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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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필 기자
  • 승인 2007.07.2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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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아프리카계 혼혈미국인으로 태어나 세상의 편견과 차별을 딛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정치인이자 존경받는 리더가 된 이가 있다. 소위 ‘검은 케네디’라 불리는 버락 오바마이다. 미국 최초의 강력한 흑인 대통령 후보이자 오프라 윈프리, 워렌 버핏 등 각계 명사들이 공개 지지하는 한편, 가는 곳마다 대중의 열광적 환호와 지지를 불러일으키는 인물, 버락 오바마의 자서전이 출간됐다.

‘말과 글로써 진실과 진심을 전할 줄 아는 유일한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 버락 오바마. 이 책에는 그의 따뜻한 심성과 섬세한 감수성, 치밀하고 아름다운 필력, 인간적 면모가 여과 없이 드러나 있다. 오바마 자신에게는 신과 같았던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 의붓아버지와 함께 인도네시아에서 보낸 유년기, 세상의 모진 냉대와 차별 속에서 방황하던 청소년기를 지나 시카고 빈민 지역에서 공동체 조직 활동을 하던 때.

이처럼 그는 특이한 출생 배경과 성장환경으로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아시아계 인종의 가족과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자산으로 갖게 된다. 그리고 진정한 변화를 위해 하버드 대학원에 진학해  법학 박사 학위를 받고 2004년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으로 선출, 마침내 2008년 미국 차기 대선에서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전 세계의 이목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세상의 모진 냉대와 차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절망의 순간에도 가슴에 ‘담대한 희망’을 품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는 오바마의 적극적인 삶의 태도와 강인한 의지를 통해 읽는 이에게 뜨거운 감동을 줄 것이다.

<지은이: 버락 오바마/출판사: 랜덤하우스 코리아/쪽수: 716쪽/가격: 18,900원>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요시모토 바나나 이래 가장 참신한 작가”, “현재 일본에서 ‘인간’을 묘사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젊은 작가”로 평가받는 미우라 시온, 그녀의 소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된다. 2006년 제135회 나오키상 수상작인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이 바로 그것이다.

도쿄 교외에 있는 인구 30만 명의 ‘마호로 시’ 주인공인 다다 게이스케는 이곳에서 심부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한때 잘나가는 변호사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젖먹이 아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다다. 그러나 30대 중반이 된 지금, 그는 혼자다.

그런 그에게 우연히 만난 고교 동창 쿄텐 하루히코가 빌붙는다. 다다가 너무 신중하고 소심한 ‘햄릿’인 반면, 교텐은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해버리는 ‘돈키호테’. 공통점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도 없는 둘은 서로의 장단점을 보듬어주며 인생 패배자로 전락할 위기에서 세상과 새롭게 조우하게 된다.

이처럼 이 소설은 뒤죽박죽 살아가는 변두리 인생의 일상을 유쾌하게 다루고 있다. 작가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위트 넘치는 발랄한 필치로 독자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을 한 치도 허락하지 않는다. 웃고 울리며 한숨짓고 미소 짓게 만든다.

하지만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은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다. 웃음 뒤에 삶의 따스한 체취와 진한 감동을 살며시 숨겨 놓았다. 누구나 아픈 상처를 지니고 있어서 그것 때문에 인생이 꼬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으며 언제든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지은이: 미우라 시온/출판사: 들녘/쪽수: 356P/가격: 10,000원>

 

나는 기생이다

기생은 존재 자체가 모순적이다. 천인이면서도 우아함을 뽐내고, 하층이지만 높은 교양 수준과 예술성을 자랑했다. 누구나 꺾을 수 있는 꽃이지만 아무나 가까이 할 수 없는 자기 영역이 있었다. 기생을 보는 시각 역시 모순적이다.

한편에서는 저급한 창녀라고 무시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수준 높은 예술인으로 선망한다. 남자들은 기생을 멸시하면서도 가까이 하고자 했고 여성들은 얕보면서도 질투하고 경계했다. 기생 아닌 다른 여성들에게 기생은 가정의 적이자 사랑의 라이벌이었다.

이 책 <나는 기생이다>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된 ‘소수록’과 서울대학교 규장각, 고려대학교 도서관, 미국 버클리 대학 아사미문고 및 정병설 교수 개인 소장의 기생 관련 작품을 번역, 주석, 해설한 것이다. 특히 장편가사, 토론문, 시조, 편지글 등 다양한 작품으로 구성 돼 기생 문집으로 이름 높은 ‘소수록’은 전 책을 완역했다. 이들 모두는 종전에는 접할 수 없었던 기생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작품들로 조선 기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기생들은 작품을 통해 개인적인 감정과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욕망과 함께 드러난 기생의 주장은 그러나 참으로 단순하다. 한마디로 하자면 ‘기생도 사람이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기생의 외침은 비단 남성들에게만 향한 것이 아니었다. 같은 여자들도 다를 바 없었다. 남성들이 기생을 해어화(解語花), 곧 ‘말하는 꽃’으로 보았다면 여성들은 이들을 ‘여우’로 지목했다. 꽃이건 여우건 기생을 물화(物化)하고 타자화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랬기에 그들은 “나는 기생이다. 하지만 나도 사람이다”라고 외쳤던 것이다.

<지은이: 정병설/출판사: 문학동네/쪽수: 392쪽/가격: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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