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발전소 적기 건설로 전력난 예방해야
(권두언) 발전소 적기 건설로 전력난 예방해야
  • EPJ
  • 승인 2012.01.0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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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2012년이 밝았다. 임진(壬辰)년인 올해는 흔히 흑룡의 해라 불린다. 10간 중 임(壬)이 오행의 물(水)에 해당하고 물의 색이 검은 색이기에 이것이 12지의 진(辰)인 용과 결합해 흑룡이 된다고 한다.

벌써부터 소비재 업계에서는 흑룡이 권력, 성공, 행운, 열정 등의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흑룡이 그렇게 좋은 의미만은 아니다. 역술인들은 흑룡이 황제인 황룡의 뒤에서 반역을 꾀하는 강력한 무력을 의미한다고 한다.

실제로 과거 임진년은 우리가 기억할만한 굵직한 ‘난’이 많았다. 가장 유명한 임진왜란을 비롯해 몽고의 고려 침입, 동학군의 최초 봉기 등이 있고, 가장 최근인 1952년은 한국전쟁이 가장 치열한 시기였다.

따라서 올해를 그리 낙관적으로 보는 역술인들은 별로 없다고 한다. 이는 경제 전문가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유럽발 경제위기의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짐작하기 어렵고, 내수 침체는 바닥을 뚫을 기세다. 또 다가오는 두 번의 전국선거로 정치지형 마저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 불안한 2012년에 우리 전력산업 역시 흔들리고 있다. 이번 겨울처럼 전력대란에 대한 우려가 전 국민적인 화제가 된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전력상황은 심각하다. 다행히 아직까지 우려할 만한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번 달 중순과 설 연휴가 끝나는 하순이 불안하다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전력을 아끼다보니 산업계와 직장인들은 볼멘소리를 할 수 밖에 없다. 일부 기업들은 과태료를 내더라도 전력을 써야겠다는 곳도 있고, 난방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직장인들은 사무실에서도 장갑을 껴야 하냐며 항변한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진작 전기의 소중함을 알고 전력을 과소비하는 풍조를 없앴다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이미 값싸고 질 좋은 전기에 익숙해져 버린 우리 사회는 갑자기 찾아온 전력부족에 대비할 준비가 너무도 부족한 것이다.

전력난을 극복하려면 절전을 생활화하는 것 말고도 발전소를 적기에 건설해 공급을 늘여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전소는 정부의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반드시 필요한 만큼 건설된다. 정부는 올해 특히 안전성과 신뢰성을 최우선으로 해 전력공급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원전 운영․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뜻을 천명하며 안정적 전력공급을 약속했다.

많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결국 발전소 건설의 최대 장애물은 민원이다. 전력은 풍족히 써야겠지만 발전소 같은 혐오시설은 우리 마을에 들일 수 없다는 인간의 이기심이 전력대란을 불러오고 말 것이라는 나의 우려가 정말로 우려로만 끝나기를 바란다.

지난해 9.15 정전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줬다. 전기는 공기나 물처럼 자연에 본래부터 존재하던 것이 아니라는 점.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전기는 대단히 복잡한 시스템을 거쳐 공급되고, 그 중 약간의 잘못만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한다는 점을 전 국민이 알게 됐다.

전력공급시스템 중 시초는 바로 발전이다. 발전소가 적기에 준공하지 못해 전력을 생산하지 못하면 어떠한 보완시스템도 소용이 없어진다.

2012년 흑룡의 해에는 모든 발전소가 민원의 어려움 없이 제대로 건설돼 다시는 전력공급이 불안해지지 않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새해 들어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2030년대 이후에 달에 태양광 발전소가 건설돼 마이크로파를 통해 지구에 송전해서 에너지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꿈같은 이야기다. 현실성이 문제이긴 하지만 꼭 실현돼 더 이상 전력과 에너지를 걱정하지 않는 날이 오길 희망한다.

월간저널 Electric Power 회장 고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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