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핵안보정상회의에 거는 기대와 아쉬움
(권두언) 핵안보정상회의에 거는 기대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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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3.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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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26~27일 양일간 서울에서 60여 세계 각국 정상들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참가하는 ‘핵안보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는 핵테러 방지, 핵물질 안전관리 등 국제사회가 당면한 핵안보 과제들에 대해 공동의 지혜를 모으고 그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다.

9.11 테러 이후 핵을 이용한 테러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증대되고 있어, 핵물질이 테러집단에 의해 악용되지 못하도록 핵안보(nuclear security)강화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는 개별국가의 핵물질 보호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각국 정상 차원에서 핵안보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각국 정상들이 동의해 이 정상회의가 추진된 배경이다.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핵테러 대응을 위한 국제적 협력 방안’과 ‘핵물질의 불법 거래 방지’, ‘핵물질, 원전 등 핵관련 시설들의 방호’ 등 본래의 논의 주제 외에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국제적인 협력 방안도 의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서울 정상회의의 결과문서로 채택 예정인 ‘서울 코뮤니케(Seoul Communique)’ 관련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있고, 지난 1월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3차 교섭대표회의를 통해 코뮤니케 문안에 대한 합의에 근접했으며, 서울 정상회의 전에 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금번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정상급 인사 및 대표단의 안전과 업무 편의에 중점을 두는 ‘실용적 의전’과 ‘국격에 맞는 품위 있는 정상회의’ 개최를 기본 방향으로 설정하고, 행사장 조성부터 출입국, 숙소, 교통, 미디어 센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별 세부 계획을 수립하여 차질 없이 추진해 오고 있다.

또한 준비기획단은 범국민적인 공감대 확산을 통한 ‘국민과 함께하는 정상회의’ 구현을 위해 국내 공공외교를 확대해 나가면서 남은 30일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 전개할 계획이다.

G20 정상회의에 이은 대한민국 최대 외교 안보 이벤트가 될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안보와 경제 양 분야에서 위상과 국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환경이 매우 유동적인 가운데, 주요 국가들이 서울에 모여 핵안보를 위한 공동 협력을 논의하는 것은 그 자체로 한반도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한민국은 세계적 수준의 원자력 기술 보유국으로서, 이번 회의를 통해 한국의 선진 기술을 국제사회에 소개하고 범세계적 문제해결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평화적 핵이용에 대한 대한민국의 의지를 국제무대에 과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하나 아쉬운 점은 이번 정상회의의 주역 중 하나가 돼야 할 우리 원자력산업계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정상회의의 중요한 부대행사로 3월 23~24일 이틀간 열리는 ‘2012 서울 원자력 인더스트리 서밋’이 있다. 이는 우리 원자력산업계가 주축이 돼 200여 명의 세계 원자력 산업계 CEO 및 국제기구 대표들과 함께 실질적인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 증진을 위한 원자력산업계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다.

그러나 정작 핵안보 정상회의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원자력산업계 최대의 행사인 이 서밋은 왠지 들러리가 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은 나만의 노파심일까?

이 거대한 외교 이벤트를 통해 우리 원자력산업계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기를 바라며, 관계자 모두의 건투를 기원한다.

P.S- 월간저널 일렉트릭 파워가 이번 호로 창간 5주년을 맞는다. 지금까지 따뜻한 애정과 날카로운 비판을 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전력 및 에너지 분야의 시사 정론지로 우뚝 설 것을 전력문화사 임직원을 대표해 다짐한다.
 
월간저널 Electric Power 회장 고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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