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원전 건설, 무소의 뿔처럼 간다
(커버)- 원전 건설, 무소의 뿔처럼 간다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2.03.12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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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월성 1·2호기로 OPR을 완성하고
신고리 3·4호기로 APR 시대를 연다

신월성 1·2호기 전경

활짝 열린 듯이 보였다. 모든 일이 잘 될 것으로만 생각했다. 2009년 크리스마스 연휴에 멀리 중동에서 들려온 낭보는 그 낙관적 생각을 더욱 굳히게 했다. 그러나 작년 3월 열도를 덮친 사상 초유의 자연재해는 그 동안의 모든 호재를 날려 버릴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그 후로 많은 사람들은 우리를 백안시하고, 몇몇 정부는 우리로부터 벗어날 것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렇다. 이는 이미 흘러간 노래가 된 듯한 ‘원자력 르네상스’에 대한 이야기다.

욱일승천의 기세로 뻗어나가던 전 세계 원자력의 기세는 후쿠시마라는 초대형 악재를 맞아 추풍낙엽처럼 수직 낙하했다. 이와 반대로 반핵·탈핵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원자력발전에 의존한 전력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발전설비 중 4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원전을 빼고 현재의 풍족한 전력을 누릴 수 없고, 가까운 미래까지는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전원이 발견될 가능성도 제로에 가깝다.

결국 우리는, 특히 우리나라는 원자력을 포기할 수 없다. 그리고 아무 죄도 없이 원자력에 종사한다는 이유만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원자력 종사자들의 가슴에 희망을 심어줘야 할 필요가 있다.

 

신고리 3·4호기 전경

본지는 창간 5주년을 맞아 한국수력원자력(사장 김종신)의 신월성 1·2호기와 신고리 3·4호기 건설현장을 찾아 관계자들을 만났다.

본지는 창간 5주년을 맞아 한국수력원자력(사장 김종신)의 신월성 1·2호기와 신고리 3·4호기 건설현장을 찾아 관계자들을 만났다.

 

개선형 한국표준원전(OPR 1000)의 마지막 호기인 신월성 1·2호기와 신형경수로(APR 1400)인 신고리 3·4호기는 한 시대의 전환점을 상징하며 마무리 공사에 한창이었다.

신월성 1·2호기는 월성원자력본부 인접부지인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건설되고 있으며,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GS건설이 컨소시엄으로 건설을 주도하고 있다.

2005년 10월에 부지정지에 착수한 후 내년 1월 종합 준공(1호기는 올해 6월 말 준공)을 목표로 올해 1월 말 기준 사업종합공정률 98.46%를 기록하고 있다.

약 1,250여명의 건설 종사자들이 건설에 매진하는 가운데 신월성 1·2호기에는 지금까지의 국내 건설 경험이 모두 반영되고, 신기술·신공법이 다수 적용돼 건설되고 있다.

특히 플랜트 배치를 최적화해 사이트 부지와 건물 체적 축소 및 건설자재를 경감시켰고, CLP(원자로 건물 격납 철판 ; Containment Liner Plate) 3단 병행시공과 RCB 톱 돔을 기존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함으로써 품질 및 안전성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밖에도 철근 체결시 기존 제품을 대신해 커플러를 사용함으로써 공기 단축과 철근 과밀화를 방지했고, 특히 세계 최초로 원자로 냉각재배관과 원자로 내부 구조물 병행 시공에 성공하기도 했다.

 

 

원전 건설 현장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는 한수원과 건설사 직원들

신형 경수로(APR 1400)의 첫 모델이자, UAE 수출 원전의 참조 모델인 신고리 3·4호기는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일원에 건설되고 있다. 국내 최초로 1,400MWe급인 신고리 3·4호기는 2013년 9월(3호기)과 2014년 9월(4호기) 상업운전을 목표로 올해 1월 말 현재 85%의 사업공정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두산중공업, SK건설이 주설비 공사에 임하고 있는 신고리 3·4호기 현장은 한 눈에 보기에도 기존 원전에 비해 장대해 보였다. 그러면서도 빈 틈 없이 콤팩트하게 꽉 짜여진 보조건물들이 특징적이다.

신고리 3·4호기는 운전·정비 편의성, 시공성 및 경제성 향상을 도모했을 뿐만 아니라 설계수명을 40년에서 60년으로 연장하고 설계 최적화 및 신기술·신공법 적용을 통한 건설공기 단축 등으로 경제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 진도 7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존 원전 대비 10배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원전 건설 종사자들은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민의 편리한 생활을 유지시킨다는 사명감으로 힘든 업무에도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원전에 대한 사회 분위기가 어떻게 변화하든 ‘무소의 뿔처럼 가는 원전 건설인’들에게 격려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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