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원자력 안전 경각심 갖는 계기 되길
(권두언) 원자력 안전 경각심 갖는 계기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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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4.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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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고리 1호기 비상발전기의 고장은 1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그 고장을 숨기고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은 지금까지 원자력계가 쌓아왔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중대한 잘못이다.

우리는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에서 원자력이 편리하고 친환경적인 대신, 사고가 발생하면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이번 사고는 원자력 안전의 중대함을 다시 한 번 깨우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사건당일인 2월 9일 고리 1호기에 전력공급이 중단된 원인은 발전기 보호장치를 시험하는 과정에서 작업자가 감독자의 지시와 절차서에 따르지 않고 업무를 수행해 인적오류로 외부전원이 차단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어서 자동적으로 작동해 원자로에 전력을 공급하도록 설치돼 있는 비상디젤발전기가 공기공급밸브의 결함으로 기동에 실패한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고 한다.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후쿠시마 사고의 결정적 원인도 비상발전기가 작동하지 않아 발생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위급한 고장이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사건당시 자동 기동의 실패로 정전을 초래했던 비상디젤발전기에 대해 현장조사단 입회하에 3월 15일 성능시험을 실시한 결과, 기동에 실패했으며 공기공급밸브(솔레노이드)의 결함으로 잠정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과거 점검에서는 이 비상발전기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수원 자체 점검의 신뢰성을 의심받고 있다.

안전위는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전 원전에서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 이행할 계획이다. 먼저 원자력 안전과 직결되는 발전소 현장에서의 정보와 보고사항은 안전규제기관이 24시간 감시하고 자동으로 즉시 통보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사건의 원인이었던 비상발전기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위와 안전기술원 입회하에 모든 원전을 대상으로 4월 말까지 특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고리 1호기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결함이 확인된 비상디젤발전기의 공기공급밸브를 복수화해 신품으로 교체하는 한편 이동용 디젤발전기를 추가 배치하고, 내년 3월까지 비상디젤발전기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해 전력계통에 대해 설비를 보강토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안전위는 이번 대책과 더불어 한수원으로 하여금 사업자차원에서 세부적인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 이행토록 할 방침이며, 재발방지대책에 추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보완해 이행해나감으로써 원전 안전성이 강화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원전은 무엇보다도 안전성이 그 생명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그 지역은 물론이고, 국토의 대부분이 피해를 받을 정도로 파급력이 크기에 더욱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

원자력은 신재생에너지가 경제성을 확보할 때까지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 대안이다. 만약 일본처럼 우리도 원자력발전 폐쇄의 길로 가게 된다면 엄청난 비용과 환경을 희생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모든 원자력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강력한 예방주사라고 생각하고, 기술인력 양성 등 더욱 안전에 힘을 쏟아주기를 바란다.

월간저널 Electric Power 회장 고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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