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그린
아름다운 그린
  • EPJ
  • 승인 2012.01.0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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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 들어서면 티 박스로 이동하기 전 클럽 벽면 게시판에 오늘의 핀 위치를 표시한 간판이 서있기 마련이다. 그린 한가운데, 그린 끝자락, 그린입구 좌편, 우편 등 표시가 다양하다. 골퍼로서는 홀(컵)의 위치에 따라 그날의 성적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골프 수준이 싱글 골퍼에 가까우면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넓은 페어웨이와는 다르게 그린은 수많은 사람들의 방문을 받기 때문에 발자국이 많이 찍히게 된다. 하루 평균 1,000명 또는 1,500명 이상의 골퍼들이 홀을 향해 퍼팅을 한다. 따라서 홀 주위의 잔디뿐만 아니라 홀이 상처를 받아서 퍼트하기 곤란할 정도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골프장은 홀의 위치를 수시로 바꾼다. 이것은 일종의 그린 보호 수단이다.

레귤러 골프장은 18개의 홀로 구성돼 있다. 파5, 파4, 파3 등 한 홀의 마무리를 위해 퍼팅 그린 안에 공을 넣는 컵이 있다. 티 박스에서 시작해 어프로치를 거쳐 그린에 올린 후 그린 안에 뚫어놓은 구멍에 공을 퍼터로 쳐서 홀(컵)에 넣어야 한 홀이 마무리 되는 것이 골프 게임이다.

그린의 구멍을 홀이나 컵이라 부르고 그 컵에 꽂혀있는 깃발을 골프 용어로 핀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골퍼들이 홀 컵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중복된 말로 역전 앞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 홀의 크기는 4.25인치 즉 108mm다.

얼마나 힘든지 골퍼들이 불가에서 사용하는 108번뇌에 비유하기도 한다. 짓궂은 골퍼들은 골프장 형상의 모형들을 인체에 비유하고, 구멍에 골을 넣다보니 여체의 형상을 그리기도 한다. 골퍼의 여러 가지 컨디션에 따라서 공이 홀에 들어가거나 안 들어가는 등 애를 먹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사랑놀이처럼 애를 태우는 것이 야릇한 성적 이미지와 닮아 있기도 하다.

여기에 홀을 선정하는 그린키퍼(green keeper)의 뒤틀린 심사까지 겹친다면 골퍼들이 애를 먹기 십상이다. 홀의 크기는 영국 무셀버그 왕실 클럽이 1829년에 세계 최초의 홀 커터(hole cutter)를 만들어 사용 했는데 그 지름이 4.25인치라서 그렇다.

어떤 시인에 따르면 홀이 그린에서 마음대로 돌아다닌다고 표현하고 있다. 또 마음에 드는 공은 마치 빨아들이듯이 끌어당기지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까이 오는 공도 뿌리치고 홀이 도망가고 비껴가게 만든다는 말이 있다. 이래서 골프는 말도 많고 탈도 많다고들 말한다.

그린위의 홀은 오전 오후로 나누어 자리를 바꾸기도 한다. 때문에 생명력을 갖기도 하거니와 사랑놀이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린 키퍼는 그린 위 아무데나 홀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홀의 위치를 정하는 데도 규칙과 규율이 있다. 이것을 관장하는 사람은 골프장의 그린 키퍼라고 하고 골프 코스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매니저를 말한다. 공을 치다보면 아침이나 늦은 오후가 되면 그린 키퍼나 그린 관리자가 그린에 홀을 만드는 광경을 볼 수가 있다.

이곳은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기 때문에 그린 보호 차원에서도 홀을 바꾸는데 홀의 위치에 따라 경기의 난이도가 달라진다. 때로는 경기의 재미를 가미하고 골퍼들에게 긴장감을 주기위한 방편으로 응용되기고 한다. 아마추어의 경우 홀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 스코어가 5점 가량 차이가 난다고 한다.

그린의 중앙에 있는 홀이 가장 편하고 쉽다. 그린 앞부분 핀이 제일 어렵다고 한다. 스핀을 걸어 공을 세우기가 어렵고 핀에 붙이려다 보면 워터 헤저드나 벙커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린 뒤편은 유리한 편이다. 중앙에 공을 떨어뜨려 공격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주말 골퍼들이 홀의 위치가 경사거나 어려운 위치에 있으면 그린 키퍼가 집에서 마누라에게 대접을 잘못 받고 나왔나하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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