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수선 40년, 제 일에 보람을 느끼죠”
“명품 수선 40년, 제 일에 보람을 느끼죠”
  • 이현미 기자
  • 승인 2007.02.28 1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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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인터뷰] 명동스타사 장세철씨

‘명동스타사’에는 김병양 사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또 한 사람의 장인이 있다. 지갑과 같은 작은 물건을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명품으로 다시 만들어놓는 기술자 장세철(70) 씨가 바로 그 주인공. 1938년생으로 올해 일흔이 된 그는 고향 친구인 김병양 사장과 IMF 외환위기 이후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솔직히 아침에 눈뜨면 일하러 나오기 귀찮다가도 막상 작업실에 나오면 재미있어요. 아직까지 일을 할 수 있어서, 무언가 만들어낼 수 있어서, 젊은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말이에요.” 젊은 날에는 학문의 길을 이어가지 못하고 기술을 익히게 된 삶을 후회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자랑스럽다고 한다.

“이 나이까지 일할 수 있는 직업이 많지 않잖아요. 지금은 제 기술에 감사하고 정말 보람을 느껴요. 너무 오래 돼서 쓰지 못하는 것을 다시 깨끗하게 만들어 놓았을 때나, 주문을 완벽하게 처리하기 위해 하루 동안 공들인 물건을 손님이 만족해하실 때 제 직업에 자부심을 느낀답니다. 손님 물건이지만 내 것이라고 생각하며 일해요.”

지나온 시간만큼 깊어진 손길 때문일까, 하루에 수많은 물건을 수선하면서도 그의 손길에는 소홀함이 없다. “요즘 기술자들이 돈을 쫓아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면 안타까워요. 어디서든 한군데서 일을 해야 인정받을 수 있고 또 그러면서 본인도 발전하는 건데 말이에요.”

패티김의 악어백을 수선하고 그녀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는 그 기술과 열정, 인내가 바로 명동스타사의 밑거름 중 하나가 아닐까. 젊은 기술자들 사이에서 허리를 꼿꼿이 펴고 작은 물건을 돌보는 그를 오래도록 명동스타사에서 만날 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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