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혁신과 도전정신 필요”
“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혁신과 도전정신 필요”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1.07.14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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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철 구조물 생산 기반 풍력타워 제조 나서
4년 만에 20배 성장… 2014~15년 1조원 시대 목표

한 기업의 CEO가 갖춰야할 덕목 가운데 하나로 ‘혁신’과 ‘도전’을 꼽는다. 물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품질개선과 블루오션을 찾는 과정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정확한 항로에 따라 흔들림 없이 정진하다 보면 어느덧 목표달성이란 성과가 눈앞에 다가와 있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국내 풍력타워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씨에스윈드(회장 김성권)의 성장배경에는 이러한 혁신과 도전을 실천에 옮긴 김성권 회장의 추진력이 자리하고 있다. 시대가 요구하는 아이템이 무엇인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이 어떤 것이지 시장변화에 탄력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한 결과다. 여기에 생산성 향상을 비롯한 품질 향상, 기술력 제고 등에 전사적으로 힘을 모은 전 직원의 노력은 회사 성장에 시너지로 작용했다.

1989년 중산정공을 설립해 화력발전소의 굴뚝과 같은 철 구조물 생산에 주력하다 2003년부터 풍력타워 제조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 김성권 회장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국내시장을 거점으로 해외로 진출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우선 베트남에 현지공장을 세우고 글로벌기업 공략에 나섰다. 그 결과 지금까지 미국과 유럽,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3,500여 개의 풍력타워를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다.

풍력타워는 기어박스, 발전기 등 풍력발전설비의 핵심장치들이 모여있는 나셀과 날개인 블레이드를 지탱,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도록 중심축 역할을 하는 철 구조물이다. 2.5MW급 풍력설비의 경우 나셀과 블레이드의 무게만 120여 톤에 달해 뛰어난 내구성을 필요로 한다.
그만큼 검증된 품질과 기술력이 요구되는 장치다. 6시그마, QMS(품질관리시스템) 등을 통한 체계적인 품질관리 시스템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씨에스윈드는 세계적인 수준의 용접 및 표면처리 기술로 글로벌 시장 장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 끊임없이 열정을 쏟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밝힌 김성권 회장은 국내 풍력산업이 잠시 주춤한 지금도 희망의 과녁을 향해 힘찬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틈새시장 노린 ‘정공법’ 적중

스틸제품 제조에 이어 신재생에너지 분야인 풍력타워 제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배경은
1989년 씨에스윈드의 전신인 중산정공을 설립, 풍력사업에 진출한 2003년까지 14년간 철 구조물 생산에만 전념했습니다. 당시 철 구조물 제작을 필요로 했던 국가들이 2000년대 들어서면서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게 돼 주문량이 점차 감소, 철 구조물 산업은 급격한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이러한 시장 변화를 직감하고 과감한 혁신에 나서게 됐죠.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분야를 찾던 중 유가급등으로 향후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미래 신수종산업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러한 신재생에너지원 가운데서도 경제성이 떨어지는 태양광이나 규제가 까다로운 원자력발전 보다는 유럽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풍력발전이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풍력사업에 진출했던 2003년만 하더라도 풍력발전설비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었죠. 우린 바로 그 틈새시장을 노렸고,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2003년 풍력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국내 풍력산업이 걸음마 단계라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요. 사업초기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세계 시장 공략을 목표로 국내가 아닌 베트남에 풍력타워 공장을 세웠습니다. 풍력타워의 특성상 전체 비용에서 물류비용이 차지하는 포지션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죠. 베트남 현지공장 건립 당시 무작정 베스타스를 찾아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생산 공장도 없고 풍력타워를 만들어 본 경험도 없는 회사가 세계1위 풍력기업에 찾아와 발주요청을 했으니 얼마나 어이가 없었겠습니까. 결국 베트남 공장을 준공한 2004년 베스타스와 5년 장기 풍력타워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이를 계기로 지멘스, 가메사 등과 같은 세계 풍력기업들과 계약을 체결하게 됐고, 현재 유럽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대만, 필리핀 등 세계 곳곳에 풍력타워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베트남 공장을 세울 당시였습니다. 갑작스런 태풍으로 그동안 일궈온 노력과 정성이 일순간 무너진 일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전 직원이 하나가 돼 내일처럼 움직인 결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조직 내 소통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 순간이었죠.

철저한 품질관리로 고객만족 이끌어

씨에스윈드가 생산하고 있는 풍력타워의 특·장점은 무엇인지
베스타스, 지멘스 등 글로벌 풍력기업들이 요구하는 최고 수준의 사양을 만족시키기 위해 전 직원이 열정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생산하는 모든 풍력타워는 용접 결함, 편평도(0에 가까울수록 단면의 고저가 없음) 결함, 벤딩 결함, 페인트 도막두께까지 6시그마 수준의 품질검사를 거치고 있습니다.

고객의 요구사항에 못 미치는 제품 결함이 발생할 경우 근본적인 원인 분석을 위한 회의체운영과 재발방지를 위한 즉각적인 시정 조치, 아울러 지속적인 품질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 과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결함 발생을 초래한 원인과 작업자를 추적할 수 있도록 1,000여 명에 이르는 작업자 개개인의 생산일지를 전산으로 관리하고 있죠.

