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유일의 풍력분야 EPCM 기업에 도전”
인터뷰-서기섭 대명GEC(주) 회장
“ 국내 유일의 풍력분야 EPCM 기업에 도전”
인터뷰-서기섭 대명GEC(주) 회장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2.01.10 0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발전단지 사이트 개발부터 운영까지 총괄
향후 5년 내 500MW 규모 풍력단지 건설

오늘날처럼 시장변화가 극심한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차별화 없이 대기업만 흉내 내다가는 연속성을 가지기 어렵다. 중소기업은 틈새시장, 즉 블루오션을 확보할 수 있는 곳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해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또한 틈새 전략이 성공하려면 기존 사업의 전문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영역이여야 한다. 그래야만 빠른 시간에 시장을 선점하고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93년 설립돼 전기, 통신, 소방공사 등 전기설비공사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대명GEC(회장 서기섭)가 지난해 10월 경남 양산에 3MW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준공하며 신재생에너지기업으로의 진출을 선언했다. 국내 많은 대중소기업들이 신수종사업 찾기의 일환으로 풍력분야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이 회사의 사업 확대도 유사한 행보로 보일 수 있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여타 기업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대명GEC는 양산풍력단지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우선 500MW 규모의 풍력단지를 개발함으로써 풍력분야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미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EPCM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두고 국내 유일의 종합 풍력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야심찬 도전의 핵심 로드맵이다.
EPCM이란 단순 설계, 시공 등의 수주 형태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사업 분야인 Engineering(설계), Procurement(구매), Construction(시공), Management(운영)를 총괄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국내 풍력관련 업체 가운데 지금까지 이러한 형태로 풍력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대명GEC는 그동안 플랜트 공사의 대형 전기공사 수행을 통해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2010년부터 독자적인 EPCM 강화에 주력했다. 그 결과 발전단지 사이트 개발, 타당성 분석, 인허가, 발전단지 건설 및 운영 등 풍력발전사업 개발에서 운영까지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고, 첫 번째 성과가 양산풍력단지다.

신속한 의사 결정과 저돌적인 사업 추진으로 풍력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서기섭 대명GEC 회장을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에서 만나봤다.

기존 사업 강점 살려 풍력에 집중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고, 올해부터 도입되는 RPS제도로 녹색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연매출 1,20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급변하는 국내외 시장 환경에서 과거의 명성에 안주한 채 회사의 비전을 이야기한다는 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기간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기존 사업인 전기분야와 유사하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풍력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선택했습니다.”

서기섭 회장은 핵심적이고 차별화된 기업 역량을 키워야만 무한경쟁시대에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풍력단지 개발과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수행할 ‘풍력발전 전문기업’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현재 기존 전기공사 업무는 국내·해외사업부문에서 맡고 있으며, 풍력사업은 보다 전문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신사업부문의 신재생에너지사업본부에서 총괄하고 있다.

내년 110MW 규모 풍력단지 착공
대명GEC는 향후 5년 내 500MW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국내외에 조성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110MW 상당의 풍력단지를 국내에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전남에 조성할 영암풍력(40MW)의 경우 현재 지경부로부터 전기사업허가를 받은 상태로 3월까지 모든 인허가를 마무리 짓고, 6월 착공할 예정이다. 50MW 규모의 경북풍력과 20MW의 포항풍력도 각각 7월과 11월에 착공한다는 목표로 인허가를 추진 중이다. 이외에 제주 20MW, 포항 20MW, 거창 20MW, 안동·경북·구미 각 20MW, 보성 40MW, 부산·김해 각 20MW와 해상풍력 100MW 및 해외시장 100MW 등의 사업 타당성도 검토하고 있다.

대명GEC는 이와 같은 계획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남동발전과 풍력발전단지 공동개발에 대한 MOU를 지난해 9월 30일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양사는 향후 국내외에 370MW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공동으로 개발하게 된다.

