는 이러한 양수발전 통합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국내 수력발전 산업의 리더십을 확보하고 해외 수력사업에 적극 진출함으로써 국내전력수급 안정화에 일조하는 것은 물론 회사의 미래성장동력 구축에도 박차를 가해 나갈 계획입니다.

 

○ 과거 다른 본부 소속이었던 신재생사업실도 수력본부 산하가 됐습니다. 한수원이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사업의 특징을 간략히 소개한다면

-한수원은 신재생에너지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정책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작년 12월에 건설본부 산하의 녹색산업팀을 수력본부 신설과 함께 수력본부 산하의 신재생사업실로 확대 개편한 바 있습니다.

올해부터 시작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량 부과 이행에 따라 올해 RPS를 이행하는 13개 공급의무사 가운데 한수원의 의무공급량은 1,980GWh로 전체 의무량의 약 30%를 차지합니다.

한수원은 신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에 있어 기관이 보유한 경쟁력과 연계된 청평수력 증설 등 신재생에너지원에 대해 우선적으로 개발해 왔고, 미래성장에너지 확보를 위한 연료전지 개발을 추진하는 등 실천 가능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수원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량의 약 30%를 담당해야 하므로, 국내에 대규모로 개발이 가능한 조력발전소와 친환경적인 연료전지발전소를 전략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타당성분석을 통해 개발 중인 경기연료전지는 금년 말 1단계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고, 인천만조력은 2020년 준공 목표로 추진 중에 있습니다.

또 신재생 포트폴리오 구성의 리스크관리를 위해 주요기관과 신재생(연료전지, 소수력, 태양광)개발을 추진하는 등 리스크 관리는 물론 신재생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선택과 집중에 의한 전원(電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2022년까지 전체 신재생에너지를 수력, 태양광, 풍력(육상, 해상), 연료전지, 고형연료, 조력, 조류 발전 등 다양한 전원별 발전설비를 확충하는 것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네팔 차멜리야 수력 성공적 수행

○ 원자력분야에 조금 가렸지만, 수력분야도 해외진출이 활발합니다. 구체적인 해외진출 실적과 계획은?

- 최근 세계적으로 고유가 및 온실가스 감축 노력으로 수력사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또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해외 에너지 개발정책에 동참하고자 한수원도 해외 수력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수원은 지난 80여년의 풍부한 수력발전소 건설, 운영 및 성능개선 경험을 통해 최고의 기술력과 사업관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또한 회사의 높은 신용등급(A1, Moody's)은 해외사업 자금 조달 확보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한수원은 2009년 국내 최초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추진되는 네팔 차멜리야 수력사업을 수주해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네팔에서의 기술력과 신뢰를 인정받아 신규 사업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또 지역별 특화전략을 수립해 아시아 및 중남미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수력사업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북미 및 유럽의 틈새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습니다.

 

○ 수력본부 직원들에게 평소 강조하는 점은?

- 수력본부다 보니 물과 비유하는 말을 자주합니다.

물은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아주 많습니다. 수무상형(水無常形)이라 해 물은 고정된 형태가 없습니다.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근 모양이 되고, 네모난 모양에 담으면 네모난 모양이 됩니다. 이렇듯 물에서 우리는 유연성을 배울 수 있습니다.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경직된 조직으로는 지속가능발전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또 피고처하(避高處下)라 해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릅니다. 항상 교만하지 않고 겸손함을 가르쳐줍니다. 사상가 톨스토이는 “겸손한 사람은 모든 사람으로부터 호감을 산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수력본부 역시 유연성을 통해 조직 구성원들은 창조적 의식을 함양하고, 겸손함 속에서 화합경영을 실천하도록 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물은 자신을 위해 살지 않지요. 높은 곳에서 발원해 필요한 영양분을 싣고 아래로 흐릅니다. 그리고 필요한 곳에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결국에는 바다가 돼 다시 증발되고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이지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삶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마도 입사해 평생 수력발전 관련 분야에 종사하면서 갖게 된 물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자연스럽게 이 좌우명을 갖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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