실제로 용접 결함을 발생시킨 작업자에 대해서는 개별 상담과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후에도 개선이 안 될 경우 작업자를 용접과정에서 완전히 배제시키는 과감한 조치를 취합니다. 그리고 생산 공정별 작업자들의 불량 발생률과 불량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들을 다이어그램화해 사무실과 작업장에 게시함으로써 경각심과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지속적인 노력덕분에 80~100m 높이의 타워 상단부는 편평도가 0.2mm에 불과하고, 기울기는 ‘0(완벽한 수직)’에 이를 정도의 품질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특히 해상풍력용 타워의 경우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생산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부식방지를 위한 표면처리 능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캐나다 공장 전경
씨에스윈드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전 세계에 공급한 3,500여 개의 풍력타워 실적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닙니다. 공장 내 자체 용접 트레이닝 센터와 프로그램 운영으로 숙련된 작업자일지라도 고객이 요구하는 사양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일일이 시험까지 치르며 시스템을 완벽하게 이해했을 때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겁니다. 또한 품질경영 및 관리시스템인 6시그마와 QMS 도입으로 완벽한 서비스 제공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가격 경쟁력 또한 타사와 비교해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원자재의 현지 조달을 통해 원가 최적화를 실현했으며, 국제 협력으로 원자재 값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있습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 전개도 원가절감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풍력발전 토털 솔루션 제공 채비

주요 고객사는 어디이며 최근 매출실적은
주요 고객은 세계 1위 풍력기업인 덴마크의 베스타스와 급성장하고 있는 독일의 지멘스, 미국의 최강자 GE 등입니다.

2004년부터 타워생산을 시작해 지금까지 3,500여 개의 풍력타워를 생산·판매 했는데 지역별로는 미국 83%, 유럽 13% 그리고 아시아·태평양(뉴질랜드, 호주, 대만, 필리핀) 4%를 공급했습니다. 특히 미국시장의 경우 중부와 서북부, 중북부등 전 지역에 걸쳐 20% 이상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글로벌 풍력시장이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하고 성공을 준비한 자들에게 성공의 기회가 다가 오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올해 획기적인 매출 신장을 이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520개 타워 생산과 약 1,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올해는 900~1,000개의 타워 생산으로 3,000억원 규모의 매출과 400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2012년에는 캐나다 공장의 정상 조업으로 약 1,500개의 타워 생산과 5,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달성하고, 2013년에는 약 2,000개 타워 생산에 이어 2014~15년에는 2,500~3,000개의 타워 생산과 신규사업 추진으로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 풍력타워 Bracket 용접 공정 모습
풍력산업에 기대감을 갖고 많은 업체들이 이 분야에 진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풍력시장 진출의 어려운 점은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귀사의 향후 전략 및 역점과제는 무엇입니까.
최근 상당수의 중소 조선업체들이 풍력타워 제조업으로의 업종 전환을 서두르고 있으나 조선업보다 훨씬 까다로운 용접기술과 표면처리(Surface Treatment) 사양으로 인해 대부분의 업체가 실패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타워 제조업으로의 진입 문턱을 지나치게 낮게 생각하는 경향 때문이죠.

2004년 베트남에서 48개 타워(146톤 기준)를 생산, 약 70억원의 매출로 시작해 2008년에는 702개의 타워를 생산해 1,4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바 있습니다. 이는 불과 4년 만에 20배가 넘는 성장을 이룩한 것입니다.

이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2009년 및 2010년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품질관리시스템인 QMS를 도입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를 통해 품질 안정과 품질 향상을 이룩했고, 또한 ERP시스템도 성공적으로 구축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생산성 혁신 프로젝트 등의 혁신 활동으로 생산성 향상 및 원가 절감 노력을 꾸준히 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영업 부문에서도 베스타스, 지멘스 및 삼성물산 등과 2016년 까지 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풍력시장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국내 시장은 수요확대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 시장에 초점을 맞춰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중입니다. 국내 본사는 마케팅과 R&D에 집중하고 베트남과 중국공장을 통해 생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향후 국내 풍력산업 성장에 따라 국내에도 생산시설을 확충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또한 풍력사업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기존 타워 제조업을 기반으로 인터널 자재공급사업 확장, 단조와 나셀부품사업, 물류부분을 수직계열화 해 풍력발전 분야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수직계열화 작업이 마무리되면 타워 제조에서만 연 7,000~8,000억원을, 기타 신규사업에서 연 2,000~3,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향후 4~5년 내 연매출 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내 풍력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 및 유관기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현재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풍력산업 육성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관련 기업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즉 과감한 수요창출이 필요한 시점이죠.

실제로 국내 풍력발전시스템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풍력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내세울만 한 수익은 물론 제품실증조차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결국 트랙레코드의 미확보로 이어져 해외 시장 진출 시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조선 및 자동차 산업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기반을 확충하고 있기 때문에 연계성이 큰 풍력산업 또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 풍력기업의 상위그룹을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데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수요창출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풍력산업을 제2의 조선산업으로 육성하려면 우선 그에 걸 맞는 국내 시장 창출이 뒷받침 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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