서 회장은 “올해 목표하고 있는 3곳의 풍력단지가 계획대로 착공될 수 있도록 인허가 진행을 가급적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며 “경남, 전남, 강원도 등 바람자원과 계통 인프라가 우수한 지역을 선정해 현재 풍황계측 또한 진행중”이라고 풍력사업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EPCM사업서 경쟁력 찾다
대명GEC가 추진하고 있는 풍력사업의 경쟁력은 발전단지 사이트 개발에서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수행하는데 있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양산풍력단지 준공으로 성공적인 시험무대를 치른 대명GEC는 시스템을 좀 더 보완해 대규모 단지 개발에 적용할 방침이다.

서 회장은 “풍력사업에 늦게 뛰어든 후발주자 입장에서 남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면 승산이 없다”며 “단순히 사이트 개발이나 계통연계 시공만으로 풍력사업을 진행하기엔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기존 사업에서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극대화해 국내 유일의 풍력 분야 EPCM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부터 시행되는 RPS제도에 따라 14개 발전사업자들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풍력발전단지 운영을 통해 발생하는 전력판매 수익도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향후 발전단지 운영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대명GEC가 풍력분야에서 가지는 또 하나의 강점은 특허 부분이다. 대명GEC의 풍력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손상식 이사는 "국내 풍력단지의 경우 지형이 급한 산악지대에 단지가 조성되기 때문에 운송에 어려움이 있다"며 "도로의 회전반경을 최소화하고 전신주, 임목, 난간 등의 장애물 제거를 최소화함으로써 운송에 따른 도로공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운송특허를 현재 출원한 상태"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초 부분의 특허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전설비 지원제도 개정 시급
끝으로 서 회장은 풍력사업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선 풍력설비를 설치할 부지가 이제 별로 남아있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서 회장은 “현 상황에서 국내 풍력산업이 활성화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정부가 보유한 국유지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부지선정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산림 훼손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해당부처가 융통성 있게 부지점용을 허가한다면 다양한 단지개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주장이다.

이와 함께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융자지원제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신재생에너지 설비 보급과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위해 에너지원시설 설치 시 전력기반기금 재원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현재 설비용량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100억원 한도로 정해 놨습니다. 한마디로 1MW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자나 100MW 풍력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자나 똑같은 금액을 지원받는 셈”이라고 밝힌 서 회장은 “프로젝트별로 획일적으로 지원금을 사용하기보단 기업의 경제성을 확보한다는 취지에 맞게 용량별로 세분화된 지원조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양산풍력단지 전경
총사업비 90억원이 투입된 양산풍력단지는 국내 풍력시스템 중견기업인 한진산업의 1.5MW 설비 2기로 조성됐다. 향후 5~6기의 풍력설비를 단지 인근에 추가로 건설할 계획인 대명GEC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내 풍력기업 육성 차원에서 한진산업과의 협력관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대명GEC는 양산풍력단지 조성으로 1,600여 세대(4인 기준)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연간 7,884MW의 전력을 생산, 연간 3,600톤의 CO2 저감효과와 120만 그루의 식목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에덴벨리와 연계한 관광 시너지 효과를 창출, 양산시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간 양산풍력발전은 현재 예상 발전량 이상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28.3%의 높은 이용률을 나타내고 있다.

양산풍력 건설 과정에 있어 특이할만한 사항은 단지 조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10년 6월 사업타당성 조사 후 그해 12월 본 공사에 착수, 10개월이 채 되지않아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단지 규모가 작아서 일수도 있겠지만 사업 주체인 대명GEC가 부지 선정에서부터 인허가, 민원문제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대처한 결과다.

특히 “공공의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발전사업에 있어 기업의 수익을 위해 지역주민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서기섭 대명GEC 회장의 신념은 민원문제로 고민하는 여타 다른 발전사업자들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명GEC는 양산풍력을 시작으로 향후 5년 내 국내외에 500MW 규모의 풍력단지를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만 3곳에 이른다.

전남 영암풍력(40MW), 경북풍력(50MW), 포항풍력(20MW) 등이 현재 인허가 진행 중이거나 검토 단계에 있다. 이외에 제주, 포항, 거창, 안동, 구미 등의 지역을 비롯해 해상풍력 100MW, 해외시장 100MW 등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눈에 띄는 행보는 경쟁력을 갖춘 풍력분야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모든 단지 조성 시 사이트 개발에서부터 설계, 구매, 시공,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한다는 점이다. 국내 풍력관련 기업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