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해저케이블의 발달 눈부시다
(권두언) 해저케이블의 발달 눈부시다
  • EPJ
  • 승인 2011.09.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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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제주 간 HVDC 해저케이블 공사가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본궤도에 올라섰고, 제주 한림읍 금악리에서는 지난 7월 80kV HVDC 실증단지 기공식이 열리며 HVDC 국산화의 초석을 깔았다.

현재까지 HVDC(고압직류송전)는 해저케이블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익숙하다. 물론 HVDC는 해저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해저케이블 역시 직류만으로 건설되거나, 송전분야에서만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해저케이블의 대표적인 것이 육지와 제주도를 잇는 것이었기에 이런 인식이 가능했다고 짐작한다.

우리나라 해저케이블의 역사는 의외로 장구하다. 광복 이전 일제치하 시대에 한강과 금강, 대동강 횡단케이블이 각각 京電, 南電, 朝鮮電業에 의해 포설됐으나 지금은 폐기 상태고, 특히 한강횡단은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절단돼 50년대 중엽 京電에서 재포설했지만, 운전 중 고장으로 방치상태에 있다가 70년대 초 철거했다.

3사 통합 이후에는 농어촌 電化사업이 마무리 단계였던 1978~1979년에 신안 도서지구 해저케이블 공사를 일본 기업이 건설하면서 한전 이름의 최초 해저케이블이 포설됐다. 1980년대 들어 해저케이블 공사는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본격화됐다. 특히 전남 진도와 하조도 간 9.2km 해저케이블은 당시 최장 거리에다 유속도 빨라 대단한 난공사였다. 결국 이 구간은 조류의 움직임에 따라 케이블이 요동쳐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향후 해저케이블 공사의 반면교사로서 큰 교훈을 줬다.

1970~80년대에 시설된 해저케이블은 연계선로 없이 수지상 선로로 구성돼 고장이 발생할 경우 장시간 정전으로 인한 사회적 물의가 발생했다. 실제로 1998년 4월 전남 완도군 흑일도~마삭도 간 해저케이블이 마삭도 기점 980m 지점에서 저인망 어구류 및 해저 암반과의 장기적 마찰로 인한 외피 손상으로 고장이 발생했다.

다행히 한 달 전 해저케이블 예비선로 건설공사가 준공돼 장기간 정전을 막을 수 있었으나, 도서지역 공급선로에 대한 종합적인 보강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했다는 판단 아래 한전은 2000년 3월에 해저케이블 장단기 시설계획을 수립했다. 그 동안 해저케이블 설치공사는 프랑스의 알카텔, 일본의 히타치, 스미토모 등 외국기업이 독점해왔다.

그러나 2001년 전남 완도군 조약도〜생일도 간 해저케이블 건설공사를 KT서브마린 등 3개 국내업체가 컨소시엄 방식으로 수주해 국내 기술진만으로 해저케이블 건설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해저케이블 건설공사의 국산화를 달성함으로써 외화유출을 방지했으며, 국내외 업체 간의 경쟁을 통해 건설 단가를 낮추는데 기여했다.

송전 분야에서도 해남~제주 간 해저케이블은 외국 기업이 턴키로 공사를 수행했으나, 진도~ 제주 간 해저케이블은 LS전선이 자체개발한 제품이 사용되는 등 국내 기업이 주도하고 있어 국산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기술인 변환기기 분야에서도 이번 HVDC 실증단지를 통해 기술 개발 및 트랙레코드 확보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도서지역의 전력공급에 큰 역할을 해 온 해저케이블의 빛나는 역사는 앞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로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월간저널 Electric Power 회장 고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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